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대 다수의 모습은 죽음에 임박한 환자라 할지라도 육체적 연명만 생각해 응급실에서 ABC 조치(기도확보 Air-Way, 산소인공호흡 Breathing, 혈액순환 Circulation)를 취하면 얼마동안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이미 죽은 바나 다름없는 환자의 시한부적 생명 연장을 위해 투약과 전기 충격, 각종 약물을 마구잡이로 투여하는 응급실은 의료 전쟁터를 방불한다. 이렇듯 힘들게 죽어가는모습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일까? 이것이 의료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대다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임종 문화도 없고 죽음과 죽음을 맞이하는 개념도 없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아직 Well Dying에 대한 거부감이 엄연히 존재하는 까닭이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웰빙’ 이라는 유행어가 곳곳에서 합성어로 쓰였다.
웰빙 도시, 웰빙 식품, 웰빙 스포츠, 웰빙 약품… 그러다가 미국에서 ‘웰다잉’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면서 빠른 속도로 파급되어 세계화된 개념이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사람답게 살다가 (Well Being), 사람답게 늙어서(Well Aging), 사람답게 죽어가는(Well Dying) 건강하고 아름다운 인생의 여정으로 노화(Well Aging) 되어 죽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아무리 잘 먹고 잘 살아도 끝이 있다. 잘 먹고 잘 살다가 잘 가는 인생 여정이어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이라는 터미널이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970년 기준 한국인의 남ㆍ여 평균 기대 수명은 62.7세였는데 2021년 기준으로 21세가 늘어난 83.6세가 되었다.
이제는 흔히 말하는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99세까지 88하게 살고, 2~3일 앓다가 4일만에 죽자” 라는 구구팔팔삼삼의 소망을 구호처럼 외쳐대고 있지만 죽음은 아랑곳없이 갑자기 찾아 온다. 누구나 죽음 앞에서 당당해질 수 없고 그 죽음은 예정된 죽음이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맞게 된다. 이제는 죽음을 거부하고 ‘죽음’이라는 말부터 터부(taboo)시 하고 피하고 싶은 금기의 영역이 아니라 ‘기다리는 죽음에서 준비하는 죽음, 행복한 죽음을 위한 준비, 죽음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웰다잉법’이라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17년 호스피스 분야, 2018년에는 연명 의료 분야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행위가 고령화, 가족 해체 등 여러 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웰다잉’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건강 체크로 고독사를 예방하고 그동안의 삶을 기록하거나 유언장도 미리 준비하는 등 죽음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일게 되었다.
이에 따라 대한호스피스웰다잉 협회를 2017년 1월 1일 창립하고 새로운 웰다잉 문화를 창달해가는 일환으로 2021년 12월 2일부로 전남지부도 창립을 하였다.
전남지부는 운영 규약에 교육사업,연구사업,사회문화사업 등 3개 영역을 설정하고 이번 6월 22일부터 교육사업부터 첫발을 딛게 되었다. 본 협회는 이번 6월22일부터 9월15일까지 14일간(42시간) 60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대한호스피스웰다잉협회 전남지부 심리상담사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여기에서 배출한 교육생들은 장차 연구사업, 사회문화사업에 투입되는 웰다잉의 최전방 전사로 쓰임받을 것이다.
우리나라 지역 자치 단체 중, 웰다잉 사업의 선진화로 선봉장이 되고 있는 광명시의 경우,
지난 4월부터 “2023. 어르신 인생 노트 사업”을 추진하여 ’나의 인생 그래프 그리기‘ ’소망나무 만들기‘ ’버킷 리스트 작성‘ ’영정 사진 및 가족 사진 촬영‘ ’장례식 체험‘ 등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 자치 단체 행정기관과 의회에서도 웰다잉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을 인지하고 웰다잉 프로그램에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특히나 전남은 2020년 기준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23.7%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少産多死로 죽음에 따른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 반영하여 본인이 직접 죽음을 준비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촉진하여 나가야 한다. 임종난민이 발생하고 시신호텔도 등장하는 이웃나라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끝맺음하게 해 주는 웰다잉 지원 사업이 이 지역에서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 소임을 확대 감당할 수 있는 웰다잉 협회에 대한 각 지지체의 관심과 지원도 활성화하여 웰다잉 사업의 노하우를 축적한 조직을 활용하는 것도 사업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