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말 불어닥친 인터넷 열풍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는 물론 인간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만년 전의 농업혁명과 350년 전의 산업혁명에 이은 세번째 혁명이고 볼 수 있다. 21세기의 권력은 자본과 군사력이 아닌 인터넷에서 나온다는 얘기처럼 인터넷은 우리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불가결의 요소이자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전체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2천만명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 이용시간도 주당 평균 10.4시간 이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통계치는 우리의 생활공간이 현실공간에서 사이버공간으로도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터넷에서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정보와 가치가 창출되고 있어 사람들은 인터넷을 일컬어 "정보의 바다"라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모든 아날로그적 정보나 가치가 디지털화 되어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으며, 데이터, 정보, 이미지, 상징, 문화, 이데올로기와 같은 무형의 가치들이 인류문명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각종 자산과 원동력을 양산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인류문명의 발전 외에도 인간의 생활공간을 확장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평등하며, 현실적인 제약에 구애됨 없이 개인의 가치와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어 무한한 기회의 땅이자 평등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웹 상에서는 사회적, 신체적 장애를 뛰어넘어 개인의 능력발휘가 가능하고,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섬세한 감각,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건물이나 자본 없이도 얼마든지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사회적, 신체적, 지역적 제한으로 인해 소외계층으로 분류되었던 노인, 장애인, 주부, 농어촌 거주민들은 넷워킹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자유로운 활동을 누리는 등 제 2의 인생을 구가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이버문화를 움직이는 두개의 축 - 네티즌과 커뮤니티
21세기를 대표하는 용어로 정보화, 사이버, 닷컴, 디지털, IT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네티즌이다. 네티즌이란 "net + citizen"의 복합어로 사이버공간에서 일상의 많은 활동을 대체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컴퓨터 하나로 왠만한 일들을 다 처리한다. 인터넷에서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고, TV를 시청하며, 신문을 본다. 번거롭게 은행이나 증권 객장에 가지 않고도 컴퓨터를 통해 금융거래를 하며 관심이 같은 네티즌들과 커뮤니티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들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ID이며,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어 사이버공간에서 자신을 PR하기도 한다. 이는 사이버의 익명성과 관련이 깊다. 이처럼 사이버공간에서의 익명성은 네티즌에게 무한한 자유와 기회를 주지만 이것이 사이버공간을 오염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네티즌이 만드는 커뮤니티는 사이버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관심분야나 취미가 같은 구성원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서 좀더 다이나믹하고 폭넓은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서로의 관심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교류하거나 강력한 연합을 통해 여론 주도층(opinion leader)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웹 상에서 정부나 단체를 대상으로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한 NGO의 사회개혁 활동과 앞서 언급한 시민단체의 인터넷 낙선운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네티즌들은 사이버공간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며 현실사회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이들은 개인과 사회, 그리고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사회 각 분야에 엄청난 영향력을 주고 있다.
◎ 사이버문화와 새로운 패러다임
사이버공간은 현실공간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공간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사이버공간과 현실공간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인간의 활동영역이 사이버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인간생활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1) 정치: e-Politics의 도래: 인터넷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정치분야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사이버 의정활동을 통한 열린 의정활동과 네티즌들의 간접참여가 그것이다. 혹자는 인터넷이 그리스의 참여 민주주의를 부활시켰으며 전자 민주주의 및 전자정치의 도래를 앞당겨주었다고 말한다. 정치인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의정활동을 보고하고 있으며, 네티즌들도 이에 대한 격려와 비판에 매우 적극적이다. 일부 의원들은 "사이버 보좌관" 제도를 통해 의정활동에 네티즌들의 간접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자신의 주요 의정활동, 가령 국정감사 질의나 의정관련 세미나 내용 등을 홈페이지를 통해 100% 공개한다. 네티즌을 외면하거나 잘못된 의정활동으로 네티즌의 지탄을 받는 의원들은 다음 임기를 약속 받지 못할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지난 16대 선거에서 시민단체들이 문제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 전개할 때 인터넷의 영향력이 대단했다는 사실은 변화된 정치의 패러다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정치에 대한 네티즌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며, 여론에 대한 즉각적 대응과 정치의 투명성을 제고하지 않는 한 정치인들도 그들의 의정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2) 경제: e-비즈니스의 활성화: 인터넷의 발전은 경제분야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과거 대기업, 굴뚝산업 중심의 경제구도는 중소기업, IT산업으로 그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으며, IT기술의 발전과 e- 비지니스의 도래로 세계 경제활동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사라지고 있다. e- 비즈니스의 대표주자격인 전자상거래는 디지털경제에 일등공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총 57조5천5백84억원으로 총 거래액의 4.5%를 차지하면서 증가추세에 있다. 전자상거래로 기업은 경비절감은 물론 유통단계 축소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마켓의 확보가 가능해졌다. 소비자도 언제 어디서든 상품을 주문할 수 있고 풍부한 정보와 가격비교를 통해 소비자 스스로 구매가격을 결정하는 소위 Dynamic Pricing이 가능해졌다. 국가는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통해 기업 거래의 투명성을 높임으로서 공정한 기업 거래를 유도할 수 있으며, 기업의 매출 증대 및 국가 신인도 향상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제 기업의 생명력은 빠르게 변화하는 수요층의 니즈 파악과 스피드가 관건이 되었다. 