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깊고 진한 맛을 좋아하여 차림표에도 중화요리가 많다. 특히 상어 요리는 김정일이 매우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 중에서도 '야자상어날개탕'은 가장 특별한 요리로 러시아와 중국의 인사가 북조선을 방문했을 때 만찬석상에도 내놓는다.
김정일은 스테이크도 좋아해서 프랑스로부터 직접 요리사를 부른 적도 있다. 북조선에서는 고기를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프랑스 요리는 '미디엄(Medium)'이나 '레어(Rare)'가 더 맛있다는 것을 알고, 그 후로 김정일의 식탁에 오르는 고기는 '미디엄이나 레어'로 굽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한편 김정일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식탁에 오르는 북한요리 중 한국 특유의 매운 음식은 적었고, 삼계탕이나 설백탕(雪百湯, 소뼈를 우려낸 국물)등이 많았다. 연중 세 번 찾아오는 복날에는 개고기 요리가 반드시 식탁에 올랐다.
내 담당인 초밥(스시)은 매주마다 한 끼는 꼭 먹었다. 일본요리의 섬세한 맛은 김정일의 미각에도 맞는 것 같았다. 생선회를 먹을 때도 꼭 고추냉이(와사비)를 푼 간장에 찍어 먹었다. 특히 '뱀장어 캐비어 초밥'은 내가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것인데, 뱀장어의 단맛과 캐비어의 짠맛이 일품이라며 호평을 받았다.동해의 명물인 대합은 주로 익힌 상태로 내놓았다.
송이버섯도 가을에는 자주 식탁에 오르는데, 한 사람당 7~8개씩 먹는다. 송이버섯을 넣고 밥을 지을 때마다 김정일은 "향이 매우 좋군!"하며 좋아했다. 김정일은 전갱이와 꽁치 말림도 좋아했는데 갈아 만든 무와 함께 먹었다.
김정일의 요리에 대한 지론은 첫째가 눈(모양과 색), 둘째가 향기, 셋째가 맛이었다. 생선회를 생선 모양 그대로인 상태로 올렸을 때도 보기가 좋다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정일은 탁월한 미각의 소유자다. 그것을 입증해줄 만한 일화가 있다.
1992년, 8번 연회장 철판구이 코너에서 초밥을 만들고 있던 내게 김정일이 한마디 했다.
"후지모토, 오늘 초밥은 평소와 맛이 다른데."
그 날 밤 김정일은 내가 초밥을 만들기 전부터 술을 많이 마셨다. 그래서 내가 혹시 과음하신 탓이 아니겠느냐고 말하자 김정일은 "그런가?"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리실로 돌아가 사용한 조미료 양을 확인했다. 설탕이 평소보다 10g 덜 들어가 있었다. 그 사실을 알아챈 사람은 김정일뿐이었다.
김정일은 중화요리를 좋아했다. 특히 상어 지느러미는 일주일에 세 번이나 먹는 경우도 있다. '상어 지느러미와 전복죽', '상어 지느러미 찜', '상어 지느러미 유부 수프'가 사흘 밤 계속 나온 적도 있다.
나만 만들 수 있는 메뉴인 '후지모토 우동'도 자주 주문을 받았다. 이 요리는 꿩고기로 국물을 우려내야 하기 때문에 주문을 받으면 오전 중에 꿩 사냥을 나간다.
꿩은 망원총으로 잡는데, 총을 쏠 때는 조준하는 지점에 주의해야 한다. 머리가 아닌 몸체에 총알이 박히면 요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꿩은 머리가 작은데다 한 곳에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아무튼 잡은 꿩고기로 국물을 우려내면 그 맛이 또한 일품이다. 김정일도 먹을 때마다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며 국물까지 남김없이 다 마신다. 그리고는 "이 맛은 후지모토밖에 낼 수 없어"라며 언제나 나를 칭찬한다.
김정일은 소면도 아주 좋아해서 야식으로 소면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자주 했다.
한편 밥을 짓기 전에는 요리사와 웨이터가 쌀을 한 톨 한 톨 검사한다. 쌀알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부서져나간 것은 빼고, 형태가 완전한 것만을 고른다.
음식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나는 여러 차례 외국에 다녀왔다. 김정일이 무엇을 사오라고 할 때마다 항공편을 이용해 음식 재료를 사러 가는 것이다. 싱가포르에는 과일을, 러시아와 이란에는 캐비아(소금에 절인 철갑상어 알)를 사러 갔었고, 그 밖에 중국과 유럽, 일본에도 자주 다녀왔다.
