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에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같은 화가마을이 들어선다.
구례군은 4일 “광의면 온당리 당동마을에 화가 31명이 입주하는 화가마을을 2011년 완공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가마을에는 8만5천950㎡(2만6천여평)의 부지에 창작과 거주 기능을 갖춘 31동의 작업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구례군은 예산 26억원을 들여 주차장,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을 조성하고, 부지 구입과 작업실 건립은 화가들이 개인 부담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김태호, 박기웅 교수, 박수미(화가), 이희삼(사진), 유경희(큐레이터)씨 등 예술인 31명이 입주를 신청했다.
홍익대 미술대학 학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김 교수는 캔버스 위에 스무 가지 이상의 색을 겹겹이 올리고 칼로 깎아낸 ‘내재율’ 연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또 박 교수는 지난 1994년 제15회 휘나르국제미술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가이며, 유씨는 악기박물관 등지에서 근무한 전문 큐레이터이다.
이들은 올 11월 기반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면, 구례군과 정식 계약을 통해 부지를 매입하고 개별 작업실 건립에 들어간다.
구례군은 이들에게 개인당 500∼661㎡(150∼200평)의 부지를 3.3㎡(1평) 당 10만∼15만원 가량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화가들은 오는 2011년 중순까지는 작업실 건립을 마쳐야 한다.
이들은 조만간 구례군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각 작업실의 형태는 조각, 회화, 사진 등 각 장르의 성격에 맞게 화가들이 꾸밀 수 있고 별도의 전시실 설치도 가능하다.
또 화가마을 조성 뒤 구례 일대에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작업실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입주 화가들은 홍익대 건축학과 김동훈 교수를 총괄 기획자(MA)로 선임했다.
김동훈 교수는 마을의 전체 설계와 함께 화가별 면담 등을 통해 작업실 세부 설계 중이다.
김동훈 교수는 “서울 지역 화가들이 강원도 평창 일대에 작업실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 전혀 작업을 하지 못한다”면서 “구례는 강과 산이 가까워 상상력을 자극하고, 겨울에도 비교적 춥지 않은 최적의 장소여서 화가들이 앞다퉈 입주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화가들이 자유롭게 토론·창작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하고, 외부에 조각품을 설치하는 방안 등도 함께 연구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에 위치한 헤이리 예술마을에는 박물관, 도예미술관, 서점, 작가스튜디오 등 126개의 독특한 디자인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는 국내 대표 문화 명소이다.
/오광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