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많이 꾸는 사람들
한의학에서 꿈의 원인은 허화(虛火)가 머리를 혼란케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허화(虛火)가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는 말은 정(精)이 부족함과 동시에 영양물질이 뇌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함을 일컫는다.
현대인들은 잠잘 때 꿈을 많이 꾼다. 어떤 사람은 밤에 꿈을 꾸다가 깨어 일어나 앉아 있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난밤에 꾼 꿈을 장편 드라마 속의 한 장면을 연상하는 것처럼 그 이튿날 까지 계속 머리 속에 간직하고 있다.
꿈을 너무 많이 꾸면서 잠을 자면 머리의 휴식시간이 줄어들어 병이 생긴다.
허화(虛火)는 신정(腎精) 부족이 원인이며 신허(腎虛)는 원기(元氣) 부족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여 배원고기(培元固氣)해 주어야 한다.
동시에 심신상교법(心腎相交法)을 시행하면 잠자는 동안 꿈을 덜 꾸게 된다.
심신상교법(心腎相交法)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심신상교법(心腎相交法)은 수면을 촉진시켜 주는 간단한 동작이다.
손바닥의 중앙에 노궁혈(勞宮穴)이 있으며 발바닥에는 용천혈(湧泉穴)이 있다. 각심(脚心)의 용천혈은 신경(腎經)의 주혈(主穴)이고 수심(手心)의 노궁혈은 심포경(心包經)의 주혈이다.
소파에 앉아서 또는 침상에 앉아서 우두커니 드라마를 볼 것이 아니고 오른 편 손바닥에 있는 노궁혈을 왼쪽 각심(脚心)에 대고 문지르거나 비벼주면 된다.
반대로 왼쪽 손바닥의 수심(手心)을 오른편 발바닥의 용천혈에 대고 문질러 준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과 밤에 꿈을 많이 꾸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동작이며 누구든지 한 번 실험해 볼 만한 간단한 동작이다.
꿈 해몽(解夢)
한의학 이론에 ”몽시혼백비양(夢是魂魄飛揚)” 이란 말이 있다.
다시 말하면 ”꿈이란? 혼백(魂魄)이 날아다님을 일컫는다.” 는 뜻이다.
즉 혼백이 우리들이 잠자고 있는 동안 무의식 상태에서 미지의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뜻이다.
또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5장(臟)은 각기 다른 신명(神明)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혼과 백도 각각 다른 장부의 신명이다. 즉 혼(魂)은 간(肝)의 신명이고 백(魄)은 폐(肺)의 신명이다.
사람의 수면 중 각기 다른 경맥의 당번 시간은 각각 다르다. 밤 11시부터 새벽 한시까지 담경(膽經)이 당번이며 새벽 한시부터 새벽 세시까지 간의 당번이고 새벽 세시부터 새벽 5시까지 폐의 당번이다.
간혼(肝魂)은 이지(理智)와 관계되고 폐백(肺魄)은 본능과 관계가 깊다. 그러므로 새벽 3시 이전에 꾸는 꿈은 간혼과 관계되어 있고 이성(理性)과 관련되어 있으며 새벽 3시 이후에 꾸는 꿈은 폐백(肺魄)과 관계된 꿈이고 인간의 본능과 관계되어 있다.
서양의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 같은 정신분석학자는 꿈을 심리적 잠재의식의 표현 방식이라고 말했다. 프로이드는 꿈에 물을 보면 출생과 관련이 있고 꿈에 큰 나무를 보면 성(性)과 관계가 있으며 꿈에 여행을 하는 꿈을 꾸는 것은 사망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이드의 꿈 해몽을 살펴보면 꿈은 인간의 두 개의 기본적 본능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사망본능이고 둘째는 성본능(性本能)이다.
한의학 관점에서 본 꿈의 이해는 프로이드의 꿈의 분석과 비교해 볼 때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의학의 관점에서 꿈을 분석해 보면 음기(陰氣)가 성한 사람들은 공포와 관련된 꿈을 꾸고 인체의 장기 중 신(腎)은 공(恐)을 주관한다. 오행(五行) 중 신(腎)은 수(水)에 속한다. 그래서 물을 꿈에 본 사람들은 공포의 정서가 있는 사람들이며 음기(陰氣)가 성한 사람들이다.
양기(陽氣)가 성한 사람들은 꿈에 불이 보인다. 고열이 있는 사람들은 꿈에 자기 집안에서 불이 나는 꿈을 꾼다. 양기가 침착하지 못하고 들떠 있는 상태이다.
영추(靈樞)-음사발몽편(淫邪發夢篇)에 보면 고인들이 꿈에 대하여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가를 설명해 주고 있다.
고인들은 인체 내에서 음(飮)과 양(陽)이 성하여 서로 싸우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폐기(肺氣)가 성하면 창이나 칼과 같은 금속 무기로 사살하는 꿈을 꾼다. 왜냐하면 폐는 오행 중 금(金)에 배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인체의 상부에 기가 성한 사람은 꿈에 나는 꿈을 꾼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부분 성격이 완벽한 완전무결주의자들로써 모든 것을 완벽하여 흠잡을 데가 없는 심리의 소유자들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의 기는 인체의 상부에 머물러 있기를 좋아하며 인체의 하부로 내려가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꿈속에서 나는 꿈을 꾸며 절벽에서 몸을 날려 깊은 강물 속으로 떨어지는 꿈을 꾸는 도중에 놀라 깨어난다. 또는 큰 바위 위에서 몸을 날려 산 아래로 떨어지는 꿈을 꾼다.
