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중 제6구간은,
1호선 석수역 2번출구에서 시작하여 9호선 가양역 4번출구에서 끝을 맺는데
태양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구간이 많아
한낮에 잘 못 걸었다가는 더위먹고 뻗기 딱 좋은 곳이었습니다.
내심, 한강도 대낮에 걸어 보기도 했고
한양도성길도 여름날씨 개의치 않고 걸어 왔던 터라
쉽게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개고생했습니다.
서울시의 자료에는 이 구간이 17.8킬로미터에 4시간반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석수역에서 확인한 지도에는 18.1킬로미터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중간에 안영천을 건너 갔다가 다시 돌아 오기도 했고 강변길과 찻길도 왕래를 했더니
기록계에 나타 난 우리의 행군거리는 500미터를 더 보태어 18.6킬로미터였습니다.
소모 칼로리 846.3 킬로칼로리
소요시간 4시간 42분 중 이동시간은 3시간반, 휴식시간이 1시간 10분
평균속도는 시속 5.2킬로미터, 최고속도는 7.6킬로미터였습니다.
고도는 0 에서 57미터를 오르내렸는데
비교적 평탄한 곳이나 아마 다리 건널 때 올랐던 다리 높이 때문에
그렇게 나온 것 같습니다.
청청님이 구일역에 내려서 마주 오면서 합류를 하겠다고 했고
위시님은 가양역 뒷풀이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점점 대가족(?)이 되어 갑니다.

밑의 S(tart)에서 출발, 위의 G(oal)에서 종착
11시에 석수역에서 모이기로 했고
전철 정류장 수를 세어보고 시간 좀 넉넉하게 출발했는데
그 시간에 우리 동네에 웬 차들이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한 정류장의 간격이 2분 보다 더 걸리더군요. 1호선 옥외구간은 말입니다.
그리하여 전철안에서 논 좀 붙이고 있다가 11시 6분이 되었을 때에
내릴 곳을 지나친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그제야 막 석수역으로 진입하더군요.
마침 너럭바위님의 전화가 왔고
나가보니 한적한 석수역 바깥 쉼터에서 이제나 저제나 하고
심심해하고 계셨더군요. 죄송합니더~~
너럭바위님은 "걸어세 제주까지" 이어걷기중
평택에서 천안까지 구간인가에서 우연히 만난 분이시더군요.
역시 내공이 만만찮은 분.
무박 3일동안 서울에서 강릉까지 걷기를 하셨다니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시간이 좀(사실은 많이 ㅠ) 지체되긴 했지만 너럭바위님께 양해를 구하고
모두 모여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마침내 성원이 되어
너럭바위님, 솔리아스님, 당선생, 저 바람처럼 이렇게 시작을 하는데
솔리아스님의 큰 사진기를 보니 약간 걱정이 되었습니다.
빠르게 걸으면 따라 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속도에 대하여 물어보았는데 상관없다고 하시네요.
정말로, 걸으면서 뒤돌아 보면 수시로 사진을 찍고 계셨는데
좀 빠르게 걷는다 싶어서 살펴보면 어김없이 따라 붙을 정도로
잘 걸으시더군요.
생각했던 것 보다는 안양천변에는 그늘이 많았고
그 그늘 덕분에 무사귀환이 가능했습니다.
만약 천변만 계속해서 걸었다면 아마 가져 간 물도 일찍 바닥나고
더위먹은 걸음은 멈춰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사 바깥의 둘레길 지도를 보니
석수역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우리 걸음의 방향이기도 함)
금천구청역, 독산역, 가산디지털단지역, 구일역이 있으니
혹시라도 서울둘레길을 걸을 때 참고하면 되겠습니다.

안양천으로 진입하는 곳에는 이정표가 명확하지 않았고
하천으로 내려 갔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안양천을 끼고 계속해서 뚝방길을 선택했다면
좀 더 오래 그늘 속을 걸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바람은 시원해서 출발점에서의 느낌은 그런대로 상쾌했습니다.

약 5분거리에 시 경계 표지판이 반갑습니다. ㅎㅎ

안양천은 장미와 금계국이 한창이었습니다.
(금계국은 잎이 길죽한 타원형인데
노란코스모스/황화코스모스는 국화처럼 생겼고 7월은 되어야 한창일 겁니다.)


뚝방길과 천변을 왔다갔다 하다가 그만 주택가로 접어 들어 버려서
다시 육교를 타고 하천쪽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줄줄이~~~~
당선생을 필두로

솔리아스님이 묵직한 사진기를 들고 잘 걸어 오시지요.



찍기만 하고 찍히는데 익숙지 않으시다는 솔리아스님
약간 당황하여 자세정비중 ㅎㅎ

50분 정도 걸어 오니 독산역이 가깝다네요.