이 때문에 과거 전통적인 산업에서 존재하였던 독점력이 사라지고 기술력을 앞세운 중소기업과 벤처로 경제구도가 개편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규제와 장벽의 와해 및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인터넷의 보편적 확산으로 e-비즈니스 시장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기업의 경쟁력이 시장에서 철저하게 평가받고 있다.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는 그 누구도 영원한 1등을 보장받을 수 없다. 제 아무리 찬란한 번영과 끊임없는 성장을 구가해온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발빠르게 변신하지 않는다면 실패라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3) 행정: 전자정부와 디지털 방식의 행정체계 구축을 들 수 있다. 전자정부는 현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으로서 정부의 One-stop 서비스 실현과 민간기업 수준을 뛰어넘는 생산성 높은 정부의 구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자정부가 실현되면 정부업무가 보다 신속해지고 대 국민·기업 서비스가 강화될 것이며, 부패와 비리구조를 청산하고 깨끗한 정부, 투명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은 99년 말부터 전자정부를 추진한 결과 일반 국민의 정부 정보와 서비스에 대한 원스톱 접근이 가능한 상태이며 2003년쯤에는 온라인으로 민간과 정부간의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역시 99년 말 유럽인들이 공공정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e-Europe" 계획을 세웠으며, 호주에서는 이미 세금양식의 75%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 말까지 민원 서비스, 조달, 세금, 사회보험, 교육행정 등 국민, 기업과 관련된 정부의 모든 활동이 인터넷으로도 이뤄지는 "전자정부"의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일반 시민들은 민원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정부는 업무처리의 신속성과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조달행정에 인터넷을 활용함으로서 거래가 상당부분 투명해졌으며, 이미 서울시는 구청이나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통해 세금 납부와 신고를 할 수 있는 "사이버 세무종합 서비스"를 시작하여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4) 문화, 예술의 변화: 21세기 문화, 예술, 미디어의 변화 방향은 쌍방향성(interactivity)과 장르 파괴 및 통합이 핵심적 경향이다. 백남준이나 유진 박의 예술에서 보듯이 음악, 미술, 무용의 형태가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클래식과 대중문화의 접합(fusion)과 같은 통합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fusion 문화는 더욱 보편화될 것이며 세계 문화의 국경이 사라지듯 의식주나 예술, 문화 부분의 경계선은 점점 불투명해질 것이다. 최근 문화를 대표하는 단어로 "엽기"와 "안티"가 있다. 작년 네티즌들이 뽑은 올해 10대 뉴스에도 엽기(13.7%)와 안티문화 운동 등이 들어있다. 일본어의 "료키"에 해당하는 "엽기"는 청소년들이 가장 즐겨 찾는 검색어로서 청소년층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3류 문화에 불과했던 엽기문화는 오프라인의 주류문화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엽기문화의 매력은 마음 밑바닥에 잠재되어 있는 저질스런 표현으로 거침없이 비판을 퍼붓고 상상의 나래를 펼침으로써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는 탈출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빗고 있는 잔혹 엽기문화도 있지만 패러디나 비판, 유머, 개사 등의 형식을 이용해 문화를 재창조할 수 있는 명랑 엽기문화는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순기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엽기문화 만큼 사이버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 바로 바로 안티(anti)이다. 안티는 지배 문화, 기성 문화, 기득권 문화에 대한 저항으로 태동했다고 볼 수 있다. 안티문화는 대중적 명성을 얻고 있는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이나 기업, 정책들을 비판하면서 네티즌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결집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일부 연예인은 일부터 자신의 안티사이트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안티 사이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고 안티 사이트가 있어야 진정한 스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안티 청와대", "안티 코리아"와 여성의 상품화를 반대하는 "안티 미스코리아", 소비자 보호운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사지마" 등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네티즌 권리운동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5) 교육기관: 디지털로 연결된 학습공동체의 창조를 들 수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직장이나 직종을 바꾸는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고 있다. 지식의 유통기간도 점차 짧아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양의 지식과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사회환경에 적응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롭게 창출되는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데 이러한 변화가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과거에는 12년(혹은 16년)간의 정규교육이 배움의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평생 배우고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변화가 열린학습, 평생학습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으며, 이 때문에 사이버대학과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증가추세에 있다. IT 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형태의 교육방법을 제공해주고 있다. PC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최근 평생학습법이 통과되면서 사이버 교육이 정규교육 과정으로 인정되고 있어 이를 통해 공부를 하고 학위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에서도 경쟁사보다 더 빨리,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인적자원을 좀더 저렴한 비용으로 육성하기 위해 e-learning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앞으로 교육 인프라의 확충과 양질의 컨텐츠 개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사이버문화의 부정적 측면
인터넷이 만드는 사이버공간은 우리에게 무한한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며, 사회의 발전과 변혁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현실세계의 문제들이 사이버공간에 반영되면서 현실세계의 범죄를 모방한 각종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사이버의 특징인 익명성과 초고속성, 개방성은 사이버범죄의 위험수위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을 노린 사기행각에 사이버공간은 거짓과 불신으로 멍들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간에 지켜져야 할 신용의 벽이 무너지고 있는 등 사이버윤리의 정립이 시급해지고 있다.
