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일 첫째날
"평소 존경하는 신부님과 함께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교회에 앉아 목사님
의 설교를 듣고 있다. 갑자기 장면이 바뀌어 내가 벌거벗은 알몸으로 시
내를 걸어다닌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은 벌거벗은 내가 보이지 않는
지 무신경하게 걸어가고 있다. 한참을 그러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잔치가
벌어져 있다. 많은 음식들이 차려진 채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모여
떠들썩하다. 어머님은 어디 갔다 오냐며 빨리 들어와 음식을 들라 하신
다.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으려는 순간 어디선가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전화벨 소리가 계속 울려 잠에서 깨어나 받으니, 같이 가기로 한 선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늦잠을 자 늦을까봐 전화했단다. 이런 어딘가를 떠날
때는 밤새 뒤척이다 새벽 같이 일어나야 정상 아닌가. 남에 의지해서 깨
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금전의 꿈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기분이 온 몸을 감싼다.
아직도 잠에 취해있는 집사람과 두 아들에게 마음으로 인사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야 오늘의 생활을 위해 더 자야하겠지 마음먹고 집을 나서
니 새벽 공기가 상쾌하다.
인천의 택시회사들이 파업을 해 택시잡기가 쉽지 않다. 선배와 만나서
다시 택시를 잡고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인천공항은 말만 인천공항이지 인천에서 가는 것이 김포공항 가는 것보
다 더 번거롭고 멀다.
무려 40000원하는 택시비를 지불하고서야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가 제 일착이라 같이 가기로 한 일행은 아직 도착전이다. 롯데리아에
서 햄버거로 아침을 때우고 약속장소로 가니 일행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 두 명, 이들의 책임자로 온 노처녀 한 명, 그리
고 장가간 남자 6명
총 9명의 일행이 다 모였다. 출국신고서와 이것저것 서류작성을 하고 중
국동북항공사로 예매했다 비행기 사고가 많아 불안하다는 여론에 대한항
공으로 급히 예약한 예매표를 탑승표로 바꾸고 탑승장 안으로 들어가니
출국심사대가 기다린다. 월드컵으로 엄격해진 짐 검사대를 맨발로 통과하
니 면세점의 상품들이 여행객의 호주머니를 유혹한다. 인터넷 서비스하
는 곳으로 가 카페 식구들에게 출국 신고를 하고, 흡연실에서 인생의 마
지막 담배를 피우는 사람처럼 줄담배를 피운다.
10시 10분 일행을 태운 인천발 심양행 대한항공 KE131편은 가볍게 대지
를 날아올라
황해로 기수를 돌린다. 주변에 보이는 강화도나 신불도 등이 눈에서 사라
질 때쯤 비행기는 고도를 높여 황해바다를 날고 있다. 1시간쯤 날았을까
저멀리 보이는 땅은 분명 발해만을 끼고 있는 대련 지방이다. 이제부터
중국 내륙으로 들어간다. 비행기는 계속 서북쪽으로 날아 심양을 향한
다. 밑으로는 산과 구릉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평야가 보인다. 이제 20분
만 더 가면 심양이다. 중국 동북 삼성-길림성, 흑룡강성, 요녕성-중의 요
녕성의 성도인 심양은 인구 400만의 중국 5대 도시이며 분지에 형성된
도시이다. 한참을 날아도 평지가 널게 펼쳐져 있고 산이 아득하게 보이
는 이곳이 분지라니 대륙적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실감이 난다.
11시 45분에 한 때는 고구려의 영토였던 심양에 드디어 도착했다. 북경시
간으로 시계를 바로잡아 10시 45분이다. 10시 10분에 출발하여 10시 45분
에 도착하다니 사고의 절대성과 상대성을 생각하게 한다.
카페 게시글
이웃문화권답사기
꿈 그리고 출발(해몽 부탁해요)
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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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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