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북한의 솔제니친’으로 불리는 현역 북한작가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140페이지, 1만원, 조갑제닷컴刊)이 발간됐다. 2014년 단편소설 모음 《고발》에 이은 두 번째 작품집이다.
《고발》을 통해 북한주민의 생활 자체가 공포요 노예의 삶임을 일깨워준 반디는 《붉은 세월》에서 시(詩)라는 도구를 통해 북한인민의 현실적 고통을 뼈저리게 드러내는 한편,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한 서정적·문학적 비판을 담아냈다.
정호승 시인은 시집에 수록된 해설에서 “반디의 시는 수십 년간 지옥과 같은 시대를 노예처럼 사는 현실 속에서 쓴 시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서정시의 옷을 입고 있었다. … 그러나 나는 그의 시에 내재된 이 서정성 때문에 북한 인민들의 고통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서정에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일찍이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시집 전체에서 배어나오는 그 ‘지옥의 눈물’을 함께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평했다.
반디의 친필 원고를 북한에서 반출해온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50편의 짧다면 짧은 시 묶음으로 내놓는 이번 작품은 좀더 작가 반디 선생의 저항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북한 노예주민과 함께 무엇을 지향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보여주려 절규한다”며 쉽게 ‘헬조선’을 말하는 이들에게 세계 최초로 발간되는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의 일독을 권했다.
“익명의 북한 반체제 작가가 쓴 혹독한 픽션”(뉴욕타임스) 등의 평가를 받은 《고발》은 27개국 20개 언어권에서 출판되었으며 영국 국제펜클럽 번역상 수상, 유럽의회 안드레이 사하로프 인권상 후보, 2018 미국 아스펜 워즈 문학상 후보로 지명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번역 문학 전문지 월드 리터러처 투데이의 ‘2017 주목할 번역서 75’에 꼽혔고,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 ‘2017 글로브 100’에도 선정됐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序詩
불모지(不毛地)
북녘 신아리랑
푸른 락엽
눈보라
피 흐르는 가을
처녀 창문
꽃제비 노래
차잡이 나그네
보기 싫은 흰눈아
백결(百結)강산 텅텅방아
신성천역
적염(赤厭)
붉은 백성의 노래
둘러리 타령
맹꽁이들
성분타령 없이야
우상
붉은 세월 50년
오적(五賊)타령
계모
김주석의 [노래]
적염(赤厭)
붉은 기관차
군사 야영의 밤에
빨간 집 동요
님이 그리워
일편단심
긴긴 겨울밤
아! K,B,S, 사회교육방송
내 님
내 얼마나 그대를 사모하는지…
한마디만 전해다오
남풍아 불어라
그리움 한생
기다리던 내 님은
인생에 부쳐
청춘은 갈림길
진달래야
생의 노래
소나무
어머니 생각
순정의 녀인
겨울의 떡갈나무
사나이
너의 님
소원
반디
눈 내려 산과 들 하얘지면
들꽃을 내 사랑함은
나를 나대로
휘파람 아저씨
오늘
사람 사는 세상을
마음을 열고 살면
사랑 심어 사랑 거두세
꿈
추천사
반디의 꿈_도희윤
해설
자유를 갈구하는 고통의 서정시_정호승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속으로
북녘 땅 50년을
말하는 기계로,
멍에 쓴 인간으로 살며
재능이 아니라
의분(義憤)으로,
잉크에 펜으로가 아니라
피눈물에 뼈로 적은
나의 이 글
사막처럼 메마르고
초원(草原)처럼 거칠어도
병인(病人)처럼 초라하고
석기(石器)처럼 미숙해도
독자여!
삼가 읽어다오
-9페이지 [서시(序詩)>
수령님 수령님 수령님
당신은 하늘 우리는 벌레
아무런 벼락이나 다 내리십쇼
그저그저 사랑한단 그 말만 말아줍쇼
그 작은 소원만은 들어준대도
쭉 물어 찢을 생각 안 나오리다
수령님 수령님 수령님
당신은 채찍 우리는 마소
맘대로 때리고 내모십쇼
그저그저 굶지 않고 안 춥게만 해주십쇼
그 작은 소원만 들어준대도
씽 받아 넘길 생각 안 나오리다
수령님 수령님 수령님
당신은 철쇄 우리는 노예
맘대로 얽어매고 묶으십쇼
그저그저 눈 귀 입만 틀어막지 말아줍쇼
그 작은 소원만 들어준대도
꽉 둘러메칠 생각 안 나오리다
-41페이지 [붉은 백성의 노래]
그대 만나 반기다 꿈에서 깨면
먹물 같은 어둠만 빈방에 가득
잠드렴 또 만날까 눈을 감아도
꿈조차 다시없는 긴긴 겨울밤
정녕 그대 없이도 살 수 있다면
이 아픔을 버리리 그대 잊으리
내 진정 그대 없인 살수 없기에
그리움에 목마르는 긴긴 겨울밤
-71페이지 [긴긴 겨울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