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면...생선회를 먹지 마세요~

[junykim]

 "우리들의 어머니 해녀" ....( 제가 살고 있는 저희동네 바닷가 입니다)

여러분들이 살고있는... 동네에 있는 횟집에
활어차(어류를 운송하는 물차)가 와서
활어를 수족관에 넣고 가는걸 우연히 봤습니다.....

와~
그럼 싱싱하니까...
오늘 가서 생선회 먹을까? ...하는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과연 싱싱할지.....
한번
알아 볼까요?

활어 도매업을 하는 저희동네 어느 00 수산 입니다


광어를
한가지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광어를 양식하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예전부터 제법 알려진곳은
제주산과 전남완도산이 있습니다
(참고로...요즘은 평준화가 되어서 전국 어디나 다 똑같다고 생각 합니다)

대형 활어차가 제주에서 광어를 실은후
배를타고 육지로 건너와서 육지에서 목적지(서울이라면)
중간도매업인...미사리. 또는 노량진시장.가락시장 등등...으로 갑니다
그리고 미사리 또는 노량진.가락시장에서... 소형 활어차로 옮긴후
각 동네에 있는 횟집으로 이동합니다


사람도
배를타고 버스를타고 여행을 하면 몸이 피곤하고 나른하죠~?

광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좁은 수조통 안에서 장거리 이동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선살이 푸석해 진답니다
특히나 어류는 물과 온도에 민감한데... 바뀐 물과 온도에 지쳐갑니다


특히나
자연산어류는 양식산보다 더 심하죠~

바다에서 어획된 어류는
일단 잡히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배의 수조통안에서 육지까지 이동하고 
육지에서  경매를 하다보면 이리저리 옮겨가기도 하고
경매장에서 활어차에 실고 각 횟집까지 이동하고
바뀐 물 그리고 온도에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그 과정중에 죽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도 여행후 1-2일 지나면 여독이 풀리듯이...

어류들도 적응력이 있어서
보통 1-2일 지나면 현상황에 잘 순응해 집니다

첫날은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움직임이 둔하지만
1-2일 지나다보면.... 한마디로
수족관에서 어류들이 날아(?) 다닐 정도 입니다

그래서
일식집.횟집에서는 수족관에 1-2일 순치(적응)후 판매하는 편입니다
흔히 "물을먹인다" "이끼를 좋게한다" 라는말을 씁니다

단...
사람도 가까운곳 잠깐 다녀오면... 피로가 쌓이지 않듯이
중간도매업에서 1-2일간 순치(적응)시키고
어류 중간도매업 장소가... 동네에 있는 횟집과 가깝다면... 예외 입니다


결론
오늘 활어가 들어왔으니 싱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그 횟집에 가서

오늘 들어온 활어 주세요~ 하는데요.

어류는
바다속에 있을때가 가장 싱싱하고...

육지에서는
첫날보다는...2일째 또는 3일째부터가 싱싱 하답니다...

오징어에 대한  짧은 이야기...

사진에 보시면
오징어의
삼각형 부분을 "머리" 또는 "귀" 라고 부르시는데요
오징어 지느러미 입니다
　
지느러미 다음이 몸통이고
눈이 있는쪽이 머리 입니다
그 다음이 다리 입니다
　
10개의 다리중에 긴 2개의 다리는
먹이를 잡거나 교미할때 암컷을 끌어당기는 수단으로 사용하므로 "교미완"이라고 부릅니다

오징어는 주로 동해안에서...
갑오징어는 서해안에서...
화살오징어(한치)는 제주를 중심으로 남해안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오징어는
왜 모든 횟집 수족관에서 항상 볼수 없을까요?  

오징어는
오징어를 수족관에 다른 어류와 함께 넣어두면
다른 어류들이 오징어 다리부터 뜯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별도의 수족관을 따로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별도의 수족관에 오징어를 적게 넣어두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되도록 많이 넣어 둬야 하는데
그렇게되면 　
오징어가 세력다툼을 하는것인지... 서식장소가 좁아서 그런지 ...아무튼 싸움을 가끔 합니다
서로 물어뜯기도하고 먹물을 쏘고..그래서 서로 상처도 나고... 때론 죽기도 합니다
또...수족관의 물은 검은색 먹물로 변하겠죠~?
　
오징어는
수족관에서 하루살이 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족관에서 하루이상을 잘 버티질 못합니다
때론 2-3일씩 버티기도 하지만.....대신 활력이 없죠~
　
혹시
"아니사키스충" 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고래회충" 이라고도 하는데요

