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의 계절을 맞이하면서 성지순례 베들레헴을 정리합니다.
일정에 쫓겨 워낙 짧은 시간에 다녀와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럴수록 정리는 더 꼼꼼히 해야겠지요!
비가 내리는 중에 버스가 베들레헴으로 향하는데 우리를 맞이한 것은 마치 한국의 교도소 담장같은 모습의 담벼락입니다. 저 안이 베들레헴입니다. 이렇게 된 사연을 이해하는 것도 우리가 성탄을 맞이하면서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베들레헴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요단강 서안 지구'입니다. 이 말은 '가자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영토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안에 있는 두 개의 섬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 두 지구의 통치권은 이스라엘이 가지지 않고 PLO가 갖습니다.
이 담벼락은 이스라엘 측에서 PLO와의 '국경선'에 구축한 높이 8미터의 담장입니다. 담장너머 베들레헴!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국경을 통과하듯이 철저한 검색을 통하여 들어가고 나와야 합니다.
담장으로 둘러쳐진 베들레헴입니다. 이 안에 인구 2만5천의 아랍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런 것은 이곳 주민들 중 대부분이 기독교인들입니다. 그래서 베들레헴 시장을 뽑을 때는 반드시 기독교인이어야 한다는 시의 조례가 있다고 합니다. 아랍인들을 복음화하기 위한 소망을 이곳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사진은 인터넷 백과사전에 실린 자료입니다.
이 사진 역시 자료 사진으로서 베들레헴 안에 있는 예수탄생기념교회입니다. 이렇게 잡은 사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인용했습니다. 교회 출입문을 보겠습니다.
저렇게 작은 문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높이는 120센치입니다. 자세히 보면 위로 아치가 보입니다. 원래의 문입니다. 교회의 문이 저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 탄생 교회에 드나드는데 사람들이 겸손히 구부려야 하지 않겠느냐? 해서 낮추었다고 합니다.
당초 베들레헴에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는 교회는,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고, 콘스탄틴 황제의 모후 헬레나(248~328)가 이곳을 방문하여 교회를 짓도록 함으로써 처음 교회가 세워집니다. 이 교회를 '콘스탄틴교회'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6세기 초 화제로 교회가 사라집니다.
겸손의 문을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가서 출입문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문을 어떻게 낮췄는지 볼수 있습니다. 한편 바닥의 대리석이 얼마나 맨질맨질한지요! 수많은 인파가 이곳을 드나들었습니다.
성경에 베들레헴은 예수님 탄생지로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다윗의 출생지이기도 합니다. 베들레헴은 구약 성경 룻기의 배경입니다. [유다 베들레헴에 한 사람이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지방에 가서 거류하였는데 그 사람의이름은 엘리멜렉이요 그의 아내의 이름은 나오미요 그의 두 아들의 이름은 말론과 기룐이니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사람들이더라(룻1:1~2)]
엘리멜렉과 나오미 부부가 모압으로 가뭄을 피해 갔다가 거기서 며느리 룻을 데리고 옵니다. 룻은 베들레헴으로 돌아와 보아스를 만나고 오벳을 낳지요?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습니다. 거기가 여깁니다.
교회 안의 모습인데,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갈 수 없고 한쪽으로 서서 예수님 탄생 지점이 있는 지하 동굴로 줄을 서서 내려가야 합니다. 줄을 서기 전에 교회 안 바닥에 있는 한 유적을 보아야 합니다.
현재의 바닥 아래 약간 낮은 곳에 또 한 층의 지하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모자이크 문양이 보입니다. 관광객들은 마루 바닥에 서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게 됩니다. 아래의 바닥이 서기 6세기 초 화제로 전소된 콘스탄틴 교회의 바닥 유적입니다. 건물은 불에 타 없어졌지만 바닥장식 일부가 남아있었지요. 현재의 교회는 그 터 위에 유스티니아누수 황제(527~565)가 다시 지었습니다. 그때 지어진 교회가 지금까지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면서 보존된 교회가 바로 이곳 예수 탄생기념 교회입니다. 1500년을 견딘 교회입니다.
설명을 듣고 줄을 섭니다. 지하 동굴로 내려가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 당시는 현재의 지표면 보다 아래에 사람들이 살았다는 뜻입니다.
