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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대 중문학과 포항시 학생회 원문보기 글쓴이: 탁영준(03학번)
아침일찍 계곡물소리에 깨어났다.
새벽풍경을 어떨까 하는생각에 새집 지은 머리를 모자로 눌러쓰고
밖으로 나와 동네뒷편의 댐으로 향했다.
--댐이 크지는 않았으나 새벽전경은 평화로웠다.---
---아열대지방이라서 인지 달팽이가 엄청크다.--
밍탄쉐이구(明潭水庫) 중국사람들은 댐을 水庫라 부른다.
물창고 표현이 참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며 안개낀 댐주위를 돌았다.
댐은 자그마했으나 아침 안개가 한치 운치를 더하였다.
높은곳에서 내려다 보는 츠정은 더욱 평온해보였고 아름답게 보였다.
---댐에서 내려다본 츠청마을-- 앞쪽에 보이는것이 삥랑나무----
숙소로 돌아와 07:10분에 떠나는 기차를 타기위해 서둘렀다.
어제 그렇게 짙던 르위에탄의 안개가 혹시나 걷혀
풍광이 어제와 다를까 싶어 다시 가보기로 했다.
--하루 머물렀던 민박집--
--츠청 꼬마열차--
--이모집 시아오츠--
어차피 다시 언제 올지 모르니 안보고 가면 후회할 것 같았다.
계산상으로 르위에탄을 갔다와서 아리산으로 가는일정은 어렵게 보이지 않았다.
지지시엔(集集線)의 종착역인 츠청을 출발한 3량의 꼬마기차는 5분만에 쉐이리에 도착했다.
르위에탄으로 가는 버스는 매정시에 있어서 8시차를 타야하는데
시간여유가 좀있어서 아침요기도 할 겸 포장마차형식의 가게 들어갔다.
-- 쉐이리읍내--
--40월짜리 밥상--
自助餐이란 간판이 크게 보인다.
부페라는 뜻인데 반찬 20여가지를 펼쳐놓고
필요한 것을 가리키면 접시에 들어주는 형식이다.
반찬두개 밥한그릇,탕한그릇을 골랐더니 40원이다.
우리나라돈으로 16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
황후의 찬은 아니지만 나그네 에게는 걸인의 찬도 아니었다.
바로옆 페밀리 마트에 들러서 물한병과 커피한병을 샀더니 60원이다..ㅋㅋ 이런
르위에탄 여행객안내센타는 두곳이다
한 곳은 어제 배를 내렸던 선착장이 있는 쉐이스(水社)이고
한 곳은 지금 내가 가려하는 시앙산(向山)이란 곳이다.
쉐이스는 호텔과 위락시설로 번잡한 곳이다
그 반대로 시앙산은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곳에 지어졌다.
8시에 차를 타고 도착한 시앙산은 조용했다.
어제보다 옅어진 안개는 나름 운치가 있었지만 여행객은 나 혼자인 것 같았다.
지도를 보고 호수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뿌연날씨는 내 눈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오른쪽 산정상에 있는것이 자은탑 --
-쉐이스가 보인다.--
--자전거 산책로인데 오래동안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것 같다.--
--르위에탄--어제보다 스모그가 걷혔으나 여전히 시계가 좋지 못하다.--
쉐이리에서 지지선을 10:21분 차를 타려면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40여분을 호수 주위에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걸었다.
사람들이 통행이 많지 않다는 것은 보도블럭사이로 난 잡초들이 말해주고 있었다.
풍광은 보문호수 외곽지를 걷는것과 별다를 바 없었다.
50여분을 걸었는데 여전히 길은 호수를 따라 이어져 있었다.
내가 가려한 현광사는
여전히 5.9km를 더가야 한다는 이정표가 다리에 힘을 일순간 빼버렸다.
5.9km면 족히 한시간 반은 더 가야 하는데 나에게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없었다.
토우스(頭社) 1km 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와 무작정 접어 들었다.
지도에서 쉐이리에서 르위에탄으로 오는 길목에 토우스 라는 마을을 본듯했다.
마침 전망대가 있어서 토우스라는 마을을 한눈에 볼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토우스마을--
---천지가 삥랑나무다--
높은곳에서 본 토우스라는 마을은 삥랑나무 숲속에 만들어진 동네같다.
평화스러워보이면서 아담해 보이는 동네였고
산,들, 집내부까지 목초지는 모두 삥랑나무가 심어져 있는듯했다.
--삥랑 나무숲--
--나무에 달려 있는 삥랑--
큰 길에 이르니 어울리지 않게 커피전문점이 보인다.
