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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 취재팀이 부산 회동동 아홉산 정상 조금 못미친 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한반도 모양을 닮은 오륜대 앞 회동수원지와 주변 풍광을 내려다 보고 있다. |
그동안 3시간 안팎의 가족 산행지로 인기가 높았던 회동동 아홉산 산행코스와 걷는 데만 2시간 남짓 소요되는 수변산책로 코스를 엮어 회동수원지를 완벽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동동 아홉산 산행만으로는 왠지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느끼고, 수변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못내 가시지 않는 시민들에게 안성맞춤인 코스가 될 듯하다. 이 코스에서는 해발 300m 안팎에 불과하면서도 부산 시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빼어난 조망미를 갖춘 것으로 유명한 아홉산에서 호수를 내려다본 뒤 직접 호숫가에 접근해서 편안하게 걸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산행 반, 트레킹 반'이라 할 코스지만 볼거리도 많고 조용히 명상하면서 걸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쉽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칠 수도 있다. 평지가 많아서 힘은 덜 든다고 하더라도 코스 총길이가 18㎞ 이상 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근육 경련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충분한 몸풀기 후 출발하자.
전체 코스는 금정구 회동동 99, 179번 시내버스 종점~동대교(철마 방향 구도로)~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 인근 산행로 입구~주능선~아홉산 정상~365봉 앞 갈림길~장년산 200m전 갈림길~회동수원지 진입로~선동교~상현마을(수변산책로 입구)~제1전망대~신현마을~제3전망대(거북이바위)~오륜대마을(취수장 입구)~취수장~오륜대전망대~오륜대본동~윤산갈림길~회동댐~99번 버스 종점으로 연결된다. 완벽한 원점회귀 코스로 총길이 18.8㎞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걸린다. 휴식과 식사 등을 포함하면 7시간은 족히 잡아야 할 듯.
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
출발지인 회동동 버스종점에서 동쪽의 동대교를 지나 철마 방향으로 가는 구도로를 1.4㎞가량 걸으며 서서히 몸을 푼다. 동대교 지나자마자 있는 동대마을은 회동동의 명칭 유래가 된 유서 깊은 동네. '회동동(回東洞)'은 회천마을의 '회'자와 동대마을의 '동'자를 합쳐서 붙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도시고속도로 번영로에서 정관신도시로 연결되는 새 도로 아래를 통과해 가다보면 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 80m 못 미친 곳에 산행 시작 들머리가 보인다. 차량 진입 차단봉 오른쪽에 능선으로 곧장 치고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20분가량 가파른 길을 오르면 능선 안부 갈림길. 갑자기 하늘이 확 열리며 발 아래로 회동수원지 전경이 시원스레 드러난다. 시야를 조금 멀리 두면 '부산의 척추'인 금정산 주 능선도 확연히 드러난다.
아홉산 정상을 향해 오른쪽으로 꺾으면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타고 가는 재미 있는 능선길. 30분쯤 가면 아홉산 정상 직전 조망이 아주 좋은 작은 봉우리에 서게 되는데, 일명 한반도 호수 전망대다. 이곳에서 왼쪽 회동저수지를 바라보면 오륜대 앞 호수가 한반도 지도와 흡사하게 보인다. 강원도 영월 한반도 마을을 퍼다가 회동수원지의 한반도 모양 호수에 담그면 꼭 들어맞을 것 같은 기분이든다.
곧바로 아홉산 정상. 2만5000분의 1 공식 지형도에는 354m로 돼 있지만 '해발 353m'라 적힌 비스듬한 정상석이 앙증맞다. 회동수원지 전경은 물론이고 서쪽 멀리 백양산에서부터 상계봉(상학산) 파류봉 대륙봉 고당봉 장군봉 계명봉 등 금정산의 연봉들, 북쪽 멀리 오봉산 영취산 천태산 등 영남알프스의 명산들과 동북쪽의 기장 달음산, 기장 아홉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역시 회동수원지다. 부산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회동수원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광은 가히 압권이다. 365봉을 향해 능선길을 계속 따른다. 10여 분 뒤 333봉 갈림길에서 직진, 10분만 더 가면 365봉 정상 직전 갈림길에 닿는다. 이곳에서 365봉을 넘어 철마면 소재지 방향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지만 왼쪽 내리막 지능선으로 꺾는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 미끄럼 타듯 10분쯤 달리면 무명묘를 지나고 5분 뒤 장년산 200m 못 미친 작은 둔덕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제법 넓은 무덤 터를 지나 능선을 계속 타고 20분쯤 내려서면 계곡 임도다. 오른쪽으로 꺾어 100m만 가면 철마면 장전2교에서 회동수원지로 들어가는 비포장 진입로와 만난다. 도로 확포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조금은 번잡스럽다. 사실상의 아홉산 산행은 여기서 끝난 셈.
