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독서캠페인 '불어라 책 바람'에 당첨되어 책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 독서 리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고 신청했지만, 읽어보니 교육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고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마사 누스바움은 미국의 저명한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로서 현재는 시카고대학에서 교수로 활발하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점과 느낀점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도 불어라 책바람 후기를 올렸으니 들려주세요~:)
https://blog.naver.com/kimauddhks/222935577356
1장. 조용한 위기
진정한 위기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서서히 진행된다.
근대 민주주의 체제는 경제적 원리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의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은 '효과' 중심의 교육이며, 그리고 그 효과는 '경제적 효과'만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대학에서 인문 교육은 설 자리를 잃고 예산을 삭감 당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번영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시민의식(비판적 사고력, 공감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 정책은 당장의 결과를 보여주는 정량화된 평가에는 관심을 기울이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문예술교육에는 수동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p. 35
우리는 '이익 증진 중심의 교육'과 '훌륭한 시민 양성 중심의 교육'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번영하는 경제 역시 시민 정신에 요청되는 동일한 기술을 필요로 하며, 내가 '이익을 위한 교육' 또는 '경제 성장을 위한 교육'이라 부르게 될 교육의 주창자들은, 그들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사실상] '빈곤한 개념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애쓰고 살아야 하는가? 교육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2장. 이익을 위한 교육, 민주주의를 위한 교육
민주주의 국가는 어떤 것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 먼저 생각해보자. 한 국가의 진보는 그 나라의 GDP만으로 측정되는가? 지금까지 GDP는 한 나라의 전반적인 삶을 평가하는 지표인양 인용되어 왔다. 국가 성장에 대한 옛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교육은 효율적인 경제인을 생산해내는 것 정도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우리는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여러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의 경제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인간 계발 모델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p. 35
그렇다면 우리가 만들어내고자 하는 유형의 국가와 시민에 관해 우리는 어떤 다른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 '인간 계발 패러다임' 모델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생명, 건강, 육체적 온전성에서부터 정치적 자유, 정치적 참여, 교육에 이르는 여러 핵심 분야에서 개인이 지니는 '기회' 또는 '가능성'이다.
3장. 시민 교육: 도덕적 비도덕적 감정
인간은 어떻게 계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 어린아이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어린 아이는 부모의 도움없이 스스로 할 수 없는, 육체적 무능력 상태로 세상에 던져진다. 애석하게도 인간은 명석한 두뇌, 저자에 따르면 '세련된 인지 능력'도 함께 타고 태어나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무능력함에 대해 깨닫는다. 그리고 이 불완전 상태에 대한 수치심을 초월하기 위한 욕망은 비도덕적 감정들을 낳는다. 내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무능력함에서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자 하는 욕망이, 세상이 나를 위해 돌아간다는 착각 속에서 나르시시즘이 피어난다. 교육은 어린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 비도덕적 감정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생산적인 방향이란 타인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인식하는 것, 타인에 대한 공감적 관심을 일깨워주는 것을 의미한다. 깊은 공감(empathy)이 바로 도덕적 행동으로 이어지거나 도덕성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덕성의 핵심 근거를 마련해준다. 타인의 마음에 공감해야만 타인을 존중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의 감정은, 민주주의 교육의 부재로부터 오는 것일 수도 있다.
4장. 소크라테스의 페다고지: 논쟁의 중요성
3장에서 저자가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 교육 내용은 페다고지(교육법)를 통해 적절하게 다루어질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페다고지는 스스로 생각하고 논쟁할 수 있도록 학생을 자극하는 종류의 교육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교육 체제에서 추동되는 계량화 가능한 평가 방식을 선호한다면, 소크라테스식 능력을 계발시키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논리적인 사고가 없는 민주주의는 반드시 큰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민주주의가 기능하기 위해서 시민들은 수가 아닌 논리를 따르도록 훈련되어야 하며, 권위나 압박에 휘둘리지 않도록 교육받아야 한다. 논리 앞에서 평등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야 말로, 서로에 대한 진정한 존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이러한 사상은 후대 교육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루소, 페스탈로치, 프뢰벨은 소크라테스의 사상에서 출발하여 자신들의 교육 철학을 내보였다. 특히 존 듀이는 경험교육을 중시하며, 학생들이 수동적 청자가 되는 것을 경계하였다. 우리는 위대한 교육철학자들에게서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가? 책임 있는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한 소크라테스의 페다고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5장. 세계 시민
초등학교 학생들이 스스로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나의 현실과 와닿는 것에서 출발하여 세계시민의 정체성을 함양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 시민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고등 교육에 이르기까지 세계사, 외국어 등 다른 나라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접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울 때에도 민족주의적 역사관에서 벗어나,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 137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오늘날 우리는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이들에게 의존하고 있고, 반대로 그들 역시 우리에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그 범위에서 전 지구적이다.
p. 139
지식이 좋은 행동을 반드시 야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무지는 사실상 나쁜 행동을 반드시 야기한다.
6장. 상상력 기르기: 문학과 예술
저자는 6장에서 서사적 상상력과 공감능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문학과 예술 교육을 논하였다. 예술을 통해 인간은 타인을 인식하게 되고, 타인의 영혼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교실 속 작은 예시로, 학생들은 역할놀이를 통해 타자의 시선을 학습한다. 나와 다른 사람이 그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7장. 궁지에 몰린 민주주의 교육
7장은 다음 구절을 골라 인용하며 마친다.
p. 228-229
우리는 건강한 사회를 지속시키는 데 핵심적으로 중요한 교육 분야들만을 골라서 가지치기하고 있다. 만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우리 앞에 나타날까? 권위를 비판하는 방법에 무지한, 기술적으로 훈련된 사람들, 무딘 상상력을 지닌 이들, 유용한 이윤 창출자들의 나라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타고르가 말한 그래도 '영혼의 자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인문교양교육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머리가 띵-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식민지 교육에서 암기식 교육을 강조했다는 부분이었어요. 비판적인 사고 없이 사실을 암기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저는 한 명의 교사이지만, 선생님들의 작은 노력이 모여 진정한 삶을 위한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길 희망해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