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칠하면서
이번 주 이틀 동안 외벽 페인트 칠을 끝으로 교육관과 유아실 새 단장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공사한 날을 세어보니 14일입니다. 도배, 장판, 전기·조명을 교체하고, 어린이용 책걸상을 새로 구입하고 강대상과 어른용 탁자는 팽나무 원목을 사다가 목공소에 맡겨서 만들었습니다. 앰프를 새로 구입하고, 선풍기와 제습기까지 설치하였습니다. 냉장고는 아이들이 보고 쉽게 꺼내먹을 수 있도록 안이 들여다보이는 것으로 했습니다. 찬바람과 더운 바람이 나오는 냉온풍기도 설치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고 힘들지 않은 것이 없고 돈 안드는 일이 없습니다만, 잘 마친 것과 제가 몸으로 할 수 있게 건강한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일을 계획하면서 처음부터 생각한 것이 있었는데 색을 입히는 것이었습니다. 색이라는 것이 사람으로 치자면 표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만, 건물이나 공간도 표정이 있게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공사하는 내내 제일 많이 한 것이 색 입히는 일이었습니다. 페인트 칠이지요. 어떤 것은 대여섯 번, 적어도 서너 번은 칠해야 제 색깔이 났습니다. 저는 교육관 안팎을 두 가지 색깔로 그렸습니다. 연노란색과 하늘색이었습니다. 노랑색은 따뜻한 색이고 하늘색은 맑고 깨끗한 색이라 할 수 있겠지요. 우리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참 따뜻하고 맑고 하늘처럼 높은 마음을 가지고 자랐으면 하는 제 바람을 색으로 이쁘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나름대로 자기 표정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며칠 페인트칠을 하면서 저의 어렸을 적의 색깔이 생각났습니다. 흑 아니면 백이었던 것 같습니다. 흑백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기본적인 것이겠습니다만, 저에게는 무감각 무표정으로만 느껴졌습니다. 검은 색 교복에 신발, 학교 모자를 쓰고 ‘청춘’을 보냈습니다. 색깔도 시대도 청춘도 어둡고 힘들었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하니 요즘 아이들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제가 특별히 색에 대해서 배우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대로 괜찮게 꾸며진 것 같습니다. 며칠 페인트칠을 하고 나니 옷이며 모자며 신발 뿐 아니라 얼굴이며 손까지 온통 페인트 자국입니다. 몸이야 씻으면 되겠지만, 옷가지는 두었다가 따로 페인트칠할 때만 입어야할 것 같습니다. 교육관에 이쁜 색 입혀주고 저는 새옷 입게 되었습니다.
첫댓글 수고많으셨습니다.
하시는 동안 행복하셨으니
이미 복을 받으신겁니다.
복을 짓고 복을 받는 사람은 복되도다~~
하는 동안 행복한 것..ㅋ
색이 참 예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