좀 늦게서야 둑방길의 존재를 인삭합니다.
벚나무가 즐비하고 그 후엔 단풍나무가 또 이어진 거리였는데
중랑천의 벚꽃동굴과 견주어 볼 만 합니다.
내년 봄엔 이리로 와야 하겠습니다.

즐거운 점심시간.
편의점에서 사 온 달걀을 꺼내보니 소금이 없었습니다.
'이상하네 간을 해서 삶은 건가?' 중얼거리면서
하나씩 배분을 해놓았습니다.
당선생이 자기 몫을 집어 들고 탁 깨는 순간
아~ 삶은 달걀이 아니라 날달걀이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날달걀을 팔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고
당시의 상황이 잠시 잠깐 어리둥절하기까지 했습니다.
잠시 웃고....
당선생은 이마에 탁 하고 깨려다가 말았다 했습니다.
좋은 그림 하나 놓쳤습니다.
비릿하지 않은 것이 좀 신기했습니다.
노래라도 한 곡조 뽑아야 하는데 생략했네요.
더위에 지쳐가는지라 약간은 길게 휴식을 취합니다.

일어설 무렵 웬 아저씨가 중국집 전화번호가 적힌 전단지를 꽂아놓습니다.
중국집 주인장이겠지요.

아주 길게 이어진 길인데 중랑천과 달리 다리를 지나는 우회실이
태양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게 조금은 불편해도 뭐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철산교입니다.
광명의 철산동이 뭐 때문에 귀에 익숙하지?

아마 여기가 구일역인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 하차한 청청님은 어디에서?
나중에 알고 보니 목동교 밑에서 자느라 우리와 어긋났고
심지어는 우리와 반대편 천변을 걸었으니 더더욱 만나기 힘들었었습니다.

고척교
이렇게 다리를 우회하는 길이 좀 깁니다.

운동장을 짓고 있나요?
목동 야구장인가 아이스링크인가 써놓은 글이 보였는데
어느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장산면 향우회가 신납니다.
아래 사진 윗쪽의 자기들끼리 띵까띵까족은 여전하지요. ㅎㅎ


오금교

그래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뚝방길이 있어서
이 구간 서울둘레길이 삭막하지는 않습니다.

목동의 마천루

목동교로군요.
이 다리밑 건너편에 청청님이 잔다는 거죠
이 때 까지는 몰랐고 한참 후 휴식취하면서 연락해보니 그렇다는군요.

새로 난 길을 걸어 보겠다고 택했다가 후회막심했던 길입니다.
화학약품 냄새가 마구마구 올라오던 길입니다.

열병합발전소가 보입니다. 이 다리이름은 뭐지?
청청님과 합류하기 위하여 다리를 건넜는데
어차피 한강합수부 지점에서는 가양역으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하지만,
서울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이 다리 건너지 말고 계속 걸어야 했었는데......

아니면 차라리 저 아랫쪽 천변을 걸어야 했는데......
청청님이 보입니다.

바로 이렇게 다시 강을 건너고 있으니까요.

여기 한강합수부에서 또 다리를 건너고 ㅠ
석수역에서 한강합수부까지 4시간 쯤 걸렸습니다.
휴식시간이 40분 내지 50분 정도로 보면 3시간 20분쯤 걸린 셈이로군요.

한강엔 돛단 배도 보이고, 상암동 경기장의 흰 지붕도 갈매기 날아가는 양
시원스럽습니다.


한강합류지점에서 16분 걸어오니 이제 염강나들목으로 빠지게 됩니다.
좀 전에 있었던 나들목이 염창나들목이었던 것 같고



나들목 빠져 나오자 말자 화장실에서 잠시 몸단장하고
이정표 따라 가니 공사중이라 우회를 해야 했습니다.

마침내 4시간 40여분 걸려서 가양역 종착점에 도착합니다.
모두모두 고생들 하셨습니다.




