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씨 같다.
몇 년 전에 여러 교인들과 어울려 삼계탕을 먹게 되었다. “삼계탕에 들어 있는 대추는 탕 속에 있는 여러 가지 독소를 빨아드린다.”는 속설(?)을 믿었던 내가 “탕 속에 있는 대추는 골라내세요.” 라고 말하면서 대추를 상 위에 골라내었다. 그런데 내 옆에 앉아 있던 집사님께서 그 대추를 날름 집어먹으면서 “목사님, 대추가 얼마나 맛있는데요.” 하는 것이다. 괜한 대추 독소 타령과 장난 끼가 심한 집사로 인하여 나만 우스꽝스러운 목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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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는 분명 과실임에도 불구하고 과실의 본 기능인 간식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제수용이나 한방 약재로 더 많이 사용된다. 고향의 집 울타리 주변에 감나무와 더불어 대추나무 한 그루가 있었던 기억이 있다. 먹을 것이 귀한 어린 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추는 별로 인기가 없었다. 그리고 가끔 연을 날리다가 연줄이 대추나무에 걸리기라도 하면 대추나무의 구불구불한 가지와 그 가지에 돋은 가시로 인하여 연은 찢어지고 그 날 놀이를 망쳤기에 대추나무는 애물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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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휴가는 속리산 산행을 계획하였다. 지난해 여름휴가로 지리산을 다녀오면서 한국100대명산 산행을 계획하였고 다섯 번째로 부부동반으로 진행되는 산행이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태풍 소식과 전국적인 비 예보가 산행하는 날하고 일치가 된다는 뉴스가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 전에 세운 휴가계획이었기에 마음을 다잡고 출발하였다. 결국 무모한 산행이 화를 자초했다. 밤새도록 내린 비는 아침에도 그칠 줄을 몰랐다. 그러나 우비 속에 몸을 감추면 이 정도쯤이야 감당하리라는 배짱으로 법주사코스(충북 보은군 속리산면)를 선택하여 용감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런데 첫 번째 휴식처인 세심정이 가까워 올 무렵에 뒤쪽에서 “삐오삐오” 하는 싸이렌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119구조대가 다가왔다. 그리고 “8월25일07시 태풍주의보 발효, 탐방로전구간 입산통제”를 통보하면서 길을 막았다. 아, 문장대여! 천왕봉(속리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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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대추 주산지는 보은이다. 보은에는 대추에 관한 다양한 축제도 열리고 음식에도 대추가 빠지질 않는다. 어제는 저녁식사로 “보은대추한정식”을 먹었고 오늘은 속리산 산행의 아쉬움을 대추밭으로 돌렸다. 그리고 “하얀민들레생태마을”도 견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청주댐 드라이브코스”로 해서 “청남대”도 관광을 했다. 그래서 비록 속리산 산행은 무산되었지만 빈틈없는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마무리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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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격언에 사람이 키가 작으나 야무지고 빈틈이 없을 때에 대추 속에 들어 있는 단단한 씨를 빗대어 “대추씨 같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여름휴가를 마치면서 우리 부부는 미소 띈 얼굴로 서로에게 “대추씨 같았다”고 추켜세웠다.
8월24일(월)
09:00/ 영화관람(미쓰와이프/ 평촌 롯데)
12:00/ 중 식
14:00/ 출 발
16:42/ 정이품소나무
17:12/ 조각공원
17:47/ 연꽃단지
18:05/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19:00/ 석 식(대추정식/화성식당)
20:00/ 보은읍내산책
21:00/ 숙소입실(어래모텔)
8월25일(화)
07:30/ 조 식(어래식당/올갱이국밥)
08:30/ 속리산입산
10:00/ 세심정휴게소도착(간식/문장대,천왕봉갈림길)
11:00/ 법주사일주
13:30/ 하얀민들레생태마을(중식/마을회관)
14:30/ 청남대(청주호)관광
16:00/ 출 발
19:00/ 도착(석식/돈카스)
지 출
영화관람(미쓰와이프)/ 12,000원
대추한정식/ 20,000원
숙박(모텔)/ 30,000원
올갱이국밥/ 16,000원
우비2/ 4,000원
법주사문화재입장료/ 8,000원
청남대입장료/ 12,000원
돈까스/ 12,000원
합 계/ 114,000원
간식,김밥,과일,커피,생수,옥수수 등등
고속도로비
주유비
첫댓글 속리산은 태풍으로 인해 등반을 끝까지 하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민들레마을과 청남대에서 특별한 경험에 행복했습니다..
오바바 대통령보다 더 멋지시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