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오가해는 중국의 큰 스님 5명이 금강경을 해설해 놓은 책이다. 규봉 종밀(780-841, 육조 혜능(638-713), 부대사(497-569), 야부 도천(1127-1230), 예장 종경의 다섯분이다. 죽영소계진부동 竹影掃階塵不動은 여기에 나오는 선문禪門의 게송偈頌이다.
야부 도천은 송나라 사람으로 생몰 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특히 금강경을 통해 자기의 견해를 시로 읊었는데 간결하면서도 벼락치듯 내리치는 활구는 고금에 다시 볼 수 없는 글이다.
도천은 군대에서 궁수로 지냈다. 성은 적씨(狄氏)이고 이름은 삼(三)이었다. 대가족 십안에서 세 번 째 아들이기에 ‘삼’이라고 한 것 같다.
어느 날 도겸이란 선사를 찾아가 법을 물었다. 그때 도겸은 조주의 무자 화두를 주었다. ‘개에게 불성이 없다. 알겠는가?’ 라고 하였다. 이 화두를 들고 돌아와 밤내내 낑낑거렸다. 그것을 본 군대의 상관이 화가 뻗쳤다. 상관은 그에게 곤장을 쳤다. 도천이 볼기짝을 맞는 순간에 홀연히 깨우쳤다.
도겸 선사는 그 이름을 고쳐주었다. “적삼인 네 이름은 도천(道川)이다. 앞으로 열심히 정진한다면 그 도(道)가 시냇물(川)처럼 불어나서 사방을 기름지게 할 것이니라. 그러나 게으르고 방심(放心)하면 무능한 인간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이때부터 열심히 정진한 도천은 많은 게송을 지었지만 금강경 게송이 유일하다.
그가 남긴 작품은 이 <금강경> 송이 유일하다.
그가 남긴 말 중에 ‘밥이 오면 밥 먹고 잠이 오면 잠잔다(飯來開口睡來合眼)’는 선어는 우명하다. 이외에도 내놓은 활구活句가 있다.
죽영소계진부동 竹影掃階塵不動 대그림자가 계단을 쓸어도 먼지 하나 일지 않고
월천담저수무흔 月穿潭底水無痕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흔적 하나 남지 않는구나
절대 진리의 세계를 이렇듯 짧은 시구인 선어禪語로 내놓았으니 가히, 시간을 초월하여 빛나는 활구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