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y Grant (에이미 그랜트)
10년이 넘는 음악생활 동안 쌓아온 팝화된 기독교음악 이른바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계의 명성을 팝 음악계에서도 화려하게 이어가고 있는 에이미 그랜트(Amy Grant)는 미모만큼이나 화려한 그리고 신앙심이 깊은 가수생활을 하고 있는 가수다. 종교음악의 경건함에서 오는 약간의 딱딱한 분위기를 다양한 장르의 리듬에 찬양조의 가사를 덧붙여서 크리스천 음악의 대중화를 주도해왔다.
미국 내시빌에서 소시 적부터 활동을 시작한 에이미 그랜트는 14세 때부터 곡을 만들기 시작하여 17살에 데뷔앨범을 발매, 이듬해인 1979년 2집 앨범 <My Fathers Eyes>의 타이틀곡으로 그래미상 가스펠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정작 화려한 비상의 날개를 펼치게 만들어준 앨범은 1982년에 발매한 <Age To Age>로 이 작품으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가스펠 음악상인 도브(Dove)상을 3개 부문에 걸쳐 수상했고 그래미상 또한 거머쥐었다. 당시 빌보드지는 이 앨범을 '시대를 초월한 최고의 가스펠 앨범'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후로 내놓는 앨범마다 모두 플래티넘을 기록했고 1983년, 1984년, 1985년, 그리고 1988년 4번에 걸쳐 그래미상 가스펠 부문 최우수 여자 가수상을 석권하는 등 가스펠(Gospel) 분야의 최고의 여가수로 올라서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1984년에 발매된 앨범 <Straight Ahead>부터는 '크로스오버'의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데 그 시발점은 팝 차트의 진입이었다. 다행스러운 건 원칙을 고수하는 크리스천들에게도 이 앨범이 호응을 얻어
외면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1986년 앨범 <Unguarded>은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등에 업고 날카로움을 더하여 다시 한번 이미지를 확실히 변화시켰다. 명성과 함께 논란도 계속되었지만 기세는 꺾이질 않아, 결국
수록곡 중에서 'Wise up(29위)'과 'Find a way(66위)' 등 두 곡이 팝 싱글차트에 오르는 히트를 기록했고 TV 드라마에까지 삽입되어 쓰이기도 했다. 같은 해 크리스천 히트곡들을 모아놓은 <The Collection>을 발표, 그녀의 가스펠 음악사를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고, 결정적으론 막 그룹 시카고(Chicago)를 탈퇴한 피터 세테라(Peter Cetera)와 같이 부른 'The next time I fall'으로 싱글차트 정상에 올라 팝 팬들에게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1988년 발표한 앨범 <Lean Me On>은 이제 장르의 구분 없이 많은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되었음을 알려주었고, 그녀를 팝 계의 톱 스타 반열에 올려준 앨범 <Heart In Motion>은 1991년에 발표되었다. 이 앨범은 그녀의 앨범 중 최고의 상업적인 성공을 창출, 현재까지 5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와 5곡의 히트 싱글 등 각종 기록의 산실이 되었다. 다섯 짜리 자신의 딸 밀러(Millie)에게 바친 곡으로 차트 정상을 밟은 첫 싱글 'Baby baby'(1위)에 이어 경쾌한 리듬이 흥겨움을 점점 고조시키는 Every heartbeat(2위), 펑키 리듬의 재미있는 곡 'Good for me'(8위), 중량감이 느껴지는 발라드 'That's what love is for'(8위), 로맨틱한 발라드 'I will remember you'(차트 20위) 등 인기차트를 난타(亂打)했다.
이전보다 더욱 자유스럽고 열정적인 이 앨범은 가스펠 풍의 노랫말에 강력한 댄스리듬과
록 비트를 과감하게 도용한 파격적 패턴의 음악을 선보인 것이 주목을 받게 된 점에서 많은 점수를 얻었고,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가스펠 부문이 아닌 팝 부문의 그래미상 주요 4개 부문의 후보로 선정되었다. 또 한번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앨범 <Home For Christmas>은 <Heart In Motion>의 후광을 업고서 팝 차트 2위까지 오르며 3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1994년 자신의 삶의 반영이라고 언급한 앨범 <House Of Love>을 내놓았는데 컨트리 스타 빈스 길(Vince Gill)과 함께 한 타이틀곡과 조니 미첼(Joni Mitchell)의 원 곡을 리메이크한 'Big yellow taxi' 등을 싱글로 발매하였지만 팬들의 반응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 그로부터 3년 뒤에 들고 나온 새 앨범 <Behind The Eyes> 역시 기타 연주까지 직접 도맡는 열의를 보였지만 상업적 인기 추락을 면치 못했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울하고 어두웠던 것은 당시 그녀의 감정적인 혼란을 나타내고 있는데, 실제로 앨범 발매직후에 16년 동안 이어온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로 새 앨범 발표는 소문만 무성한 채 5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 그녀가 2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서 이룩해 놓은 '크리스천 뮤직의 대중화'라는 업적은 소홀히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컨트리를 비롯하여 가스펠, 댄스, 로큰롤 등을 혼합한 친숙한 멜로디에 종교적인 내용의 가사를 실어 전파함으로 크리스천 팬들을 붙잡아 두는 한편 팝 팬들을 공략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