일본에서는 주로 생선을 구입했다. 질 좋은 다랑어와 고영희 부인이 좋아하는 물오징어등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전부 1,200kg이나 되는 양을 구입한 적도 있는데, 그때는 운반하는 데 드는 운송료만도 엄청났다.
나는 항공회사와 담판을 벌여 운송료를 엄청나게 깍은 적도 있다. 북조선에 돌아와 그 사실을 보고하자, 김정일은 기뻐하며 그 돈을 모두 내게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멋들어지게 거절했다.
"그러면 제가 노력한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 당시 구입한 물건이 1,200kg이나 되었던 것은 커다란 인도산 다랑어를 통째로 샀기 때문이다. 해체하는 데 필요한 전기톱도 구입했다. 나는 일본의 쓰키지 시장에서 6개월 정도 정어리 해체 작업을 한 경험이 있었다. 그런 내 실력을 김정일과 그 가족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
북조선에 돌아와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다랑어 해체 작업을 했다. 모두에게 박수갈채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때는 말린 생선도 몇 가지 구입했는데, 김정일은 그 중에서도 꽁치, 전갱이, 꼬치고기, 바다빙어를 아주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다. 먹는 도중에 내가 "말린 생선은 무를 갈아서 함께 먹어야 비린내가 없어집니다."라고 말하자 김정일은 "일본 사람들의 식생활은 꽤 섬세하구만"하며 감탄했다.
내가 음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다녀왔던 나라와 사들인 물품은 다음과 같다.
● 우루무치 : 과일, 주로 멜론이나 포도(우루무치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중심지)
● 태국 : 과일, 주로 두리안, 파파야, 망고 등
● 체코슬로바키아 : 생맥주
● 덴마크 : 돼지고기
● 이란 : 캐비어
● 우즈베키스탄 : 캐비어
● 일본 :주로 생선류
어느 날, 식사 도중에 김정일이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후지모토, 일본에 쑥찹쌀떡이 있지? 내일 가서 좀 사와라."
그는 가는 김에 일본 담배도 종류 별로 사오되, 이번 출장은 2박3일 안에 돌아와야 한다고 못박았다.
나는 곧바로 출발하여 북경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일본 긴자에 있는 미쓰코시 백화점에 전화를 했다. 긴지로 다이후쿠라는 떡집을 통해 찹쌀떡 100개와 쑥찹쌀떡 100개를 준비해놓으라고 했다.
다음날 오전 중에 물건을 받은 다음 다시 북경을 거쳐 돌아와야하는 강행군이었다. 찹쌀떡은 개당 100엔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을 구입하기 위해 든 교통비와 숙박비를 포함하여 계산하면 개당 1,500엔인 셈이었다.
이렇게 해서 평양과 도쿄를 잇는 작업을 단숨에 끝마친 나는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떡과 여러 종류의 일본산 담배를 들고 김정일이 기다리는 신천 초대소로 향했다.
일본에서 종류별로 사온 담배를 모두 바카라용 테이블 위에 늘어놓자, 김정일은 맨솔 담배를 집어들었다. 당시 김정일은 "로스먼드 로열"이라는 영국산 담배를 피웠는데, 일본의 맨솔도 한번 피워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 뒤 맨솔 까르띠에를 피우기도 했는데, 그는 나중에 아예 담배를 끊었다.
일본에서 사가지고 온 떡은 81과의 검사를 받아 합격 통보를 받은 후 먹었다. 김정일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일본의 찹쌀떡은 정말 맛있어. 왜 우리 요리사들은 이렇게 만들지 못할까? 쑥 향기도 아주 좋아."
1989~1991년 3년 동안은 김정일의 관저에도 자주 갔다. 관저에는 술 창고가 하나 있는데 그 규모가 엄청났다. 그 안에는 세계 각지의 명주(名酒)들로 가득 차 있었다. 1만 병은 족히 되어 보였다. 일본 술도 있고, 소주도 있었다.
하루는 김정일이 "일본 술 가운데 여기에 없는 것을 찾아봐"하기에 하나하나 점검했다. '산토리 임페리얼'이 없었다. 산토리 임페리얼은 일본의 최고급 위스키다. 김정일은 다음에 일본에 가면 반드시 사오라고 했다.
그 후 기회가 닿아 일본에 갈 때가 있었다. 나는 귀국할 때 임페리얼을 다섯 병 사가지고 들어와 김정일에게 따라주며 말했다.
