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먹는 청도 미나리
향긋한 봄의 맛! 청도 미나리
산으로 둘러싸인 고장, 청도.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골 도로는 봄 한 철 몸살을 앓는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차량 행렬. 아무 계획 없이 청도 여행을 떠난 사람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다. 주말이면 제철 미나리를 맛보러 가까운 대구는 물론 서울에서까지 몰려든 미식가들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다. 일요일에는 아예 차가 못 들어오는 일도 많다.
도로 양쪽으로는 생산자 이름이 크게 씌어져 있는 비닐하우스가 줄지어 있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별천지가 따로 없다. 미나리를 수북이 쌓아두고 일렬로 앉아 다듬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주민들 뒤로 삼삼오오 자리 잡고 앉아 삼겹살을 먹는 타지 사람들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뤄지는 한재 미나리단지의 봄 풍경이다.
지정 직판장에서 미나리를 산 뒤 일단 자리를 잡는 관광객들. 전화 한 통이면 3분 내로 삼겹살과 음료가 오토바이로 배달돼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된다. 지글지글 고기를 구운 다음 긴 미나리에 돌돌 말아 한입에 넣는다. 쫄깃한 삼겹살과 쌉쌀한 미나리 향이 어우러져 연신 탄성이 나온다.
도시에서는 주로 탕에 넣어 시원한 국물로 즐겼던 미나리를, 이곳에선 무조건 날것으로 먹는다. 서너 번 접어 입에 쏙 넣으면 질긴 심조차 입 안에 남지 않는다. 껍질은 연하고 속은 꽉 차 있어 아삭아삭 씹는 질감도 최고. 미나리는 특히 여자 몸에 좋다. 아줌마 부대가 떴다 하면 한 자리에서 2명이 미나리 3㎏도 거뜬히 먹는다. 포만감 대신 몸속 가득 상큼함을 더하니 없어서 못 먹을 판이다.
1 미나리 한 단 손에 넣으면 청도 여행 목적 달성!
2 미나리를 거름처럼 뿌려놓은 풍경을 마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 가느다란 줄기 사이사이에 손을 넣고 흔들어 씻는 날쌘 손놀림에 관광객들의 시선 집중.
4 일 년 중 가장 행복한 계절을 보내고 있는 청도 주민들. 타지에 나간 자식까지 불러 품을 팔아야 한다.
대통령도 못 사 먹는다! 미나리 품귀현상 명품 미나리를 먹으러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미나리 단지는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눈앞에 미나리가 더미로 쌓여 있지만 한 단을 사는 일도 쉽지 않다. 5시간을 달려 서울서 왔다는 아줌마의 읍소에도 판매할 미나리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니 여간 낭패가 아니다. 살 수만 있다면 한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같이 오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두 손 가득 미나리를 사야겠다는 주부의 결심은 금세 포기로 돌아선다.
5 청도 특산물 미나리 농축액. 미나리와 흑설탕을 6:4 비율로 장독에 담아 3개월 동안 숙성시켰다. 숙취 해소는 물론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
6 한재 미나리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면 100% 무농약! 미나리단지 전체가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주민들의 거절에 상처받은 타지 사람들은 주말이 지나면 괜스레 군청으로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기도 한다. 한재 미나리를 찾는 수요는 많고 생산량은 턱 없이 부족해 생기는 해프닝이다. 하지만 수확한 미나리를 산지에서 100% 판매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납품하는 물량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청도를 직접 찾은 소비자에게는 한 단 이상 팔 수 없는 것. 결국 성격 급한 아줌마는 씻지도 않은 미나리를 비닐에 둘둘 말아 차에 실으면서도 행복해한다. 대통령이 와도, 아무리 지폐가 두둑해도 아무 소용없는 청도 미나리의 인기다.
미나리단지에 가면 한 단만 팔라는 타지 사람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관광객들은 본의 아니게 쌀쌀맞은(?) 주민들의 태도에 풀이 죽어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
7 동네 개울에도 남은 미나리가 동동 떠다닌다.
8 돈 주고도 못 사는 미나리를 먹는 청도 흑염소….
9 생미나리 한 단만 있으면 밥 한 공기도 뚝딱. 봄기운에 입맛이 확 살아난다.
/ 여성조선 진행 이미종 기자ㅣ사진 안호성ㅣ협조 GS 리테일, 한재미나리작목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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