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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사랑 오솔길 원문보기 글쓴이: 산내음 洪人和
충주시 앙성면 용포천
호수를 서정적으로 장식하는 수초가 바로 부들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고 끝에서 갈색을 띤 암꽃이 소시지 모양으로 달린다.
전체에 털이 없어서 매끄럽다.
잎은 두껍고 곧게 펴지며 중앙에서 꽃줄기가 자란다.
잎 아래쪽에서 줄기를 서로 감싸며 마디가 있다.
물에서 살지만 뿌리만 진흙에 박고 있을 뿐 잎과 꽃줄기는 물 밖으로 드러나 있다.
따라서 얕은 연못이나 강에서 자라고 물이 불었다 줄었다 하는 냇가의 진흙에도 넓은 군락을 이룬다.
잎과 줄기가 깨끗하다.
조용한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운 부들은 강변의 서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금도 구부러짐이 없는 강직한 줄기 끝에 한 마리의 잠자리라도 앉으면
수면에 어리는 잔영과 함께 기막힌 풍경을 이룬다.
동양 정원에서 갈대와 부들이 없다면 연못은 허전하기 짝이 없다.
괴산군 연풍면 연풍성지
수면을 채우는 연꽃과 수련, 마름 같은 수초만으로는 동양적인 서정을 표현하기에 역부족이다.
연꽃만 심어진 연못은 조연 없이 주연만으로 채워진 모노 드라마 같은 것이 된다.
동양식 정원을 꾸밀 때 반드시 갈대와 부들을 함께 심어 주어야 하는 것은
부재료가 서로 어우러지도록 하려는 뜻이다.
우리 나라에서 자라는 부들에는 4종류가 있다.
큰부들, 부들, , 좀부들, 애기부들이 그 것이다.
부들은 화서가 크고 굵으며 수꽃이 암꽃의 바로 위에 붙는다.
그에 비해 애기부들은 암꽃이 가늘고 수꽃도 가느다란 것이 암꽃과 사이를 두고 위쪽에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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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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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부들은 암꽃의 화서가 비엔나 소시지 모양으로 타원형을 하고 있다.
부들과 애기부들이 다년초인데 비해 좀부들은 1년초이며 얕은 물이 있는 곳이나 습지에서 자란다
. 좀부들은 최근에 중부지방에 서식하는 것이 밝혀진 북방계 식물이다.
잎의 모양도 가늘고 전체적으로 규모가 작은 수초이다.
구 분 | 수 화 수 | 암 화 수 | 그 외 |
******* | 간 격 | 길 이 | ******** |
큰부들 부 들 |
붙어있음 | 수화수 > 암화수 | 여러해살이 |
좀부들 | 붙어있음 | 수화수 < 암화수 | 한해살이 |
애기부들 | 떨어저있음 | 수화수 < 암화수 | 여러해살이 |
옛날부터 부들 줄기를 갈라 짠 돗자리는 최고급으로 쳤다.
잎도 말려서 자리를 짜거나 발, 멍석을 만들었다.
또 방석, 소쿠리 등을 짜면 오래도록 쓸 수 있고 보푸라기가 생기지 않아 감촉도 좋다.
전한 시대에 씌어진 《예기(禮記)》에는 부들 자리가 왕실에서도 쓰였다는 것을 말해 준다. "
왕이 목욕할 때는 두 가지의 수건을 쓰는데
상체는 부드러운 갈포 수건으로 닦고 아래는 거친 수건을 쓴다.
욕탕에서 나와 부들 돗자리에 서서 가운을 걸치고 몸을 말린다." 라고
목욕할 때의 예절을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중국의 고전 《시경(詩經)》에는 부들을 남성에,
연꽃을 여성에 비유하여 정답게 자라고 있는 정경을 노래했다.
저기 저 연못에는 부들과 연꽃이라
고운 님이시여 내 시름 어찌 할거나
자나깨나 님 그리워 일손 놓고 눈물 흘리네
부들과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가에서
한 여인이 멀리 떨어져 있는 남자를 그리워한다는 노래의 일절이다.