땀도 식힐 겸 들어가 호사스럽게 우리나라 돈으로 4000원쯤하는 커피를 시켰다.
아무래도 10시 20분 기차는 타기 힘들 것 같았다.
그 다음 기차는 11시30분에 있으니 시간이 좀난다.
커피숖 주인이 시간이 좀 되면 가까이에 생태공원이 있으니
한번 둘러보라고 권한다.
작은댐인데 댐까지 이르는 길을 생태공원산책로를 만들어 두었나보다.
아마도 타이완에서 가장 작은 댐일것이라며 웃는 주인장을 뒤로하고 베낭을 메고 나섰다.
시간은 9시50분을 가르키고 있었지만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생태공원답게 아름다운 꽃길이 좌우로 이어져 있었다.
바람에 날려오는 꽃향기는 후더지근한 날씨를 견디게해주었다.
10여분이 지나 댐에 도착했다.
작고 아담한 댐에는 별장으로 사용하기 좋을법한 목조건물 다섯채가
위치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삥랑숲들과 어울려 풍광또한 아름다웠다.
관리인인듯한 분이 다가와 인사를한다.
한국을 다녀간적이 있다며 명함을 선뜻건네며
11:40분에 교대를 하는데
아리산까지 같이 가줄수 있다며 친절을 베풀었지만 나는 혼자가 좋았다.
다음에 가족이 함께 오면 방을 내어줄수있다며 꼭 한번 다시 오라한다
발길을 서둘렀다.
오늘은 어떻게 하던지 아리산으로 가야했다.
10:40분에 토우스를 출발하여 쉐이리에 도착하니 시간여유가 좀있다.
가까운 시장으로 향했다.
어디든 시장은 사람사는 냄새가 가장 많이나는 곳이다.
더욱이 여행객에게는 간단하게 요기도 할수있고 볼것도 있어서 즐겨 가는 편이다.
사람사는 곳은 어디든 똑 같듯이 시장도 어느곳이나 비슷한것 같다.
코흘리게들의 징징거림이나
손님의 눈길을 끌기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가게주인들의 눈물겨운 노력이나.
그래서 더더욱 정겨운지 모른다.
약밥이랑 과일을 사들고 쉐이리 역으로 갔다.
지아이에 간다고하니 지지선을 타고
얼쉐이 역에서내려 플랫홈을 바꾸지 말고 또우스(斗社)가는 기차를 갈아타고
또우스에서 다시 지아이로 가는 기차를 타면된다고 일러준다.
돌아서는 나에게 역무원이 안심이 안되던지
마침 또우스로 간다는 청년을 소개해준다.
삥랑을 많이 먹은탓인지 이빨에는 붉은끼가 있고
오른쪽 팔뚝에는 문신도 얼핏보인다. 어림잡아 20대 초중반쯤 되는듯하다.
프로그래머라고 자기를 소개하고
자기 아버지는 타이쭝에서 여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한번 와 본적이 있다는 청년은 걱정하지 말라며 자기가 책임지고
또우스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삥랑먹는 것을 좋아하냐고 물으니 아니라며 설레발을 치는 것으로보아
타이완 사사람들 삥랑먹는 것이 몸에 좋지 않는것이거나 아니면
그 행위자체가 나쁜행동이나쁜행동이라 치부하는 것 같았다.
기차를 기다려 지지선을 탔다.
1시간여를 열대 우림을 달렸다.
꼬마열차는 마침 졸업여행을 온 초등학생들로 발디딜 틈도 없었고
그들의 재잘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했다.
지지역에서 초등학생들이 모두내렸다.
아무래도 우창궁으로 가려나 보다.
우창궁은 돌아오는길에 시간이 되면 둘러볼 생각이다.
원시림을 통과한 꼬마열차는 얼쉐이역에 도착했다.
조금 기다려 또우스로가는 기차를 받아 탔다.
차안에서 윗옷을 벗어 문신을보여주며 어떠냐는 철없는 몸짓과
삥랑을 먹더니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외국인에 대한 배려심은 변함이 없었다.
--우리돈으로 2000원정도하는 삥랑--박스에 chinese chewing gum 이라고 적혀있다.--
-- 프로그래머라고 소개하던 젊은 청년---
--또우류에서 지아이로 가는 차를 갈아타야 한다.----
나더러 먹어 보라며 권하는데 습관이 될까 두렵다고하니
그럴리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가 건네준 삥랑은 담배처럼 케이스에 담겨져 있고
chinese chewing gum 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또우스에 내려 지아이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청년과 헤어지고
지아이로 가는 기차를 혼자 탔다.