회동수원지 수변산책로 제3전망대에서 보이는 일명 '거북이바위'. |
이곳부터는 회동수원지를 따라 도는 평지길이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가다보면 8분 뒤 철마천을 가로지르는 진명교를 지난다. 진명교 오른쪽 철마천변 절벽의 풍광이 운치를 더한다. 이곳에서 전망대 쉼터를 지나 선동교까지는 20분쯤 걸린다. 호수의 잔물결에 반사된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다. 선동교를 지나 수변산책로 진입 지점인 상현마을 버스정류소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수변산책로에 진입한다. 부족한 화장실 설치공사가 막 시작되고 있다. 수변산책로 코스 안내도를 일별하고 호숫가 목재 덱을 따라 신현마을 쪽으로 들어선다. 겨울 철새 몇 마리가 평화로운 호수의 잠을 깨운다. 나무계단을 오르내리니 5분 만에 제1전망대에 닿는다. 오륜대 방향으로 계속 걸으니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호수가 정취를 즐기려는 시민들과 자주 마주친다. 많은 시민들이 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두 번째 전망대를 지나 제3전망대까지는 15분이면 충분하다. 제3전망대에 올라 왼쪽 물가를 보면 신기한 바위 3개가 보인다. 왼쪽의 바위는 마치 강아지나 꼬마 공룡이 웅크리고 앉은 모습이고 좀 더 물가에 가까이 있는 바위들 중 하나는 고래의 머리를 닮았다. 또 하나는 뭍으로 막 헤엄쳐 나오는 거북 모양을 닮았다. 취재팀이 산책 나온 시민들에게 이 같은 얘기를 건네니 그제야 다른 시민들도 "와, 무심코 봤을 땐 몰랐는데 말을 듣고 다시 보니 영락없는 '거북이바위'네"라며 즉석에서 이름을 붙여준다.
회동수원지 수변산책로를 걷고 있는 근교산 취재팀. |
3분 뒤 별장집과 호연정 식당이 있는 오륜대마을길로 들어서서 관음사 앞을 지나면 취수장 입구 초소 인근 변곡점이다. 왼쪽으로 돌아 오륜대 방향으로 난 길을 걷는데 취수장 건물 못미친 곳에 반가운 현수막이 눈에 띈다. "2009 길 콘테스트 대상길, 안오신듯 다녀가소서"라고 쓴 (사)걷고 싶은 부산 명의의 현수막이다. 취수장을 지나면 눈앞에 천혜의 절경을 빚어내는 오륜대 절벽이 있다. 물가 전망대에서 잠시 풍광을 즐긴 후 오른쪽 계단을 오른다. 이정표에는 '하늘 오르는 길'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이 표시돼 있다. 5분쯤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부엉산이라고도 불리는 오륜대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왼쪽 오르막길을 택한다. 10분가량 가파른 길을 오르면 마침내 오륜대전망대. 탁 트인 호수에 아홉산의 그림자가 녹아 있는 풍광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다시 이정표 사거리로 내려와 오륜대본동마을 방향으로 좌회전, 산책로를 따른다. 5분쯤 가면 본동마을 입구 버스정류소. 이곳에서는 구서동 지하철역 쪽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탈 수 있다.
오륜대는 회동수원지 수변산책로의 대표적인 절경이다. |
바닥에 그려진 녹색 화살표를 보면서 호숫가 마을 쪽으로 150m가량 가면 오른쪽에 또 다른 버스정류소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우측 길을 따른다. 5분 뒤 윤산갈림길에서 회동댐 방향인 왼쪽 길을 택해 걷는 길은 그야말로 명상과 휴식의 길이다. 원두막 모양의 쉼터가 잇따라 이어지고 도시고속도로 번영로 앞으로 돌아 회동댐까지 낙차가 거의 없는 편평한 길이다. 30분이면 충분하다. 회동댐 앞에서 수변산책로가 끝나고 99번 버스종점까지는 10분가량 걸린다.
◆ 교통편
- 42, 99, 179번 시내버스 회동동 종점서 하차
부산 시가지에서 42, 99, 179번 시내버스를 타고 회동동 종점에서 내린다. 광안리 수영 방면에서는 42번, 범일동이나 서면 부산시청 에서는 99번, 당감동 교대앞 등에서는 179번을 이용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 500-5169 김원진 산행대장 016-803-2750
◆ 떠나기 전에
- 수원지 산책로 개방됐지만 '상수원 보호' 시민정신 당부
회동수원지는 비록 수변산책로가 개방되긴 했지만 여전히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런데 답사 취재 도중 일부 시민들이 물가로 접근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 광경을 본 다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시민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개방된 길이니만큼 마음껏 즐기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적어도 '문화시민으로서 지킬 것은 지킨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부산을 좀 더 격조 있고 건강한 도시로 만드는 작은 실천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 부엉산으로도 일컬어지는 오륜대전망대 정상 주변이 최근 발생한 산불로 인해 검게 그을렸다. 이용 시민 모두가 불조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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