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
수십년 동안 주민들이 이용해 오던 재강길이라는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재강길이 흑석뉴타운 6구역을 관통하게 되자, 시공사인 동부건설과 동작구청측은 재강길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길이 왜 중요하냐 하면
재강길 외에 서달로는 출퇴근 시간에 막히기로 유명합니다. 이 지역에 사시는 분은 아마 잘 아실 겁니다.
1번마을버스 운행길이면서, 고개 너머 상도동, 봉천동에서까지 차가 밀려들어 아침 출근길에 마을버스를 타고 서달로를 내려오려면 30~4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걸어다녀도 그 정도는 안걸리죠. 걸어다니고자 해도 인도는 좁은데 차들이 꼬리를 물고 내려와 위험하기 그지 없습니다. 게다가 작년부터는 흑석뉴타운 공사 때문에 아침 시간에 거대한 덤프트럭이 건축자재들을 싣고 서달로를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인근에 은로초등학교와 중대부중이 있는 통학로인데도 덤프트럭이 통학 시간에 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앤미 아파트와 동양아파트 주민들, 그리고 인근 주민들은 재강길을 이용해 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이 길을 이용했죠. 그나마 위험한 서달로보다는 약간 돌아가긴 해도 훨씬 나으니까요.
그런데 이 길을 일방적으로 폐쇄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뉴타운 공사 현장을 이 길이 관통하고 있어서 공사에 차질이 있는 것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도 이 길을 폐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그렇다면 대체할 수 있는 도로라도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래 글을 읽으면 알겠지만 동작구청과 동부건설은 이를 말도 안되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체도로를 만들 수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현장에 가보면 알겠지만 공사현장 바깥으로 길을 낼 수가 있습니다. 한평이라도 아깝다는 심보일까요?
그렇지만 그동안 철거 과정에서 있었던 석면 문제, 엄청난 먼지 문제, 아침시간의 교통 혼잡과 현장에서의 소음도 묵묵히 참아온 인근 주민들에게 그 정도의 요구는 아무것도 아닐텐데 건설 이익에 눈이 먼 건설사와 이에 빌붙은 동작구청은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양아파트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주민대책위가 만들어졌고, 저희도 작년에 우연히 주민들과 알게 되서 이 문제에 관여를 해왔던 것입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집값 올리기나 보상이 아닙니다. 다들 경제적으로 여유있으시기 때문에 경제적 이해 관계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하십니다. 단지 수십년 동안 이용해 오던 재강길이 대책없이 폐쇄되는 것을 반대하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입니다. 재강길이 폐쇄되서 이 주민들도 서달로를 이용하게 되면 서달로의 교통 혼잡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저도 밤 9시 30분쯤 유앤미 아파트 입구에서 건너편 1번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길을 건너는 게 겁이 난 적이 있습니다. 자동차들이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려와 길을 건널 틈을 도대체 잡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주민분들은 1월 19일부터 동작구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일 돌아가면서 1인 시위도 하고 있습니다. 부위원장님이 25일 동작구청을 만나기 위해 구청장실까지 갔다가 직원들이 달려들어 폭행하는 바람에 병원에 진단서를 끊어야 할 정도로 다치셨다고 합니다. 다친 것은 둘째치고 민원을 제기하러 온 주민을 이렇게 북어패듯이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작년에 철거 문제로 상도4동 주민들도 구청장실에 들어가려다 역시 직원들에게 맞은 적이 있죠.
주민들이 오기만 하면 철문 내리고, 엘리베이터 끊고.... 도대체 김우중은 뭐가 무서워서 주민들과 직접 만나는 것을 꺼릴까요?
아주 상습적입니다. 이제 임기 말이라고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입니다.
암튼 부위원장님은 그렇게 당한 후 진단서를 끊으려고 장승배기역 우리은행 건물에 있는 이규성 정형외과에 들렀다가 거기서도 어이없는 일을 당하셨다고 합니다. 즉 원장인 이규성이라는 작자가 부위원장님이 재강길 폐쇄 문제로 동작구청장 만나려고 갔다가 직원들에게 폭행당해서 진단서 끊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핏대를 올리며, 욕하더라는 겁니다. 구청이 할일이 얼마나 많은데 가서 데모하고 그러냐고, 전철연이니, 강기갑이니 다 나쁜 놈들이라고(강기갑이 거기에 왜 나옵니까?) 용산참사 일으킨 놈들도 다 나쁜 놈들이라고 펄펄 날뛰더라는 겁니다.
부위원장님이 자기는 철거민도 아니고 전철연도 아니라고 해도 듣지도 않고 구청편만 들더랍니다. 그러면서 진단을 거부하고 쫓아내다시피 했다는 겁니다.
부위원장님이 기가 막혀서 그날 저희에게 연락을 했고, 그래서 어제 있었던 흑석동 주민 집회에 저희도 참석해서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게 된 것입니다.
구청도 구청이지만 이규성이라는 사람도 문제가 많네요. 말하는 것으로 봐서 분명 한나라쪽인 거 같은데, 고석만씨한테 물어보니 이건 명백히 진료거부에 해당한다는데 의사의 본분까지 망각하며 게거품을 물고 앞으로 이용할 수도 있는 동네 주민들에게 폭언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갑니다.
어제 대책위 주민들 완전 열받으셨더군요. 다들 연세가 많으셔서 적극적으로 싸우기는 힘드시겠지만 저희도 도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도와서 동작구청의 버르장머리를 혼내주고, 의사 자격 없는 이규성을 규탄하고자 합니다.
아래 글은 현재 흑석동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재강길 폐쇄에 관한 주민대책위측의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