1) 사이버 범죄의 증가: 과거 해킹이나 사이버테러, 명예훼손, 음란정보 유통 등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했던 사이버범죄는 이제 주식거래나 전자상거래 등 경제분야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사이버범죄의 특징을 살펴보면 현실세계의 문제들이 그 형태를 달리하여 사이버 공간에서도 복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사이버범죄는 온·오프라인이 함께 연동되어 발생하며, 그 수법도 고도화, 지능화됨에 따라 정부 당국도 사이버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얼마 전, 신문지상에 소개된 인터넷 불법대출(일명 카드깡)은 현실세계의 카드깡을 그대로 모방한 신종 인터넷범죄로 전자상거래 질서를 마구 어지럽히고 있다. 현실세계에서의 카드깡 수법을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악용한 이 사례는 많은 신용불량자들을 양산해내고 있어 앞으로 큰 사회문제로 대두될 소지가 높다. 이외에도 인터넷을 이용한 주가조작과 인터넷 도박, 인터넷 사기 등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 또한 속출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해 허위사실 유포한 후 고의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떨어뜨리는 소위 작전이 횡행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허위정보에 손해를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증권시장은 투기성 자금으로 시장의 건전성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잦아지면서 전자상거래의 안전성에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거래와 관련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엄청난 혼돈으로 세계 상거래질서가 마비되고 디지털경제기반이 일시에 무너지는 사태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2) 인터넷 중독증의 심화: 최근 인터넷 중독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인터넷 중독은 지나치게 인터넷에 몰두해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일상생활을 다 제쳐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에 몰입하며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는 불안해하거나 궁금해하는 증상을 말한다. 인터넷 중독증은 크게 통신중독, 게임중독, 음란물중독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통신중독은 정보이용자가 대화방, 머드게임 등을 과도하게 즐겨 그 자체를 현실도피 수단으로 활용해 사이버공간에 빠져드는 증상이고 게임중독은 스트레스 해소 차원을 넘어서, 게임을 성취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상태다. 음란물 중독은 특히 청소년기에 많이 나타나며 가장 흔한 정보화의 역작용이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의 11%가 중독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은 심할 경우 죄의식에 빠져 결벽증에 걸리거나 신경쇠약증세를 나타내고 모방성범죄의 우려까지 있다. 이처럼 인터넷 중독은 현실세계의 범죄를 유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3) 정보소외계층의 증가와 새로운 형태의 정보격차: 급속한 인터넷 혁명은 정보독점에 따른 정보격차의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누구나 평등해야 할 사이버공간에서조차 사회적 조건에 따라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실세계의 소외계층인 노인, 장애인들이 사이버공간에서도 역시 소외되고 있으며, 소득계층간, 지역간, 성별간에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보 불평등은 정보를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정보통신기기를 자유롭게 다루는 자와 그러지 못하는 자, 정보를 스스로 창조하는 자와 이에 지배당하는 자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얼마 전까지는 정보소외를 정보통신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기도 한다. 많은 사이트들이 유료화되면서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사회적인 지위와 금전규모에 따라 가입여부가 결정되는 소위 "귀족사이트"의 등장은 새로운 정보격차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 결 론
인터넷의 탄생을 제 3의 혁명에 비유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화나 TV, 컴퓨터가 인간생활에 많은 변화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이고 일방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상호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양방향성(interactivity)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인터넷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 새로운 변화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이버문화가 인류역사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문명 발전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버문화가 인류발전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세계의 온갖 병폐들이 사이버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사이버공간을 좀 먹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에서의 정보 오·남용과 인간파괴를 그대로 방치하다간 우리가 힘들게 가꿔온 21세기 정보사회가 겉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치다를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인터넷의 발전이 우리사회에 가져올 수 있는 빛과 그림자를 함께 조명해보고 올바른 사이버문화의 정착에 우리 모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올바른 사이버문화를 가꿔나가는 것은 어느 개인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문화를 향유하는 모든 네티즌들의 손에 달려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