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를 슬로건으로
새로운 삶 만들기 5주간 교육, 75개국서 42만명 수료생 배출
이론· 지식 아닌 삶의 숙제 완성해 나가는 아버지들
아버지학교 과정의 하이라이트인 세족식 장면. 아버지학교 제공
각종 사회문제가 가정에서 비롯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존재감이 흐릿해져 갈 때, 아버지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아버지가 부재한 가정에 아버지를 되돌려 주고자 28년을 한결같이 달려온 사회운동단체가 있다. 바로 두란노 아버지학교다. 두란노 아버지학교(이하 아버지학교)는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라는 슬로건으로 1995년 10월 서울 두란노서원에서 시작되었다. 본래 ‘두란노 서원’은 신약성서에 나오는 명칭으로 초대교회 때 사도바울이 성경을 가르치던 곳인데 고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가 이를 본떠서 설립한 것이다.
(사)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이사장 최성완)는 이사회와 사무국, 비전위원회, R&D센터, 국내 74개 지부와 해외 8개 본부를 두고 지금까지 75개국 302개 도시에서 42만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야구스타 이만수 선수, 아나운서 출신 이인용 삼성전자 대외협력팀 사장, 원희룡 국토개발부장관, 오명 전 부총리 등 유명인들도 아버지학교를 거쳐 갔다.
아버지학교를 통해, 단 5주 만에 사람이 바뀌어 돌아온다고 해서 아버지학교는 ‘5주의 기적’이라 불리기도 한다. 변화된 아버지의 모습에 자녀가 놀라고 아내가 감동하고 이웃이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 아버지학교의 핵심 커리큘럼
아버지학교는 대개 다섯 번의 토요일 만남으로 진행된다. 저마다 다른 성장 배경을 지닌 남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좋은 아버지, 존경받는 남편이 되기 위해 유익한 강의를 듣고 서로의 삶을 나눈다.
1주 차 만남에서는 ‘아버지의 영향력’이란 주제로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력과 자신이 아버지로서 자녀들에게 끼치고 있는 영향력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가계에 흐르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끊고, 좋은 영향력은 계속 유지하고 계승시키도록 격려한다.
2주 차엔 ‘아버지의 남성’이란 주제를 내걸고, 왜곡된 남성 문화를 짚어보고 이 시대 진정한 남성성의 회복은 아내와 사랑으로 연합할 때 이뤄진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태우기 예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죄를 단절하고 새 삶을 살 것을 서약한다.
3주 차 ‘아버지의 사명’에서는 아버지는 자녀에게 삶의 지표가 되고 자부심이 되는 중대한 사명이 있음을 깨닫게 해 아버지와 자녀가 하나 됨을 이루도록 강조하며 하루에 한 번씩 자녀를 축복하도록 가르친다.
4주 차 주제는 ‘아버지의 영성’이다. 아버지는 하나님이 가정에 하나님의 대리자로 세워 주신 영적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있음을 자각시킨다. 아버지는 맡겨준 자녀를 하나님이 기뻐하는 경건한 자녀로 양육해야 권리와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마지막 5주 차는 ‘아버지와 가정’이라는 제목으로 가족을 초대해 수업을 진행하는 날이다. 가족들은 아버지학교를 수료하는 아버지들을 격려하고, 아버지들은 가족들 앞에서 섬김의 삶을 살기로 결단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버지학교는 매시간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다섯 차례의 만남을 통해 동기생들은 마음속에만 가둬뒀던 가족사나 개인사를 함께 공유하는 사이가 된다.
과정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 진행되는 세족식이다. 남편들은 아내가 앉아 있는 의자 앞에 무릎을 꿇고 그동안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사랑한다’,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과 함께 아내의 발을 씻겨준다. 남편은 참회와 용서를 구하는 눈물을, 아내는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아버지학교의 특징은 단순히 이론과 지식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과제와 나눔을 통해 배운 내용들을 바로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게 한다는 것이다. 매주 아내에게 편지쓰기 등 여러 가지 숙제가 주어지며 일주일 동안의 삶 속에서 숙제를 완성한 후 수업에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