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20주년 부국문화재단 공동주최…28일부터 국립광주 박물관
대표작 38점·화구·친필서간 등 선보여
광주가 낳은 근대 서양화단의 거목이자 한국적 인상주의 화풍의 개척자로 불리는 오지호(吳之湖·1905~1982) 화백의 작고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가 26일부터 8월31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린다.
박물관(관장 이원복)과 부국문화재단(이사장 남상규)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빛을 그린 화가 오지호’ 특별전에는 20년대부터 80년대초까지 그려진 오 화백의 대표작 38점이 선보일 예정.
‘남향집’ ‘항구’ ‘무등산’ 등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이번 전시 작품들에서 독자적인 인상주의 기법으로 한국의 풍광과 우리 민족의 따스한 감성을 표현한 오지호의 작품세계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시 기획자측은 말했다.
전시에는 또 오 화백이 생전에 사용했던 이젤·붓·파레트 등 화구들과 친필 서간 등이 함께 전시된다. 이들 전시품은 전시실 안에 지산동 초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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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실을 재현한 ‘화가의 방’에서 관람객들을 만나게 된다.
전남 화순 동복에서 태어나 동경미술학교에서 공부한 오 화백은 조선대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서구의 인상주의를 단순히 기법적으로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자연을 밝고 명쾌한 독자적 화풍으로 해석,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박물관장은 “선생은 그림 뿐 아니라 국·한문 병용 주장 등을 통해 올곧은 정신을 보여준 예술가상의 전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또 국립박물관에서는 처음 열리는 서양화 전시회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송의정(44) 학예관은 “박물관이 문을 활짝 열어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뜻을 담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시를 함께 주최한 부국문화재단은 예술창작 지원·연구·기획 등을 목표로 지난 2000년 설립됐다. 2001년에는 아산 조방원 화백 화집 발간을 지원했으며, 지난해에는 ‘완당과 완당바람전’을 열었다.
남 이사장은 “작고 20년이 되도록 선생의 업적과 뜻을 기리고 계승하는 기념관이나 규모 있는 전시회가 마련되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이번 전시가 선생의 예술적 성취 뿐 아니라 특유의 예술철학과 한글전용반대운동 등 지식인으로서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준비과정에서 당초 전시 도록 첫머리에 실었던 논문 내용과 이를 잘못 소개한 일부 언론의 보도 등을 둘러싸고 오 화백의 가족 측과 전시기획자 측의 이견으로 한때 전시가 무산될 위기를 맞는 등 진통을 겪었으나, 도록을 폐기하는 등의 조건으로 전시회가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전시기념 강연회도 열린다. 31일에는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학예연구실장이 ‘오지호 작가론’을, 8월 1일(이상 오후2시)에는 조규일 백민미술관장이 ‘나의 스승 오지호’를 주제로 각각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