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문학기행= 2005-04-05 10:21:00
(5년전에 알럽에서 쓴거 이제 보니 새삼스럽네요! 같이 한 번 되새겨 보실래요?)
내 마음의 램프에 불이 켜지기 시작한건 방송대 국문과에 문을 두드린 그 순간 부터이다.
그 에너지는 우리 학우들의 아름다운 눈빛들이 모여서 밝힌다.
배움에 목말라 하는 눈빛
나누어 주고파 안달하는 눈빛들,,,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챙겨 주고 보듬어 주려하는 우리가 또 한 번의 기적을 이루려
고창 문학기행이라는 타이틀을 가슴에 달고 밤잠 설쳐가며 모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다”는 말은 빈 말이 되어 버린 이번 문학기행!
제일 먼저 찾아간 신재효 판소리 전문박물관.
신재효 고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학우가 고창군청 문화관광과에서 근무하면서 방송대 국문과 4학년 유 영 란님 이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당참이 묻어나고 역사에 박식함이 우리를 매료 시켰다.
얼마나 고마운지,,, 이번 문학기행에서 가장 공헌 사람 중에 한사람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고 잊혀 지지 않는 고창이 될 것 같다.
봄 날씨 치고는 너무 쌀쌀한 바람이 살 속으로 스며들어 움츠리고 돌아 다녔지만 비가 안와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 가지라도 더 기억하려고 오늘의 가이드 유 영 란님을 졸졸 따라 다니는 우리 ,,,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학우, 몸살이 나서 불편해도 동참한 학우, 졸업을 했지만 기꺼이 나오신 선배님들 그 모습들이 어쩌면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던지,,, 판소리만큼이나 내 가슴을 울린다.
판소리 6마당 중 가루지기타령( 변강쇠타령)의 유래를 들으며 일생을 판소리에 열정을 바친 신재효의 공적에 탄복을 금 할 수가 없었다. 판소리 박물관 바로 옆으로 고창읍성(모양성)이 병풍처럼 쳐져 있었는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고 여자들이 쌓았다는 전설에서 조선시대 여성으로 돌아가 성 쌓는 모습이며 치성 드리는 여인으로 나를 연상 시켜본다.
성벽이 거의 자연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쌓은 모양이 모두들 과학적인 지혜로 이루어져 전쟁 때는 방어요새로 평화 시에는 군사들의 훈련장으로 쓰였을 읍성 안에 동헌과 객사 관아 건물들을 둘러보면서 다음에 나뭇잎 나고 초록빛이 짙어 질 때 꼭 한번 가족들과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날에 몸을 녹 혀 준 건 역시 따뜻한 점심 밥상이었다.
추진하신 학우님들의 각별한 배려로 엉덩이를 데워주는 구둘 목이 있는 방에서 김치찌개며 청국장이 목으로 꿀꺽 넘어 가는 소리는 아직도 들리는 듯하다.
시장 끼의 반찬을 더 보태어 꿀맛으로 밥 먹은 다음,,, 찾은 곳이 미당 서정주님의 시 문학관이다.
‘국화 옆에서’,,,를 되 외우며 그 님의 발 자욱 마다에 배여 있는 유품,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시선집도 한권 구입했다.
이번에 중간고사 과제물 유형에 서정주님의 시세계를 작성하는데 도 움이 될 거라 생각 하고 열심히 살핀 시문학관은 그의 고향 마을에 있는 폐교된 학교에 조용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미당의 주옥같은 작품을 낳게 한 ‘질마재’ 마을에 생가는 초가집으로 아담하게 그림처럼 앉아 있었는데 시문학관에서 이웃집 가는 거리만큼 떨어져 있었다.
바쁜 일정에서 아쉽지만 오래 머물 수 없는 터라 단체 기념 사진,,,"김치" 하고 촬영도 했다.
그리고는 청 보리밭으로 달렸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길을 ,,,
남의 보리밭으로 질러 다니다가 책 보따리 보리 밭 주인한테 뺏겨 두 손 싹 싹 빌었던 보리밭의 추억을 아련히 떠 올리는 시간이다.
몇 만평이라도 될 것 같은 넓은 보리밭,,,어디선들 보리밭 구경이야 아직 할 수 있을 테지만
그렇게 넓게 조성된 곳이라 더욱 구미가 당기는 것이리라,,,
넘실거리는 푸른 융단위에서 앉았다가 섰다가 누웠다가,,, 온갖 자태로 추억 남기기에 여념이 없는,,,
이 시간만큼은 초등학생 시절 소풍 온 기분이어라!
고창에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 매김한 청 보리밭의 축제가 영원하길,,,
선운사!
노래도 있고 서정주님의 시,,,‘선운사 동구’에서도 그렸듯이 그 사찰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함성이 절로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의 본사. 티비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로 유명해서가 아니더라도 그냥 눈에 들어오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많은 사찰을 다녀 보지만 그렇게 아늑하게 느껴진 기억이 없다.
가이드에 의하면 만세루에 아름드리 기둥이 사리 나무라고,,,
건물 구조와 양식을 꼼꼼히 설명 들으니 선조들의 지혜에 다시 한 번 감탄이 나온다.
주요 문화재 보물 제 279호인 금동보살좌상, 보물 제280호인 지장보살좌상은 선운사 파란 만장했던,,,
창건과 페사, 중수했던 역사를 말해 주고 보물 제 290호로 대웅전 앞 석탑이 남아 백일홍 나무와 사계절의 운치를 더 하고 있었다.
선운사 동백꽃숲.
군락을 이루며 푸른 병풍처럼 드리워진 천연기념물 184라.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이 많이도 달려서 어느 날인가 아름답게 피었다가 슬픈 전설과 애잔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고 말 테지,,,
선운사 주변과 동백꽃 숲 그늘에 늘려 있는 '꽃무릇'약효( 해충약)서로를 그리는 사무친 한이 서려있다는 '상사화' 꽃말에 왜 이리 가슴이 시리는지,,,
남 몰래 먼저 피어 떨어진 몇 개의 동백 꽃송이를 손바닥에 꼭 쥐고 선운사를 내려오면서 계절 마다 다시 찾아와 선운사 사계(四季 )경관을 누리고픈 마음 굴뚝 같았다.
입구에서 길게 내려오니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넓은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감히 선운사를 찾는 인파를 상상 할 수 있겠다. 해가 서산으로 가물가물 지는데 또 온 김에 들리고픈 곳이 있다 해서 관광버스 아저씨를 졸라서 찾아 간 곳,,,
고창읍 죽림리와 아산면 상갑리 일대의 매산 마을 중심으로 동서에 걸쳐 청동기 시대에 족장의 가족묘역,,,
북방식, 남방식, 무지석등 고인돌의 형식을 포괄하고 상석의 크기 또한 소형 석곽인 개석부터 거석까지 있어 동북아시아의 고인돌 변천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하니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전북 고창~! 참 생소하게 들렸던 지명 이었지만 이번에 문학 기행을 통해서 알게 된 곳~
동학 농민혁명 발상지였다는 역사 앞에서 다시 한 번 고창을,,,
머리에,,, 마음에 담았고 이번 문학 기행은 영원히 우리들 국문과 학우들 가슴에서 빛나는 램프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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