또 배가 부른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면 남에게 먹을 것을 주는 꿈을 꾸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잠을 자면 타인으로 부터 먹을 것을 받아먹는 꿈을 꾼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에 인체의 5장과 5성(聲), 5장과 5지(志), 5장과 5색(色)에 대하여 수록되어 있다. 5장(臟)과 5성(聲)의 대응 관계는 간호(肝呼), 심소(心笑), 비가(脾歌), 폐곡(肺哭), 신신(腎呻)이다.
간기(肝氣)가 성한 사람은 화를 잘 내고 큰 소리로 외친다. 직장의 상사(上司)에게 훈계를 들은 후 자기 사무실로 돌아와 씩! 씩! 거리며 숨을 몰아쉰다. 이는 일종의 자기 보호 행위이다. 씩! 씩! 소리를 내며 기(氣)를 입으로 토(吐)해 내면 울체되어 있던 간기(肝氣)가 감소된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꿈속에서 소리를 지르는데 울체되어 있는 간기를 푸는데 있어서 아주 좋은 꿈이다.
(肺氣)심장과 대응하는 소리는 소성(笑聲)이다. 심맥(心脈)이 성한 증상은 웃음이다. 심기(心氣)가 성한 사람들은 꿈속에서 잘 웃는다.
비장(脾臟)에 대응되는 소리는 가성(歌聲)이다. 비장의 기(氣)가 특별히 강한 사람들은 음성이 커서 말소리가 우렁차다. 비장의 사기(邪氣)가 성한 경우 높은 산에 올라 가 광적으로 노래를 부른다.
폐기(肺氣)와 대응되는 소리는 곡성(哭聲)이다. 폐기(肺氣)가 지나치게 성한 사람과 폐기(肺氣)가 지나치게 허(虛)한 사람들은 꿈속에서 잘 운다. 엉! 엉! 소리 내며 운다.
신(腎)과 대응하는 소리는 신음(呻吟) 소리이다. 원기를 조절하고 원기를 신(腎)에 저장하기 위해서 신음 소리를 낸다. 사람이 아파도 신음하고 극도로 좋아도 신음한다. 모두 원기(元氣)를 조절하기 위한 동작이다.
간기(肝氣)가 성한 사람은 꿈에 화를 잘 낸다. 이러한 사람 옆에서 잠을 자면 까딱 잘못하면 주먹으로 얼굴을 얻어맞아 코피를 쏟는다.
심기(心氣)가 성한 사람은 꿈에 잘 웃으며 비기가 성한 사람은 꿈에 노래를 잘 부르고 신체가 무거워 움직이지 못한다. 움직이려고 해도 전혀 움직일 수 없다. 꼼짝도 하지 못한다.
폐기가 성한 사람은 슬픔에 젖어 꿈속에서 슬퍼서 눈물 까지 흘리며 운다.
신기(腎氣)가 성한 사람은 무서운 꿈을 계속 꾸거나 무서운 광경을 목격한다.
꿈은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서로 싸우는 반응이다. 너무나 기뻐하면 심신(心神)이 밖으로 흩어져서 곱고 아름다운 색채를 보거나 활짝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을 본다.
간기가 억압되어 있는 사람은 화를 잘 내며 꿈속에서 시들어 있는 꽃을 보거나 사람들과 싸움질을 하는 꿈을 꾼다.
신정(腎精)의 수장(收藏) 기능이 문란한 사람들은 깡패나 도둑들에게 쫓기어 도망치고 몸을 숨기는 꿈을 잘 꾸며 도둑들과 깡패들이 흉기로 찔러 죽이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발이 한발자국도 옮겨지지 않는 꿈을 꾸다가 대개의 경우 깜짝 놀라서 스스로 꿈속에서 깨어나는데 식은땀이 나 있다. 일종의 무겁고 불길한 공포심정의 표현이다.
폐기가 허(虛)하여 지나친 슬픔과 우수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낮에도 탄식을 잘하며 한 숨을 길게 쉬고 짧게 탄식을 잘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꿈속에서 상사로 부터 지적받고 책망 당하며 비난을 잘 받고 질책을 잘 당한다. 심정이 무거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꿈속에서 친척이나 친구가 상처를 입거나 죽는 꿈을 잘 꾼다.
비장의 기가 울결(鬱結)하여 운화(運化) 기능이 쇠약한 사람들은 초조한 꿈과 마음을 졸이고 가슴을 태우며 애타게 근심과 걱정을 하는 꿈을 잘 꾼다.
꿈속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참작하고 자기 자신이 정지(情志)의 태과(太過) 정도를 판단하여 조절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인체의 기혈의 레벨과 5장(臟)의 문제가 꿈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이해하였으니 독자 자신들의 신체 상황을 미루어 짐작하여 앞으로 발생될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석영창의 한의학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