가양역 8번출구의 호프집, 근처 유일의 생맥주 집인 것 같았습니다.
정말 갈증끝의 생맥주는 달아도 너~~무 달았습니다.
황도로 당분 보충하고....... 한숨 돌리고 나니 세상만물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일 때문에 걷기에 처음부터 함께하지 못했던 위시님은 뒷풀이에 함께해서
아쉬움 속에 다행이었고요.
솔리아스님은 귀가길이 2시간이 넘는다셔서 뒷풀이 합류하지 못하고 바로 가셔서
또한 아쉬웠습니다. 좀 지쳐 보이시기도 해서 잡기 미안한 점도 있었고요.
생맥주 뒷풀이만으로는 뭔가 좀 부족한 듯한
일단의 인원들은 염창역으로 이동하여 아쉬운 마음을 또 좀 더 달래 보았지요.
지금쯤 몸들은 괜찮으신지 모르겠습니다.
땡볕의 습격에도 꿋꿋하게 이겨내신 모습들이었는데
지금도 구릿빛 건강함으로 하루를 잘 이어가시리라 생각합니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안양천 구간을 무사히 이어냈다는 자부심으로 뿌듯한 걸음이었습니다.
자 이렇게 다음번 서울둘레길을 이어갈 분을 위하여
깃발을 넘깁니다.
가양역에서 구파발역까지의 서울둘레길을 위하여!
첫댓글 도보 카페에 가입하기 위하여 처음 18키로 걸었던 그길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래만에 주말하셨는데 같이 못해서 죄송!!
땡볕이라 고생 많았을 것으로 사료 됩니다. 솔라이스님을 사진으로 보다니~~~
오~ 그러셨군요.
솔리아스님은 뒤에서 사람들의 모습, 풍경을 담아 내 오셨죠?
그래서 제가 몇 장 담았는데 솔리아스님의 사진이 몹시 기대됩니다.
바람처럼님과 그외 동행하신분들 고마웠습니다

으로 올리고 참석은 꼴찌를...우째 이런일이...
넘 죄송했습니다 

걀을 첨으로 맛보고, 자연산 무슨무슨 버섯..(버섯이름을 까먹었네요..)

귀한 약초로 만든 한방차
최고였습니다^^ 그힘으로 무사히 지치고 않고 마칠수있었네요
감솨^^
이날 댓글은
바람처럼님이 가져오신 날
마셔도 마셔도 줄지않는 마술 물병까지도...
흐흐흐
날달걀......ㅠ
구름버섯(운지)과 잔나비걸상버섯 그리고 양파껍질로 우려 낸 겁니다.
힘나셨다니 오히려 반갑고 고맙습니다.
주변에 눈길을 주면서도 부지런히 따라 붙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울둘레길 중 가장 재미없다고 평가받는 길을 30도 더위에 재미있게 걸었습니다. 바람처럼님의 리드와 너럭바위님의 너른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걷고나니 참 잘 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선생의 해박함이 곁들여진 걸음이었어요.
바람처럼님, 함께하신모든분들!수고많으셨읍니다!
열심히 응원해 주셨지요? ㅎㅎ
지도와 나침반의 폴카님이 잉크님 말씀하시더군요.
ㅎㅎ 거기서 화곡동 양꼬치집으로 2차가시징...^^;;더위 안드시고 좋은 걸음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렇잖아도 화곡동 양꼬치생각과 겡끼유끼님 생각이 간절했는데 (더위 먹었어요 ㅠ)
다들 너무 지쳐 있어서 그냥 종착점의 생맥주가 더 유혹적이었답니다.
무서븐 땡볕에서도 힘찬 걸음질을 하신 모든분들..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그래도 반 정도는 그늘이 있는 뚝방길을 걸었는데도 보통 날씨가 아니었습니다. 어휴우~~
모처럼 한가한 시간..바람처럼님의 사진과 설명 다시 찬찬히 보았더니...ㅎ..지난 늦은 가을 거의 혼수 상태로 걸었던 바로 그 길! 흐.. 작년에 아송님과 같이 했던 200킬로 구간중에 있었던...바로 그 안양천이었네요..ㅎㅎ 그때보았던 구일역..ㅎ 넘 정겹습니다.. 그때 도우미 해주신 당선생 모습..푸하하...즐겁고 고맙고...바람처럼님과 길벗님들 고군분투 서울둘레길 하실 때 저도 똑같은 무더위 껴안고 한강변을...ㅎㅎ..그래서 그날의 고난이 모두 이해되고..음..또 같이 즐겁고 그랬읍니다...ㅎ 바람처럼님! 곧 우리 같이 한번 합시다! ㅋ~
그래야지요. ㅎㅎ
당선생이 그러더군요. 도우미 할 때에 온갖 준비 다 하고 200 걷기 회원님들 맞으려 했는데
그릇이 없어서 그릇사러 갔다가 다 지나가 버리셔서 허망했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 지점이라는 모서리도 짚어 줬는데 기억은 안 나네요. ㅎㅎ
쉄 쉄 하세요~~작년에 그길 그대로라 하시잖아요..ㅎ
저두 작년 여름 산동무님길에 더위 먹어..그담부터 겁도 같이 먹엇는지 ...^(^
그래도 서울둘레길 지루하다면 지루하고 평탄하다면 또 그렇게도 볼 수 있는 구간을 잘 이었다는 마음에
나름대로는 보람을 가집니다. ㅎ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