10월 들어서 1일부터 20일까지는 그래도 꽤 연습을 했는데..
마라톤 온라인 사이트에서 보니 마지막 일주일은 테이퍼링
(tapering/훈련 감소기간)을 해야한다길래 훈련을 중단하고
쉬다보니.. 놀게되고.. 놀다보니 살만 오르더군요.
20일까지 몸 컨디션이 제일 좋은 67kg을 딱 맞춰놓았는데
일주일새 3kg가 올라서 69.5kg의 살덩이를 지고 대회에 나섰습니다.
졸지에 몸이 무거워진 상태라 초장부터 속도를 죽이고
'참아야 하느니라'를 되뇌이며 시작을 했는데..
나름 속도를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km당 5분을 유지하고 있는겁니다.
이거 잘하면 3시간 반안에 들어오겠다 싶어 살짝 욕심도 나고..
10km, 20km, 26km반환점, 30km를 넘어도 속도가 그대로
유지되더군요. 정말 일정하게 km당 5분 속도로..
근데, 32km쯤인가? 세곡동 사거리 지나면서부터 긴 고개 구간이
이어지고 좀 내리막지나 다시 올려치고.. 30km넘어 이거 두어번 하고 나니
순식간에 지치더군요.
38km이후부터는 비몽사몽.. 제자리 뛰기가 되도 걷지는 말아야한다는 일념으로
버텼습니다.
40km넘어서, 잠실운동장이 뻔히 보이고 막판 스퍼트를 할만도 한데
마음만 그렇고 몸은 전혀..
나중에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마저 짜증스럽고
정말 길가에 구경꾼만 아니면 드러누워버리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더랬습니다.
운동장앞에서는 오늘은 응원안나온다는 마눌이 나타나는 바람에
겨우 또 참고..
마지막 운동장 한바퀴 돌고 피니쉬라인을 통과하자마자 그 자리에 딱
서버렸습니다. 더 이상 걸을수도 없을 정도로 완전 연소된겁니다.
잠시 서있다가 비틀거리며 보관물품 교환을 위해 보조경기장으로
들어가서 잔디밭위에 누워 하늘을 보자니 정말 이순간은 대통령도
안부럽더군요.
누운채로 물 한통을 다 마시고..
나눠준 빵하고 쵸코파이,바나나를 순식간에 다 먹어치우고 나니
좀 살만하더군요.
생각해보니 오늘은 레이스 내내 물만 계속 마셨고 쵸코파이, 바나나를
하나도 안먹었었는데 후반에 그토록 지친 것이 아마도
배가 고파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록은 3시간 34분 42초.
30분 벽을 못깬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제 개인 최고 기록입니다.
다음에는 좀 더 조기에, 체계적인 훈련을 하여 꼭 30분이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목욕탕에 가서 보니 3kg정도 빠졌더군요.
요걸 계속 유지해야하는데...
헬스클럽 가서 마무리 런닝 30분, 사이클링 30분, 웨이트+스트레칭30분.
그때는 몸이 개운했었는데 오늘은 몸이 더 죽겠습니다.
아고.. 그냥 쉴 걸...
*지난주 춘천에 이어 일주일만에 중마에 나타나신 대단한 들꽃님..
3:51:15의 기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데 이 체력의 원천이
뭔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좀 참으세요. 몸 망가져요..
참, 끝나고 막걸리라도 한잔 하고 갔어야 했는데 응원나온 마눌이
애들 학원하고 도서관 델다 줘야 한다고 그래서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뒷풀이 못해서 아쉽네요..
*담산님도 잠깐 보았고 뛰다가 강신각님(목동마라톤/1,500km완주자)이
눈에 띄길래 옆에 다가가 아는 척을 했죠. 같이 뛰어서 영광이라고.. ^^
누구시냐고 하길래 걍 '박주홍씨 후배입니다' 했더니 바로 알아먹던데요?
흑기사님 잠깐 팔아먹었습니다.
지난번에는 마라톤화 사러갔다가 쥔장이 한 마라톤 하시는분 같아서
얘기하다보니 "가마동(카톨릭 마라톤 동호회)"을 아시길래
이번엔 페메님을 좀 팔았죠.
나중에 알고보니 거기 훈련부장이시더군요.
박만년씨라고.. 2시간 20분대 주자.
(페메님의 이번 기록은 3:28:28 ... 이거 놀면서 달린 기록일텐데..부럽당)
*록정님이 응원나오셨다고 하던데 못뵈었습니다.
약속이 있어서 3시간30분이내에 안들어오면 못볼거라 하시길래
가버리신줄 알았는데 나중에 지하철역에 들어와 들꽃님 전화를
받고 계신줄 알았습니다.
뵈었으면 션~한 막걸리 사달라고 졸랐을텐데..
첫댓글 아이쿠! 클났다. 바로 뒷꽁지에 따라붙었네. 범털님, 이번에 사고 칠까봐 은근히 긴장했었는데 역쉬 사고 쳤군요. 대단한 기록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90분간의 뒷정리???이거 보통인간은 못하는 겁니다. 총무님은 누가 뭐라해도 D라인이 어울립니다. 몸무게 70Kg 정도가 딱 좋아요. 그리고 기록도 지금 정도가 적당하구요. 기록에 쫒기면 인생이 피곤해집니다.
페메님은 발바닥도 안좋으면서 또 뛰셨다구요? 그리고 들꽃님도...이젠 들꽃님이 점점 무서버져요^^* 이젠 2008시즌 마감하시고 산으로 산으로, 백두대간 준비에 힘을 보태주세요.
뚜벅이님도 뛰셨던디...(4시간 50분) /뚜벅이님, 보구싶어유. 백두대간에 꼭 나오세요. 담산님도 뛰셨구(3시간 44분)
새로 가입하신 "달려님"(마루님 후배)이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3시간 29분 52초)
연습 많이 하신 모양 이십니다... 완주 축하드리구요 좋은 기록도 축하드립니다.
마루님은 한 번 뛰고 은퇴하셨나?
죄송합니다~ 기대에 호응해 드리지못해소...ㅡㅡ;; 워낙에 허약제질이라...
330 이내에 들어가려고 종합운동장 입구에서 스퍼트했는데 간신히 들어갔습니다. ;;; 정말 풀코스는 달릴때마다 힘드네요. 회복 잘하십시오~
대단들 하십니다. 그런 열정으로 계속 Go!!!
이러한 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텅텅 뛰는데... 단지 마음만 달리고 있으니.. 참 멋진 일을 하셨습니다.
네~, 페메님과 들꽃만 봤습니다. D라인만 찿다가 그만.... 션한 막걸리에 육개장등등 먹거리가 풍부했었는데 아쉽습니다. 참말로 수고 했시요.
대단합니다. 그정도의 디이라인에,베둘레헴에, 그정도의 기록 아주 좋은 것입니다. 지는 64에서 시작해서 61로 끝났지요. 총무님이 그 몸무게에서 시작했다면 아마도 259는 충분할 것입니다. 지가 약한 것이지요. 지는 족저 땜시 트레일러화를 신고 달렸습니다. 그러니 조금 좋더군요. 그래도 평작은 했는데 아쉽기도 합니다. 헥헥 거리지 않고 달려 몸은 멀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