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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마네현 방문의 목적은 다케시마문제연구회에 토론 제안서 전달, 기념식 취재, 다케시마자료관 조사였다.
시마네현
노란색이 시마네현청 소재지인 마츠에, 붉은색은 하마다
■ 도착 시간을 어찌 알았을까?
오늘(22일) 오전 8시 5분에 오카야마를 출발 11시 10분에 시마네현청 소재지 마츠에역에 도착했다.
일본 경찰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돗토리현 요나고에서 기차 시간을 변경하였지만, 마츠에역에 도착하자마자 일본 경찰이 접근해왔다.
어떻게 알았을까?
요나고 공항을 이용했다면 모를까 이번에는 도쿄에서부터 기차를 이용했고, 요나고역에서는 기차 시간도 변경했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부터 나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을까?
■ 현민회관에 가지마라-택시 운행까지 막는 경찰
마츠에역 인근에 있는 숙소에 짐을 풀고 시마네현청에 설치된 다케시마자료관에 가기 위해 택시 승차장으로 이동했다.
택시를 탔는데 경찰이 기사에게 이동 동선을 지시하며 일정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출발도 못하고 여러 대를 갈아 탔지만 모두 허사였다. 기사가 항의하면 경찰 신분증을 제시하며 출발을 막았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버스를 타기로 했다.
정해진 시간에 출발해야 하는 버스는 어찌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다케시마의날 기념식이 열리는 시마네현민관(시마네현청 맞은편)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예일곱명의 경찰이 뒤따랐다.
시마네현청 앞에 설치된 전광판
오른쪽 건물이 시마네현청
■ 경찰, 긴급구난을 핑계로 불법연행
시마네현 다케시마자료관 앞에 도착하니, 일단의 무리들이 집결해 있었다.
현청 앞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오늘이 다케시마의날이라는 문구가 흐르고 있었다.
경찰은 우익단체 '재일특권을허용하지않는시민의모임'(재특회)가 있으니 자료관에 가면 안된다며 앞길을 막았다
자료관 조사후 시마네현민회관으로 이동하는 경로는 예전부터 정해진 코스였다. 해마다 경찰은 우익과의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작년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있을 수 없었다고 판단하고 자료관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몇 발자국 만에 일본 경찰에 붙잡혔다.
'위험한 상황이다. 김점구씨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위협의 주체는 우익들이고 나는 보호대상이다.
경찰은 우익들이 나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음으로서 나를 보호하면 그만이다.
나는 '도둑의 피해가 예상되면 도둑을 잡기 위해 경비를 강화해야지 집주인을 다른 집으로 가라고 하지 않는다. 우익은 도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익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라. 경찰은 내가 아닌 우익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며 항의했다.
소란이 일자 우익단체 회원 일부가 내게 몰려왔고, 멱살을 잡히는 상황이 되었다. 경찰의 물리력이 강화되었고 경찰은 우익이 아닌 나를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갔다.
연행당시 모습, 毎日新聞 사진
■ 위법행위가 있다면 정당하게 체포하라.
'내가 법을 어긴 일이 있다면 정당하게 체포하라. 이는 명백한 불법연행이다.'고 항의했다.
경찰은 체포가 아니라 '긴급구난'이라고 했다. 규정이라고 했다.
무엇이 '긴급구난'의 상황인지인지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긴급구난'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동안 도쿄에서 대일과거사 문제 관련 단체와 집회를 몇 차례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도쿄에서는 집회가 방해 받지 않도록 우익들이 우리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을 뿐이었다.
시마네현 경찰에게 도쿄의 사례를 전달했지만, '다케시마의 날은 다르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했다.
항의가 계속되자 경찰은 강제로 차량에 태우려고 하였다. 카메라를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차량에 태워졌고 시마네현 경찰기동대 관내로 연행되었다.
■ 나의 일정을 방해하지 마라.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시마네현민회관에 가서 토론제안서 전달, 기념식장 취재를 해야 한다면 재차 석방(?)을 요구했다.
1시 30분, 다케시마의날 기념식 개최 예정시간이 지났지만 억류가 계속되었다.
한참후에 시마네현 관계자에게 토론제안서를 받을지 알아보고 있다는 답을 들었고, 얼마후 이동을 시작했다.
조건이 있었다. 우익들이 나를 알아보기 때문에 점퍼를 벗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생각 했지만, 한편으로 우선 현민회관으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적이란 판단을 하고 점퍼를 벗었다.
■ 토론제안서를 받을 수 없다.
시마네현민회관에 도착했다. 2006년 제1회부터 다케시마의날 기념식이 열리는 곳이다.
500여명이 수용가능한 식장에 75명만 일반참가자이니, 나머지는 모두 동원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회관 로비에 들어서자 현청 관계자들이 있었고 책임자에게 토론제안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작년과 같이 받을 수 없다며 수령을 거부했다.