자이이까지는 약 20여분이 걸려 13:30분에 도착했다.
다행히 아리산으로 가는 차는 늦지 않았다.
지아이역 바로 앞에서 아리산으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원래 지아이역에서 아리산역으로 가는 산림철도가 있었으나
몇 년전 쯤에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유실되었고 아직 복구가 되지 않고 있다고했다.
아쉽지만 버스로 갈수 밖에 없었다.
2시간여를 달린 25인승 버스는 아리산 중턱에 산사태가 난 지점에서 멈춰섰다.
1시간에 20분만 차량을 통행시키고 나머지 시간은 복구를 하는 모양이다.
2~3년 전에 일어난 산사태를 아직도 복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 했으나
내려서 본 풍경은 산사태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였다.
차창 밖은 비가 내리기시작했다.
2000m가 넘는 고봉들이 비에 젖고 운무에 젖어 흐느적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타이페이역에서 예약한 천주당(성당)을 아느냐고 옆에 있는 아가씨에게 물었더니
버스안이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천주당이 두개 있는데 어디 있는 천주당인줄 모르는 것이었다.
버스안의 승객들이 다 저마다 한마디씩하는 바람에 버스안은 시장통이 되어버렸다.
이것 또한 친절이겠지?ㅋㅋ
내가 보여준 전화번호로 전화하여 매표소 입구에서 내리라고 일러준다.
입장권을 사고 바로 아래쪽에 천주당이 있었다.
방 하나에 400원(16000원)이라는 청년신부의 목소리는
그저께 전화속에서의 낮은 중저음의 멋진 목소리였다.
방이 별로 마음에 내키지 않고 여행안내센터에서 먼저 좀 알아보고 결정한다고 하고
천주당을 나왔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으나 빗줄기는 그렇게 굵지 않았다.
안내데스크는 멀지 않은곳에 있었다.
원래 아리산역에서 산 정상인 쮸산(祝山)까지 가는 열차가 있는데
운행하지 않은지 6개월이 좀 지났고
요즘 날씨가 매일 이래서 오전에는 많이 흐렸다가 오후에는 반드시 비가온다고 한다.
쮸산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일출을 볼수 있을지 장담은 못한다고 하며
돌아가는 막차가 17:10분에 있으니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알려준다.
시계는 17:00를 가르키고 있었다.
타이완의 최고봉인 위산(玉山,3952m)을 포함한 18봉우리를 총칭하여 아리산으로 부르는데
일출과 산림철도로 유명한곳이다.
이 철도 구간에는 50여개의 터널과 77개의 다리를 통과하는데 기차안에서
웅장한 산림경관을 감상할수 있는 것이 가장큰 특징이다.
쭈산에서 바라보는 장엄한 일출은 타이완8경에 속한다.
가장 사람들이 많을때가 벚꽃이 피는 시기인데
타이완사람들은 아리산 전지역을 벚꽃의 수도라고 부른다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일출을 보기위해서 쮸산을 찾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성수기가 아닌 모양이다
르위에탄에서 일몰을 보고 아리산에서 일출을 보려했던 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는듯했다.
깊은 산속이고 어둠도 내리는 통에 길이 잘보일지 걱정이 앞섰지만
그래도 쮸산을 가고 싶어서 길도 알아둘 겸 베낭을 메고 나섰다.
어둑어둑해지는 산길을,
안개가 발아래로 낮게 드리운 길을 ,
부슬부슬 비 내리는 길을 걷자니 운치가 좋다.
관광객들이 모두 돌아가서 인지 길에는 인적이 없다.
발자국소리만 귓가를 울린다.
30여분을 걸어서 아리산 삔관(호텔)에 도착했다.
안개에 휩싸인 삔관은 흡사 꿈속에서 보는 건물같았다.
다시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7만원정도하는 가격에 방을 하나 얻었다.
아침을 포함한 가격이니 그런대로 괜찮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았다.
오늘 있었던 일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간다.
화련에서 태로각도 산사태로 보지 못했고,
르위에탄의 일몰도 가스로 인해 보지 못했고 ,
그래서 르위에탄을 다시 갔고
일정과 상관없이 토우스라는 마을을 들렀고
차시간을 맞출수없어서 다시 토우스쉐이구(頭社水庫)에 들렀다
그리고 아리산에 도착한 내내 비가 내리고 있으니
내일아침 일출은 커녕 아리산 주변도 돌아볼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이따윈 중요하지않다.
중요한것은
지금 이 곳에 내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