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 다가오는 것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82년 생 혹은 그 앞뒤의 나이에 해당되는 김지영(모든 여성)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산과 동시에 퇴사를 해야만 했던 김지영은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다. 남편의 대학친구로 자신의 어머니처럼 시댁에서 말을 하여 그대로 집으로 가게 된다.
김지영씨의 아버지는 공무원이지만 그 당시의 월급으로는 가족을 부양하기 힘들게 되어 그녀의 어머니가 이런 저런 일로 가계를 보탠다. 그녀는 대가족에서 아들을 위하는 틈바구니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살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소심한 타입이었다.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그녀에게 들어앉은 이러한 성격이 이상증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초등학교에 다닐 때 ‘짝 괴롭힘 사건’, ‘급식순번 사건’을 통해서 그녀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학교에 다닐 때 ‘교복’ ‘바바리맨 사건’ 그리고 교사들의 은근한 성추행 사건을 꼬집고 있다. 이상한 일로 학원도 그만 두었고 아버지는 명예퇴직을 하고 사업을 동업으로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아버지가 손을 떼라고 했다. 교대에 가라는 말을 듣고 고민하다 선택하려하는데 어머니는 가고싶은 대학에 가라는 말을 듣고 서올 소제 대학의 인문학부에 입학한다. 친구보다 비교적 부유한 그녀는 등산 동아리에서 남자친구를 만나 주로 캠퍼스에서 데이트를 한다. 어머니는 사업이 더 잘 되고 아파트까지 장만하게 된다. 그렇게 잘 된 것을 기뻐하며 잘 살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녀의 어머니는 모든 것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남자친구가 군대에 간 다음에 시간이 흐르면서 김지영은 헤어지자는 말을 한다. 사실 이러한 류의 내용들은 일반적이고 이 시대가 그렇게 만들어 놓기도 했다. 기업에 많이 응시를 했지만 면접기회조차 없었고 면접을 본 회사에서 면접의 무의미성이 확인되고 나중에 홍보대행사에 최종합격한다.
김지영은 남자친구를 부모에게 소개를 하고 어머니가 빠져주면서 데이트를 한다. 입사를 해서 커피 심부름을 하다가 김은실 팀장에게 칭찬을 듣고 자신의 능력을 믿게 된다. 회식자리에서의 문제가 있었지만 회사생활은 그런 대로 잘 진행되었다. 남친 정대현과 김지영은 상견례를 하고 결혼을 하는데 어렵지만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 데이트를 하기도 한다.
출산일이 다가오면서 출산 츅아휴직을 내야할지 퇴사해야할지를 생각하다가 결국은 퇴사를 한다. 회사내의 동료들의 반응도 남편의 반응도 양념처럼 들어간 결정이었다. 회사동료의 방문으로 마음이 풀어지고 회사의 몰카사건 등 이런 저런 사정이야기를 듣는다.
김지영는 딸을 낳았고 아이스크림 가게 알바를 하려다가 그것도 놓치고 딸 지원이와 공원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남자들로부터 맘충이라는 말을 듣고 남편에게 이야기 하지만 남편이 달래주지만 그녀의 맘속에는 그런 소리를 들은 것의 분함을 품고 있다. 이 또한 그녀가 한 번씩 다른 사람이 되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작가는 그녀가 회사를 그만 둔 2014년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써 내려갔다.
‘김지영 씨가 회사를 그만둔 2014년, 대한민국 기혼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은 결혼, 임신, 출산, 어린 자녀의 육아와 교육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었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출산기 전후로 현저히 낮아지는데, 20~29세 여성의 63.8퍼센트가 경제활동에 참가하다가 30~39세에는 58퍼센트로 하락하고, 40대부터 다시 66.7퍼센트로 증가한다.’ (P145-P146)
사실 직장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많은 변화를 가져오기는 했어도 남성에게 더 후한 편이었고 임금부터 차이가 나는 곳이 많았다. 지금 30대 중후반에 해당되는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가 나아지기는 했지만 직장에서 아직 ‘남녀동등’ 이 완전히 실현되지는 않고 있다. 남자들은 자신의 아내를 생각하면 그렇지 못 할 텐데 오직 동료로만 생각하니 임신한 여성에게 주어진 혜택을 비웃는다.
책 마지막 부분에 왜 책의 문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제 3차처럼 풀어나갔던 책은 어느 한 정신과 의사의 보고서다. 이 의사는 부인이 자신보다 더 잘 벌고, 아이가 있지만 간호사가 결혼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니 후임은 미혼으로 알아봐야겠다고 하고 마무리 짓는다.
사실 아이들에게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은 보수를 물어보고, 결혼 후 그 직업수행이 가능한지를 물어본다. 참 어려웠다. 우리나라의 현실를 비추어 볼 때 나는 ‘네가 능력이 있으면 된다.’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물론 회사에 다니게 되면 여성으로 어려움이 많이 있을 지도 모른 다는 말을 첨부했다.
살아가면서 '나'라는 사람의 능력과 '나의 일'을 하고 싶지만 포기해야하는 쪽은 항상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요즘은 남자가 가사를 돌보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책이 얇고 추상적이지 않으면서 우리 30대 중후반 특히 여성의 취업과 출산 육아와 회사에서의 대우와 그만두어야 하는 아픔을 느끼는 내용이 현실과 들어맞았다.
첫댓글 이책을 구입하여 어제 다 읽고나서
이병헌 소설가님의 작품평을 읽어보니
이해가 잘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