모든 어류는
살아 있을때... 자기생체방어 능력이 있어서
설령 충에 감염되었다 할지라도 육(살)에 침투할수가 없는데요

싱싱하지 않거나 상처가 있을때는
육에 침투 할수도 있답니다

그밖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오징어를 수족관에 매일 넣어두고 장사 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어서

몇몇의 오징어 전문횟집 이외는 오징어를 잘 판매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오징어는 싱싱할때
사진처럼 육의 색깔이 갈색(?)이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A4 복사용지 처럼 백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산오징어회를 주문 하였는데
오징어 살이 백색으로 나오면 싱싱하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비가 오면 생선회를 잘 먹지 않죠?

이유는 2가지 정도로 추측 됩니다...


1. 비가 오면 습도가 많기 때문에 균이 침투한다

바다어류의 대표적인 균이 "비브리오패혈균"인데요
생선회박사님이 쓰신 책에 보면
실험을 통해 습도와는 무관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2. 비가 오면 배(어선)가 출항을 못하기 때문에 횟집수족관에는 어류가 없거나 재고품이다

비가 오면...
배(어선)가 출항을 합니다
비 하고는 관계가 없습니다

바람이 불면서 파도가 높아지면... 그때 출항을 못합니다

보통
배(어선)는 주로 늦은밤 또는 이른새벽에 출항을 해서
새벽이나 아침에 입항을 합니다
경매를 하는 새벽의 수산시장을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오고 바람불고 파도가 칩니다
그러면
생선회를 안먹습니다 ....

바다에 출항한 배(어선)은
이미 새벽에 아침에 입항을 했는데....
그날 어획한 어류인데.... 재고품이 아니죠~


늦은밤이나 새벽에 바람불고 파도가 높아서 배(어선)가 출항을 못했는데
갑자기 날씨가 좋아져서 아침에 해가 쨍쨍 합니다
그러면
생선회를 먹습니다...
오늘 어획한 어류가 없는데 여러분들이 말하는 재고품인데~

육지에서 몇날 며칠 날씨가 맑고 쾌청해도
바다의 날씨는 종잡을수가 없답니다

보통... 파도나 바람이 크게 불고나면...그다음날 바로 출항을 못합니다
왜냐하면 바다가 잠잠해져도
거친 파도로인해 바다속은 뿌옇게 변해 어류들이 몸을 숨어 버리거나 또한
낚시줄을 내려놓아도 먹이가 보이지 않아서 물지도 않는 답니다


어류를
바다에서 어획하여
배(어선)의 수조통에 넣어두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그상태에서 육지에 도착해서 활어차를 통해 수족관에 넣어두면
물의차이와 온도차이로 생선살이 푸석해지며...
바로 죽는어류가 있고
잘 순응해서
1-2일 지나보면.... 원상태로 복원됩니다....
어획해서 그날 먹은 생선회보다는
1-2일이상 지난 어류가 더 맛있고 싱싱하답니다 ...위의 내용에  이야기 했었죠^^

현실은 이러하니
배(어선)가 출항을 했다.... 못했다는....생선회 먹는것에 아무런 의미가 없답니다

포항시 구룡포에 있는 바다를 막은 어느 축조식 양식장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는
자연산보다는 양식산어류가 대부분을 차지 합니다
바다에서 직접 어획하는것이 아니라
육지 또는 바닷가 근해에서 양식을 하기 때문에.....
비 바람 태풍으로 인한 배(어선)의 출항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상황이 이러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시나
비가 오면 "생선회'를 먹지 않습니다

아마도
비가오면 날씨가 추워지는 관계로
생선회보다는
따뜻한 음식을 찿기 때문에 그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횟집에서는 장사도 안되는데 그날 무엇을 할까요?

저희횟집  회식 사진 (1)

저희횟집 회식사진 (2)

횟집식구들은
보통... 1달에 2번 또는 4번정도 쉬는데요
쉬는날을 비오는날(날씨맞추기힘듬)로 정해서 쉬는사람도 있고
대청소를 한다거나
파전이나 부침개를 만들어 먹거나
평소보다 조금 빨리 가게문 닫고 회식을 하거나 ...등등

사장님이 들으면 섭섭해 하시겠지만....
비가 오면
아~오늘은 좀 쉬겠구나....이런 생각이 든답니다...^^;;;


좀 어려웠나요?

아무튼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리구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은...
제가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책으로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 하였습니다

[오꿈이]

잘 읽었습니다. 맛있는 회 많이 사주시기 바랍니다.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