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였던가? 산속으로 들어오면서 몇번 남의 일을
도와주거나 품삯받은 일은 있었으나 말로만 듣던
인력사무소에 나가 건축으로 등록하고 새벽5시에
알람맞춰 추운 아침 영주까지 나가는 일이 고역스럽고 곤혹스러웠다
땅이 풀릴 때까지 책만 들여다볼 수 없겠고
그래 나가보자한게 지금 껏 이어져 오고 있다
6시쯤 도착하는데 사람들은 이미 와서 깡통난로에
불을 피우고 삼삼오오 그들만의 언어?로 나누는데
생경하고 꼭 못올 곳에 온듯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건축일거리 기다리다 허탕치느니 다른 일이라도
해보자하여 토목일이 많았고 농로 수로관등
일을하면 집으로 오면 파김치였다
한번은 영주댐공사장서 철근일을 나가게 되어
그날 팔이 빠지는 것처럼 어지간해도 엄살없는
내가 오죽함 뼈빠졌다고 현장소장에게 항의조로
일당을 더 계산해야한다하여 실랑이를 벌여겠는가?
결국 3만원을 더 받아 같이 온 사람에게 담부턴
일이 다르고 힘들면 처음부터 따져야한다고
가만있음 바보되기 딱이고 다음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니 자신이 당당하기를 바란다하고서
그날 이후 같이 현장서 만난적이 없었다
매일마다 혼자 나가게 되거나 안면부지의 사람들과
일을 나가 하는 지라 쉽게 표현하자면 인간시장이다
새벽시장인 용역 말로만 듣던 시장에서 톡톡히
공부하게될 줄이야..
아래 집 형님,이미 고인이지만 간간이 나가는 일이
용역시장이었구나를 알게되었지만 목수였던
형님이 왜 수수료 줘가며 용역사무실에 나가게된
이유가 매일 나가는 게 아닌 필요시에 나가다보니
그에 맞는 일이 있음 일을 하는 것이고 없음 공치는
일이란 것도 이제 알게 되었다
매일 사무소에 나간들 일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
공치고 돌아오는 사람도 많음을 지나고 나서 알게
되어 이 일도 경쟁이 치열하구나 싶다
그간 딱 하루 공친 날이 있었는 데,기분이 뭐랄까?
비애스럽고 이런 일에서도 밀려났다는 패배감이
온 종일 비집고 들어왔다
후일에 알게된 일이나 그날은 몸이 피곤하여 사무소에
6시 조금넘은 것이 소장이 밉게 보아 뺀 것이다
일찍 나오는 사림들은 5시이니 생리를 모른 나로선
7시부터 현장서 일을 하니 나름대로 시간계산한 것이
착오였구나
또 말썽피우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않음 사장이거나
소장들이 사무소 소장에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어
매일 도장찍어도 공치게되는 경우에 해당된다
아침마다 그들과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대부분
혼자만 나가는 일이었고 어쩌다 서너명이 나가는 것은
큰 공사장이고 혼자는 개인면허만으로 조그만 면공사
일때란 것,바닥이 조그만 시다 보니 개인이 하는 업체가 수두록이다
본업인지 뭔지 참!
열심이 나가고 열심하다보니 우연찮게 흙집도
걸리고 또 구들도 놓아주는 일도 만나게되어
경험도 더 쌓게되고 일당도 배로 버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그러다 젊은 소장과 만나게 되었다
지금의 풍기에서 하는 모텔공사로 5층짜리
300평 규모의 조그만 읍으로선 크다할 수있다
일을하는 모습에 내일도 나와달란 말을 듣게되고
다음 날 일마친 후 그러하던 것이 40여일이 넘게
되었다
이 계통에선 전무하다할 장기일이기에 목수팀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듯하고 처음엔 쥐?잡듯 하는
그들도 이젠 대놓고 얘기못하고 부탁을 하는 처지로
바뀌게 되었다
4월말 사장이 저녁이나 같이하자하여 소장과 같이
자리를 하여 마침 그만두려하던 참이다
다른사람구하라 하니 사장이나 소장얼굴은
왜?하는 표정이다
농사시기도 되었고 사장스타일과 내 스타일이
상반되어 부딪히니 그것도 스트레스다
그리하니 그만두는 것이 낫겠다
한 동안 침묵에서 그럼 나같은 사람 데려놓고서
그만 두던지 아님 농사일을 매일 바쁜 게 아니니
3-4일은 나와달라한다
날 생각해주는 맘은 고마우나 앞서 말했 듯이
일하는 스타일땜에 그러는 것이니 양해해달라해도
안된다
그럼 다음부턴 내가하는 일에터치하지 않고
되도록 이 현장엔 소장에게 맡기고 영주현장에
가있을테니 그만두지 말라한다
나보다 열심히하는 사람도 많고 힘도 배로 쓰는
사람도 있으니 굳이 왜 날 붙잡으려하느냐?
이유는 그간 지켜보는 바,10여년 넘게 공사를 해보았지만,20여일만에 현장돌아가는 것,
다음 공정에 준비하는 것,그리고 한번도 쉬는 모습이
눈에 띄지않고 항상 자기 일처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또 원한다면 직원으로 등재하려던 참이었고
소장에게 운을 띄었다고 한다
고마운 말이나 사실 소백자락에 12년 묻히다
지난 3월에 용역일을 나왔다
그리 오래할 것도 아니었는데 하다보니 있는 동안
현장경험이 짧은 젊은소장에게 정이 가 조금이나마
뒷받침할려한 것이 이리 되었다
말나온 김에 내가 좀 까칠한 면이 있다
일당일을 하는 내가 사장에게 대놓고 내 스타일과
틀리다고 대놓고 얘기하는 내가 우습지않는가?
또 사장이 시키는대로 일하고 일당받아갈 사람이
적반하장 아니겠는가?
좀 주제넘는다는 것 나도 잘안다
그렇다하여 내 자존감까진 버리지 않는다
그런 나를 왜 굳이 사장이 되어서 부탁하는가?
집사람에게 다녀오고 나오겠으나 며칠이나
될지 모르니 일단 다른 사람 알아보고
꼭 날보고 구하란담 생각해둔 사람있으니
그 사람에게 의향을 물어보겠다
그러던 것이 지금까지 이러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항상 두사람씩 용역을 불러
내 일을 편하다할까?
같이 용역하던 사람들이 나를 보고 어쩐 일이냐?
의아한 표정이다
사실 그런사람들에게 모지게 일을 시킬 자신이 없다
내가 겪어보지 않았던가?
현장마다 일이 다르지만 힘들다
더구나 사정은 제각각이나 별반 다를 게 무에 있겠는가?
그렇다고 넘 편하게 일을 시키자면 그날 물량에
착오가 생기게되고 다음 날 공정도 차질이 온다
그들에게 항상 하는 말은 몸다치지 말고 오늘 일은
여기까지 이니 힘들면 내 눈치나 소장눈치보지말고
할일만 마쳐달라 그 뿐이다
그중에 중국의 한족인 사람 두명중 한명은 일을
안한다
슬금슬금 눈치보고 일을 시키면 말을 못알아 듣는척?
한다
그걸 모르겠는가?
소장에게 두 사람중 일을 한 사람과 뺀질거린 사람
에게 주어진 일당중 한 사람에게 더 쥐어주라고
보는데서 돈을 주면 그제서야 깨우치는 이도 있다
이들에게 돈 만원의 가치는 크다
일당일을 하는 사람들은 좋은 날은 1-2만원
더 받는 일을 나간다는 것,보통사람은 그까짓 것,
무시하지만 한편으론 그들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소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