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람에게 어떻게 감염되나?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수많은 오리와 닭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애꿎은 오리와 닭들이 이처럼 수난을 당하는 것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혹시라도 인간에도 감염될까봐 우려되기 때문이다.
조류 인플루엔자 또는 조류독감은 조류만 감염시키는 특이성이 있지만 돼지 등 다른 동물도 감염되기도 한다. AI 바이러스는 야생오리 등 야생 조류의 대변 등 배설물을 통해 자연계로 배출돼 호수나 강을 오염시키고 물새들을 쉽게 감염시킨다. 이렇게 감염된 야생 조류는 농가로 날아들거나 가금류(닭, 집오리)와 섞이면서 가금류를 감염시킨다.
하지만 야생 조류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 바이러스에 적응돼 감염되어도 병을 유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가금류(닭, 집오리)는 감염되면 산란율 저하, 털 윤기의 퇴색 등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될까.
AI바이러스가 조류에서 사람으로 직접 감염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03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이 100명이 넘었고 이중 반 이상이 사망했지만 조류 인플루엔자로 죽은 조류와 그 과정에서 노출된 사람의 숫자에 비하면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사람 간, 가족 내 전파의 사례가 있기는 하나 일상적인 접촉에 의한 사람 간 전파는 극히 드물다. 그렇다고 해도 환자에서 의료인에게 전파되어 중증감염으로 진행한 증례가 있으므로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다행히 아직까지 조류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는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단계이지만 가금류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유행이 근절되지 않고 풍토병화 된다면 사람에게도 적응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고위험군 조류 인플루엔자의 조기 색출, 확산 억제를 위한 신속한 방역 조치는 중요하다. 또 사람에게 효과적인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은 상용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유행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가금류 농장이나 시장에서 가금류나 그 배설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한다.
유행지역을 다녀온 후 10일 이내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부산백병원 감염내과 문치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