그렇다고 보기 힘든게 당시에 "산에는 나무 반 꿩 반" 이라는 말이 퍼져있을 정도로 꿩이 많았습니다. 강희맹의 <<훈자오설>> 및 한국 고전설화에 꿩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또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서울 같은 경우에는 꿩고기로 우려내어 만든 국수 같은 경우는 왕실 뿐만 아니라 중산층 정도의 가정에서도 즐겨 먹는 별미로 알고 있습니다.
글쎄요. <<조선실록>>이나 <<성호사설>> 같은 데에서는 응사(鷹師)꾼들이 매로 꿩을 사냥하는 것이 종종 등장하기는 합니다다. 하지만 <<훈자오설>> <삼치설>에서는 덫을 이용하여 꿩을 사냥하는 사냥꾼의 모습이 등장하는 것을 몰 때 꼭 매로만 잡앗다고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쳐묵쳐묵에 환장하는 일인으로서 눈돌아가는군요 ㅡ.ㅜ
김씨조선왕국 왕답게 잘먹네요
린민은 맨날 굶주린다고 언론에 나오던데 좀 해결좀 해보지
반동분자.
저렇게 먹는 걸 밝히니 똥배가 나오지... 그나저나 굶주린 인민들에게는 안 주는 겨?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왕마귀 님. ^ ^ ~
본문에도 언급된 꿩고기가 조선 왕실에서도 쓰였던 고급 식재료라고 하더군요. 닭고기보다 더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낸다고 해서 꿩고기를 우려낸 육수나 고기를 넣은 만두 등을 왕실에서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보기 힘든게 당시에 "산에는 나무 반 꿩 반" 이라는 말이 퍼져있을 정도로 꿩이 많았습니다. 강희맹의 <<훈자오설>> 및 한국 고전설화에 꿩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또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서울 같은 경우에는 꿩고기로 우려내어 만든 국수 같은 경우는 왕실 뿐만 아니라 중산층 정도의 가정에서도 즐겨 먹는 별미로 알고 있습니다.
오호라, 왕실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도 꿩을 즐겨 먹었군요!
꿩사냥은 비싼 매로 주로 잡았기 때문에 양반이나 그에 준하는 재력을 가진 자가 아닌 이상 꿩을 즐겨 먹진 못했다고 알고 있습니다.매로 사냥하는 자체가 고려때 원나라의 영향을 귀족들이 받았으니깐요.
글쎄요. <<조선실록>>이나 <<성호사설>> 같은 데에서는 응사(鷹師)꾼들이 매로 꿩을 사냥하는 것이 종종 등장하기는 합니다다. 하지만 <<훈자오설>> <삼치설>에서는 덫을 이용하여 꿩을 사냥하는 사냥꾼의 모습이 등장하는 것을 몰 때 꼭 매로만 잡앗다고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이 저렇게 산다는 걸 주민들이 꼭 알아야 할텐데...ㅠㅠ (쌀 한 톨 한 톨까지도 살펴서 밥을 짓는다니... 휴~~~)
그 돈으로 자기 국민들 먹였으면 굶어 죽지는 않았겠죠.
근데 쌀 한톨 한톨 검사하다니..충격
본격 인민 등쳐먹기.....
이말년 시리즈가 이거주제로 나왔음 함 ㅋㅋ
역시 일국의 군주-_-다운 화려한 식생활이네여...
역대 왕조들 중에 지 백성 안 먹이고 왕만 잘 쳐먹는 왕조도 찾아 보기 힘든데 우리대에 와서 아주 다큐로 보네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 저만 잘 처먹지 않았나요? 그래도 전제군주제가 당연시되는 시절하고 요즘처럼 당연한게 아닌 시절은 틀리죠.
역시 북한은 군주정국가입니다..
북한은 신정국가가 아니었나요? ㅎ
군주정을 넘어 신이통치;;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부르며 자주 먹더군요. 북한과 인접한 중국 연변의 조선족들도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저 책을 구하려고 예스 24나 알라딘에 가보았더니, 벌써 절판되었군요. -_-;
전에 한민족 참역사라는 환빠 카페를 가보니, 북한을 김씨 조선이라고 하면서 따로 게시판을 만들어놨더군요.
뭐, 틀린 말은 아니군요. 정식 국호도 조선인민공화국이고 사실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절대 군주처럼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잘도 처먹네
김정일 사람이 생각했던것보다 많이 나쁘다~ 인민들은 힘들어 하고 있는데.
황제의 식도락이란 ㅠ
그래도 김일성은 지 인민들한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는 데 이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