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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전주 교동 한옥마을. 파란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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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마을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경기전 대숲과 학인당의 처마는 고향의 어머니가 그러하 듯 세월을 품으며 더욱 정겨워진다.
모처럼 긴 연휴를 만끽한 뒤 하루쯤 시간이 남는다면 전주한옥마을을 찾아보면 어떨까.
오랜 타향살이에 지친이, 버스타고 매일 남부시장께를 지나면서도 무심코 지나쳤던 이, 명절이 오히려 겸언쩍은 취업준비생과 장기 솔로들.
모두 환영이다.
기자가 미리 한나절 돌아본 한옥마을을 안내한다.
차례도 지내고 가족과 친구들과 회포도 풀고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26일 오전 쯤 한옥마을로 나서보자.
추석연휴에도 한옥마을은 활짝 열려있다.
시작점은 전동성당. 높고 맑은 하늘과 고풍스러운 전동성당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을 찍어야하지만 아직 공사중이다. 그 아쉬움은 맞은 편에 있는 경기전의 대나무와 소나무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달랜다.
경기전에 들른 뒤 오목대 방향으로 태조로 돌길을 경쾌하게 걷다보면 찻집 ‘고신’이 나온다. 입구에 들어서면 체구 작은 여주인장이 미소로 반갑게 맞는다. 다정한 이와 함께라면 고신차를 추천한다. 귤과 사과, 배로 만든 고신차는 깊은 향과 맛에 한 번 감동하고 주인장이 켜주는 촛불의 은은한 매력에 두번 감동한다. 찻집 마당의 아담한 정원 역시 놓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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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전통찻집 '고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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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행선지는 전주한방문화센터다. 웰빙시대라니 일단 한방체질검사 먼저 하고 추석에만 특별 운영(25~26일)된다는 체험을 해본다. 이름하야 ‘총명탕 넣어서 한과 만들기’. 직접 만든 한과를 먹으면 대충 요기도 되고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 드니 일석이조다.
이왕 시작한 체험, 조금 더 욕심내 민속 체험을 즐길 요량으로 승광재와 공예공방촌로 간다.
황손 이석이 머무는 승광재에서는 궁중의상을 입어보거나 민속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 뒷편에 있는 공예공방촌 ‘지담’에서는 체험료 5,000원~1만원을 내면 한지로 사과접시나 부채를 만들 수 있는 데 어린 자녀와 갔다면 자녀들이 체험할 동안 어른들은 전시품을 감상하면 된다.
체험장을 훑다보면 한 두시간은 훌쩍 지나가 어느 덧 출출하다. 반갑게도 지담 바로 옆 한옥생활체험관에서는 추석을 제외한 나머지 연휴기간에 송편을 직접 빚고 쪄서 먹을 수 있다. 쌀반죽에 콩이나 깨를 넣어 나만의 송편을 만든 후 솔잎을 깔고 쪄내면 끝.
대충 요기를 하고 생각해보니 전동성당에서 시작해 이곳 저곳 들렀지만 막상 걸은 구간은 태조로와 은행나무길 조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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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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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행사도 구경할 겸 전통문화센터에 간 뒤 천변을 따라 남부시장 어귀까지 20분 남짓 걷는 것으로 한나절 한옥마을 나들이를 마무리한다.
조금 출출하다면 한벽루에서 비빔밥을 먹어도 좋다.
전주천의 시원한 바람이 뺨을 식히고 갈대도 제법 갈색빛을 띄어 운치가 그만이다.
멋진 가을이다.
/ 소수정기자 sjso@sjbnews.com
[한옥마을 투어]
<학인당> ①연휴 내내 문 활짝 ②조선말기 지어진 상류 가옥. 다식체험 5,000원, 전통차 5,000원~6,000원 ③오전 10시 30분~밤 10시 ④284-9929 ⑤100년 역사의 전통 가옥 구조가 그대로-한옥 내 찻집이 문을 열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한결 자유로워 졌다. 안채에는 집 주인이 거주하고 있으니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는 것은 애티켓.
