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의 자세는 머리에 이고있는 천기(天氣)와 발을 밟고 있는 지기(地氣)가 서로 만나 가운데에서 합일 (合一)을 이루는 신체의 가장 중심(中心)인 단전과, 허리(腰)의 힘을 모으고 충만한 기세와 자연체의 유구무구(有構無構)가 되어야 한다. 바른 검도 수련을 추구하고, 언제나 평정심을 잃지 않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기분으로 한판의 극의(克意)를 만드는 것이 이상적인 중단세의 겨눔이다. 턱을 당기고, 가슴과 등줄기(척추)를 펴고, 어깨의 힘을 빼고, 배꼽은 정면으로 향하고, 미추(尾椎)를 들어 올리고, 단전에 힘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미간(眉間)을 중심으로 관(觀)의 눈은 깊고 강하게, 견(見)의 눈은 얕고 약하게 쳐다보아야 한다. 그만큼 외형상으로 보이는 겉모습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마음속으로 볼 수 있는 심안(心眼)을 느끼는 것이 고단자의 세계라고 보았을 때, 상대의 움직임 즉, 공 격의 기동(起動)을 알아 차리는 것이고, 그에 따라 합기(合氣)의 만남이 기술로 연결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눈(眼)은 마음의 창이다. 칼끝이 눈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눈이 칼끝을 지배한다는 표현이 맞는 것이다. 상대의 양안(兩眼)을 통해서 위에서 아래로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고 가르치기엔 분명히 한계가 있어서 스스로 많은 수련과 경험이 전제되지 않으면 관견(觀見)의 눈두기란 그만큼 어렵고 심오한 것이다.
중지(中指)에 칼을 걸어야 팔의 상박근(上膊筋)과 하박근(下膊筋)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목표로 한 정 확한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격자(擊刺) 할 수 있다. <사진 1>
죽도를 잡은 손이 거북하고 부담스럽고 편하지 않으면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잘못 된 파지(把持)라는 것이다. 두 손이 소지(小指)부터 약지(藥指), 중지(中指)까지 차례로 조이는 것이 아니라, 증지로 걸쳐서 손바닥으로 감싸는 느낌으로 손목을 코킹하여 아래로 꺾는 스냅 모양이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왼손은 밀거나 큰 호(弧)를 그릴 때의 지렛대 역할이고 오른손은 방향을 잡거나 들어서 내려치는 힘의 작용을 한다. 흔히 말하는 좌수(左手)로 쳐라는 말은 왼손 중심의 검도를 하라는 의미이지만, 들어 올리고 내려치는 것은 오른손이 결정한다는 우수(右手)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큰 호를 그리는 것은 왼손이지만, 결정체는 오른 손에 있다고 정의하고 싶다. 역설적으로 보면, 오른팔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면 문제가 되지만 파지의 원리와 바른 이해가 되면 앞에서 밝힌 양손 중지(中指)의 중요성이 크게 다가올 것이다.
왼손은 배꼽에서 조금 왼쪽으로 벗어나고, 죽도의 선혁의 높이는 가슴 높이이고, 겨눔 방향은 상대의 왼쪽눈을 겨냥한다. 상대가 치는 손목의 맞는 각도도 줄이고 받아 치기와 공반 (攻反)이 용이하다.
중단의 높이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에 따라서 겨눔 높이가 변화무쌍해지고, 칼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기세가 없으면 무도(武道)에서는 사실 껍데기에 불과하고, 상대가 어떤 느낌을 받는지가 중요하다. 마음과 몸과 칼이 공세를 하고 있어야 기술로 이어지고 타점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사진 2>
양발의 위치는 신체에 따라 다르지만, 오른발과 왼발은 상대 눈을 밟는 기분으로 정면을 향하고, 20 센티 폭으로 잡고, 앞뒤 간격은 과거에는 한 족장 이상 많이 벌어졌지만 <사진 3>, 현재는 왼발을 가능한 오른발 뒤꿈치 횡선을 지키려고 하고 있다.
발을 모아야 멀리 도약할 수 있으며, 직립(直立)이 한판의 끊어 머리치기를 하기 위한 필수 동작이기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세가 무너지고 중심이 서지 않는 느낌이 든다. <사진 4>
몸의 균형 중심(中心)은 오른발과 왼발 사이로 하고 몸의 무게 중심(重心)은 오금을 펴고 왼발 뒤꿈치는 바닥에 붙이는 기분을 10으로 가정했을 때, 8대2 또는 7대3으로 왼발에 힘을 더 싣고 중심을 잡는다.
그래야 앞으로 도약할 때 힘의 전달을 최대한 끝까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가 공을 칠 때 오른발에 축을 걸듯이 상대의 움직임, 날아오는 칼의 방향성을 끝까지 보기 위해서 뒷발에 축을 거는 것과 동일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공반(攻反)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고, 즉각적이고, 간결한 기술로도 연결된다. <사진 5>
자연스러운 긴 날숨으로 언제든지 공반(攻反)의 준비와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이나 야구, 테니스, 던지기 등 호흡을 뿜어 내면서, 즉 내면의 기(氣)를 토해낸다는 마음으로 던지고 치고 하는 것이 모든 운동 종목에 해당된다고 보았을 때, 특히 검도는 기(氣)의 발현이 자신감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착장(着裝)으로 이어진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손목의 가동성을 좋게 하려면 죽도를 잡을 때 항상 호완을 끼고 죽도를 잡는 기분으로 손 가락을 길게 눕혀서 잡지 말고 오목하게 모아서 후리기를 하고 공간치기를 하면 효과적이다.
내가 했던 검도를 생각하면, 바로 어제 했던 검도가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세월의 흐름 속에 기본적인 부분과 내 몸에 최적화 된 보기 좋은 검도를 할 수 있었으면 하고 선수 시절부터 누구보다 검도를 잘해 보려고 노력했다. 몸의 전경자세, 평자세, 후경자세까지, 또는 눈두기(좌안. 우안. 미 간. 이마), 그리고 검선의 위치(배, 명치. 가슴. 목. 우안, 좌안, 어깨) 등 여러 가지 변형 된 자세를 취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흉내도 내보며 시행착오도 많이 했다.
그러나 자신의 중단이 최근까지 기술로 연결이 되고, 이제 뭔가를 조금씩 찾아가는 느낌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의 글이지만, 독자들이 한 명이라도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쓴다.
이상적인 중단세를 쫓아 7단에서 8단으로 승단하는 과정에서 내가 느끼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익히는 나만의 수련 과정이 힘들고 마음 고생이 많았으나, 고단자가 되면서 전에 몰랐던 숙제가 하나씩 풀리고 있는 것을 볼 때 모든 것이 기초에 입각한 원초적인 교본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지금 내 자신이 전보다 아름답고 멋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최소한 서 있는 모습에 겉모양의 외피라도 입혀보자는 생각 으로 수련하면 거기서부터 좋은 검도의 시작이라고 본다. 시간이 흐른 뒤에 나의 검도가 어떻게 변형되더라도 현재의 검도는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여과없이 쓰고 싶지만, 공부의 한계로 인해 내용과 설명이 부족하더라도 넓은 이해와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검도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