'토론제안은 내가 아니라 다케시마문제연구회가 먼저했다. 3년째 토론 제안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등 질문과 항의를 이어갔다.
시마네현에 전달할 토론제안서, 일본어 자료집, 독도엽서
■ 현청에 민원접수 창구가 없다-거짓말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과 현청 관계자들이 몰려왔다.
나는 '토론제안서를 받으면 그만이다.'며 재차 수령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
현청 민원실에 직접 제출하겠다고 하자 현청에 민원서류를 접수하는 곳이 따로 없다고 했다.
관계자의 주장이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민원서류 접수창구가 없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현민들이 현에 어떤 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창구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제야 창구가 있지만 현민의 민원을 받는 곳이고, 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했다.
이들의 특징이다.
우선 거짓말이라도 해서 현 상황을 모면해보려는 정당하지 못한 짓거리다.
나는 다시 '일단 접수를 하고, 내가 그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그때 반송을 하면 된다.'고 항의했다.
■ 이어지는 거짓말
그러자 현 관계자는 오늘은 안되고 내일 만나서 얘기를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내일은 토요일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거짓말이다.
그래서 '내일은 휴무'라고 하자 담당 과장이 출근해서 꼭 만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청이 아닌 다른 장소를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나는 '이건 공무이므로 반드시 현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다른 장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들이 더 몰려왔고, 만약 내가 소란을 피우면 시마네현과 경찰이 불리해지는 상황이 되어갔다.
나는 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여 내일 만난다는 약속을 하라는 요구를 했고, 담당 과장이 명함을 주면서 사태는 일단락 되었다.
■ 방청객이 아니라 취재가 목적이다.
약속을 받고 취재를 위해 등록처로 갔다. 그런데 지정석에 앉아야 하고 이동은 불가하다고 했다.
하지만 2007년부터 나는 기자로 등록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취재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동이 금지되었다.
기자로서 입장이 불가한 이유를 묻자 규정이 바뀌었다는 답변만 반복되었다.
■ 2차 연행
항의가 계속되자 밖으로 끌려나왔고, 기자들이 방문 목적을 묻고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나는 '다케시마문제연구회가 2006년에 먼저 토론을 제안했고, 한국측 관계자는 아무 조건 없이 응했다. 그러나 시마네현은 3년째 토론 제안서의 수령마저 거부하고 있다. 거부 이유는 토론회에서 일본의 거짓말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두려워해서 거부하는 것이다. 일본의 주장이 정당하다면 토론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일본인들이 한일양국의 얘기를 듣고 판단하게 하면 그만이다.'며 토론 제안서 수령을 재촉구했다.
인터뷰가 길어지자 경찰이 다시 끌고가 차에 태웠고, 시마네현 경찰서로 이동했다.
아무런 조사도 없었고, 무작정 기다릴 뿐이었다.
2006년 11월 대구대 토론회, 가운데가 시모조 마사오, 좌우는 시마네현 공무원
이 토론회는 다케시마문제연구회가 제안하여 이루어졌다.
■ 계속되는 간섭
한참후에 숙소로 가도 좋다며 경찰 차량으로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에 도착했지만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비록 행사는 끝났지만 우익들의 가두시위나 마츠에시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다.
로비에 경찰이 지키고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먼저 커피를 뽑는 척 로비에 나가 봤는데 경찰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철수 했다는 판단을 했지만 이동중에라도 경찰이 따라올 것을 우려하여 다른 점퍼로 갈아입고 나갔다.
그런데 로비에 6년째 나를 따라 다니는 경찰이 앉아 있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탓이다.
후문으로 나갔으면 마주치지 않았을 텐데....
'어디로 가느냐?' 수 년째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마츠에역으로 향했다.
내일 막부의 울릉도-독도 도해 금지령을 어긴 죄로 사형을 당했던 하치에몬의 유물이 남아 있는 하마다를 거쳐 오사카로 가는 기차표를 예약하기 위해서다.
'몇시에 마츠에를 떠나고 하마다에 도착하느냐. 하마다에서는 또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며 무시했다.
기차표를 예약하고, 시마네현민회관행 버스를 탔다. 다케시마의날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설치된 현민회관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너댓명의 경찰이 뒤따라 승차했다. 참 지독하다.
■ 정적에 잠긴 시마네현민회관
현민회관에 도착하니 현수막 등은 이미 철거되었고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
현청 앞의 전광판에는 여전히 다케시마의날을 홍보하는 문구가 반짝이고 있다.
지난해와 다른점이 발견되었다.
작년에는 현청의 시정 홍보 문구 여럿 나오고 다케시마의날과 독도문제를 알리는 문구가 셋트로 나왔다.
그러나 올해는 시정 홍보 문구 마디마디에 다케시마의날이 나오고 독도문제가 별도의 묶음로 다시 나왔다.