<전주한방문화센터> ①연휴 내내 문 활짝, 25~26일은 추석특별행사 ②한방체험, 추석맞이 떡메치기 및 한과만들기 ③25~26일 ④232-2500 ⑤총명탕 넣어서 만든 한과 맛보기
<고신> ①연휴 내내 문 활짝 ②고신차, 꽃차, 백초효소차 각각 8,000원, 나머지 차는 5,000~6,000원 ③오전 11시~밤 11시 ④232-8922 ⑤연인들에게는 분위기와 맛 일품인 고신차 강추. 과일향과 촛불의 은은함 즐기다보면 애정이 새록새록.
<공예품전시관> ①22~26일 ②캐나다 작가와 남상세 굣의 국제 2인전, 고객감사 한가위 특별판매전, 강령탈춤 체험 등 ③오전 7시~오후 7시 ④285-0002
<전통문화센터> ①23~25일 ②전통민속체험(널뛰기, 투호, 굴렁쇠 등), 가족사진촬영, 소원담긴 달 띄우기 ③오전 9시~ ④280-7000~6
<한벽루> ①연휴 내내 문 활짝 ②한벽루정식 1인 1만 5,000원, 갈비정식 1만5,000원, 비빔밥 9,000원 ③낮 12시~밤 9시 ④280-7003 ⑤소리의 고장을 대표하는 국악전용극장과 한옥, 너른 마당이 어우러진 문화시설 내 식당. -전주 고유의 손 맛을 잇기 위해 노력하는 정성으로 소박한 듯 화려한 밥상이 일품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 맛도 그만이다. 식사 후 전주천 산책은 필수 코스다.
<한벽집> ①25일만 휴업 ②메기오모가리탕 3만5,000원, 쏘라기 매운탕 6만원 ③오전 9시~밤 10시 ④284-2736 ⑤순창의 맑은 물에서 갖 건져 올린 민물고기에 소금으로 간한 후 볕에 말린 시래기의 조화.
<다호찻집> ①25일만 오후 3시~11시, 나머지 정상영업 ②한방차 6,000원, 쌍화탕 6,000원 ③평일 오전 11시~밤 11시, 주말은 밤 12시까지. ④288-5092 ⑤녹차의 떫은 맛을 즐기고 싶다면 우전을 강력 추천, 온갖 것을 전부 다려 우려낸 쌍화탕도 요즘같은 날씨에는 인기만점.
<한옥생활체험관> ①25일만 휴관 ②민속놀이올림픽, 송편 빚어 먹기, 장윤미 악단 공연 등 ③송편 빚기 오전 10시~낮 12시, 장윤미 공연 22일 오후 8시 ④287-6300
<공예공방촌 지담> ①연휴 내내 문 활짝 ②한지체험 5,000원~1만원, 전통차 5,000원 대 ③오전 9시~오후 7시 ④231-1253 ⑤소규모 가족 체험 추천-아이들이 체험을 하는 동안 어른들은 한지공예품 쇼핑을 하거나 처마를 지붕 삼아 따끈한 차 한잔 마시기.
<승광재> ①24~26일 ②궁중의상체험, 민속놀이, 음식체험 ③오전 10시~오후 5시 ④284-2323
<왱이콩나물국밥> ①연휴 내내 24시간 영업 ②콩나물국밥 4,000원 ③287-6980 ④콩나물을 듬뿍 얹은 뚝배기 국밥에 수란 2개-계란 반숙에 국물 2스푼, 김을 부셔넣고 휘휘 저어 마시는 것이 수란 먹기의 정석.
<최명희문학관> ①23~26일 ②소설가 최명희의 삶과 문학혼을 발췌해놓은 전시관(무료입장) ③오전 9시~저녁 6시 ④284-0570 ⑤혼불에 나오는 명절 걸개 그림전, 최명희 서체 따라쓰기, 전북지역 86명 작가 친필 원고 전시 등, 예쁜 정원도 볼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