부들은 그 생김새가 남성적이고 연꽃의 잎은 여성스럽다는 것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 가까이 있으면 얼마나 정다운가.
그러나 나는 홀로 있으니 눈물만 흐른다고 그리운 마음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부들은 예로부터 시가(詩歌)에서 남성에 비유되곤 했다.
육상에서 소나무와 대나무를 남성에, 매화와 버들을 여성에 비유하는 것과 같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부들(蒲黃)은 맛이 달다.
생으로 먹으면 좋지 않고 볶아서 쓰면 몸에 이롭다"고 했다.
꽃가루는 양봉업자들에게 더할 수 없이 고마운 것이다.
부들의 꽃가루를 모아 꿀벌의 겨울 양식으로 주면 그만큼 사료가 절감된다.
부들의 이름은 암꽃 화서의 질감에서 따온 말이다.
부드럽다는 우리말에서 부들이 생성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부들, 부드리라고도 부른다.
이수광(李?光)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부들과 갈대, 창포를 같은 종류로 보고 있다.
"부들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수초(水草)로서 자리를 만들고,
하나는 포류(蒲柳)로서 화살대를 만든다. 또 하나는 창포(蒼蒲)이니 약으로 쓴다."고 했다.
화살대로 쓸 수 있는 것은 갈대이며, 창포는 지금도 약으로 쓴다.
돗자리를 짜는 수초가 바로 부들이다.
옛날에는 부들의 어린 싹을 나물로 먹었던 같다.
《본초(本草)》에는 "부들의 싹을 향포(香蒲) 또는 감포(甘蒲)라 한다.
이른봄에 나는 어린 싹을 씹으면 부드럽고 달착지근하다.
맛이 매우 좋아서 겉절이를 담가 먹고 젓갈에 찍어 먹는다"고 했다.
또 예로부터 소금에 절인 부들 싹을 포저(蒲?)라 하여 봄철 미각으로 즐겼다.
부들은 1년만에 거의 1.5∼2m까지 자란다. 따라서 수절 정화 능력이 있는 자원식물이다.
부들의 암꽃에서 씨가 완전히 익으면 솜털처럼 부풀어오른다.
이것을 모아 방석의 솜 대신 쓸 수 있다.
이규보(李圭報)는 그의 시에서,
"술을 마시고 함께 좋은 차까지 맛보며 / 부들방석(蒲團)에 앉으니 말이 필요 없네" 라고 했다.
부들방석은 솜방석보다 부드럽고 푹신했던 것 같다.
충주시 앙성면 용포천
부들과 갈대는 줄기로 발을 엮고 잎은 돗자리를 짜는 중요한 소재였음을 알 수 있다.
민초들의 삶이란 풀잎으로 짠 자리를 깔고 갈대 줄기로 지붕을 이는 소박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검소한 생활을 일컬어 부들로 자리를 짜고 삼으로 신발을 삼는다고 표현한 것 같다.
옛날에는 부들의 솜털을 거두어 병사들의 겨울 방한복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보인다.
서민들은 부들의 솜털을 모아 이불솜 대신 덮고,
부들솜을 넣은 누비옷을 입고 겨울의 혹한을 이겨내기도 했다.
부들의 꽃은 여름철 꽃꽂이 소재로 널리 쓰인다.
독특한 아름다움과 직선의 시원스런 멋을 살린 꽃꽂이 작품은
소재 자체가 현대적 감각을 지니고 있어 최근에 인기가 높다.
참고자료 : 네이버 지식 in
Daum
주머니속 풀꽃도감(이영도,정현도 출판사 :황소걸음)
첫댓글 부들의 모든것이군요! 깊은 공부 감사드립니다~~~!
부들 공부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갑니다~~~
가까운 곳에서 보면서 특이하다 생각만 했는데 확실히 배우고 갑니다...생소한 것을 깊이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부들 부들떨어서부들인것 같아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