전광판을 촬영하고, 민단 사무국장님을 만날 시간이 조금 남아서 걸어서 가기로 했다.
2013년 2월 22일 다케시마의날 기념식 직전 시마네현민회관
다케시마의날 기념식이 끝난 후 시마네현민회관
■ 일본의 역사는 침략의 역사다.
이동중에 서점이 있어 들어갔다.
『잠입도측潛入盜測』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이 침략전쟁을 위해 조선, 필리핀, 대만에 몰래 들어가 도둑 측량을 했던 사실을 밝힌 책을 사기 위해서였다.
일본 정부가 얼마나 치밀하게 지도를 제작했는지, 잠입도측을 주도한 군부와 일본 정부가 그린 지도가 어떤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지, 결론적으로 육지측량부가 독도를 한국영토로 그린 <육지측량부발행지도구역일람도>(1936년)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책이다.
도쿄의 대형서점에도 없는 책인데 이 곳에 있을리가 없다.
없는 줄 알면서도 서점에 들어간 이유는 이 책을 경찰관들에 소개해주기 위해서였다.
서점을 나와 경찰관에서 꼭 읽어 보라며 이 책의 요약 정보를 전달했다.
'100여년 전에 일본이 어떤 짓을 했는지 아느냐. 지금 나의 행동은 당신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고작 우익과의 충돌을 우려해 강제 연행하는 당신들의 실체가 이렇다.
지금도 당신들은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피해자 등 과거사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 한국인들은 당신들의 역사인식에 분노하는 것이다. 우리의 행동은 당신들 때문이다.....'
일개 경찰관에게 이런 말을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도둑측량을 주도했던 육군참보본부 터에 설치된 일본 '수준원점'
일본 국회의사당 앞 공원에 있는데 지금은 헌정기념관이 들어서있고, 바로 옆이 황거다.
수준원점은 일본의 지도 제작시 해발고도의 기준원점이 된다.
육군참모본부 육지측량부는 현재 일본 국토지리원의 모체다.
1936년에 제작한 '육지측량부발행지도구역일람도'는 일본 최고의 지도제작기관이 제작했다는 결론에 이르게된다.
이 지도에는 독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시되어 있다.
한국의 수준원점은 인하대에 있다
■ 도둑의 근성을 못 버린 일본
민단 국장님과 저녁 식사를 했다. 그동안의 변화와 시마네현의 동향을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는데 독도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방영중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도에서 조업을 했던 오키섬의 노인들이 주인공이다.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자막을 통해 짐작해 보면 '옛날에 우리땅으로 살아왔던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이 무단 점거하여 갈 수가 없다. 다시 꼭 가보 싶다....'
애잔한 음악과 90세가 넘은 넘은 노인들의 증언... 프로그램 제작의도가 충분히 엿보인다.
휴대폰으로 녹화를 했으니 귀국해서 분석해볼 생각이다.
이들은 잃어버린-되찾아야 하는 역사라고 하지만, 이는 분명히 침략과 탐욕의 역사일뿐이다.
훔친 물건을 다시 돌려달라는 후안무치한 일본의 현재 모습일 뿐이다.
■ 독도가 한국땅임을 증명하고 사형당한 하치에몬을 찾아서
내일은 하마다 향토사료관에 간다.
도해금지령을 어기고 울릉도와 독도에 갔다가 사형 당한 하치에몬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곳이다.
사형당하기까지의 재판 기록이 지금도 일본에 남아있고, 재판 기록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밝히는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울릉도와 독도를 붉게 같은 색으로 그렸다.
독도가 한국땅임은 일본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 어떤 증거가 필요한가?
그런데 일본은 하치에몬을 독도의 영웅으로 기리고 있다.
하치에몬 사건 기록에 수록된 지도
한반도, 울릉도, 독도는 붉은색으로 칠하고 일본은 노랑색으로 칠했다.
■ 2014년에는 도쿄??!!
아베 정권은 다케시마의날을 정부주최로 개최하겠다고 했다.
한때 한국의 대통령 취임식 때문에 올해는 시마네현에서 기념식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내각부 차관이 참석해 장소만 지방이지 사실상 정부 주도의 기념식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도 시마네현에서 할까?
내년에는 도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도쿄에서 열린다면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수 있다.
그만큼 일본국민에게 많은 영향이 끼친다는 얘기다.
■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앞으로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외교청서와 방위백서 발행이 남아 있다.
우리정부는 사후약방문식으로 일이 벌어진 후 경고(?)의 메세지를 전달할 것이다.
경고에 준하는 실질적인 조치는 없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식이다.
일본은 이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라.
국민의 우려도 무시하고 추진했던 그 잘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하듯이 꾸준하게 하란 말이다.
우리의 경고가 허공에 휘두르는 주먹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만이 일본의 경거망동을 조금이나마 저지할 수 있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제발
첫댓글 수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