교회 중앙 제대 양 옆으로는 이런 기둥들이 두 줄로 각각 열 개씩 세워져 있습니다. 모두 마흔개입니다. 이 기둥도 보수를 하고 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이지만 차분하게 우리 일행이 줄을 섰습니다.
이곳을 통과하여 한 사람씩 내려갑니다. 무엇을 보러 내려갈까요?
사진이 영 볼품없습니다마는 사진 왼편 윗쪽으로 은으로 된 별 모양이 있습니다. 이 별 있는 자리가 예수님께서 탄생한 바로 그 지점입니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오래 지체할 수도 없고, 사진을 잘 찍기 위한 거리 확보도 어려웠습니다. 제가 동행한 목사님을 찍어드린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별 모습이 더 뚜렷이 보입니다. 이 별 이름이 베들레헴의 별, 베들레헴 스타로 불립니다. 이 별을 자세히 보기 위해 외부에서 자료 사진을 하나 인용합니다.
이 그림입니다. 이 별을 보려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아니, 이 별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탄생 자리에 조금더 가까이 가보려는 마음입니다. 이 지점을 확정한 사람은 2세기의 교부 '순교자 저스틴'이라고 합니다. 그가 베들레헴을 방문하여 성경을 고증하면서 여기가 맞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이 자리가 예수님 탄생 자리로 권위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중에는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려고 온 줄로 아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도리어 분쟁하게 하려 함이로라(눅12:51)" 역설적인 말씀이지요! 그런데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이 별 때문에 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크림전쟁(1853~1856년)입니다. 이 별의 소유권은 로마카톨릭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별을 러시아 정교회 측에서 일방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분쟁이 시작되어 전쟁으로 번졌습니다. 예수님이 과연 분쟁하게 하신 것, 틀리지 않네요!
이곳은 베들레헴의 별 바로 옆에 있는데, 예수님을 강보에 쌓아 뉘였던 곳입니다. 너무나 요란스럽게 치장해 놓았습니다. 예수님의 탄생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화려하게 오신 분이 아닌데! 이어진 동굴로 들어가봅니다.
예수님의 흔적은 사실은 이렇게 거친 곳입니다. 이곳도 예수님 탄생 기념 교회 지하입니다.
흉상이 하나 있네요? 누굴까요? 라틴어로는 '히에로니무스' 영어 발음으로는 '제롬'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인물입니다. 가톨릭에서는 성인으로 추앙합니다. 제롬은 주후 386년부터 420년에 소천하기까지 이 동굴에 기거하면서 신구약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했습니다. 그 성경을 벌게이트역(불가타역)으로 부르는데 오늘날 로마 가톨릭의 공식적인 성경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교회 밖에 있는 동상의 인물이 바로 제롬입니다. 왜 제롬의 동상이 여기 있을까요? 성경 번역의 업적을 기리기 위함입니다. 동상을 자세히 보면 발로 해골을 밟고 있습니다. 제롬이 성경 번역 작업을 하면서 "내가 생명을 걸고 죽기 전까지 다 번역하겠니다!"라는 결단의 표시로 실제 해골을 하나 구해서 끼고, 번역을 했다는 전승때문입니다. 마음을 다 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우리는 그렇게 사랑하고 있을까? 제롬의 신앙을 기립니다.
저런, 제롬 앞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주님 저도 주님 사랑합니다!
이곳의 기념 교회들 사정의 깊은 내막을 설명하면 골치아파지는데요! 조금만 언급하겠습니다. 베들레헴 기념교회는 러시아 정교회 소유인데, 저 별은 로마 카톨릭 소유입니다. 희한합니다. 로마 가톨릭은 여기서 미사를 드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바짝 붙여서 '캐서린 교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성탄절에 세계로 중계되는 미사는 여기가 아닌 캐서린 교회 미사입니다. 두 종파 뿐 아니라 아르메니아 정교회도 소유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참나~
교회 마당에는 꽤 높은 성탄 트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성탄절이 다가오는데, 이 점등식이 또 유명하다고 하지요?
짧은 시간, 일정에 쫓기면서 돌아보고 나온 아쉬움에 밖에서 교회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이곳에서 바로 우리는 '목자들의 들판교회'로 갑니다. 천사가 전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듣고 양치던 목자들이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려고 달려왔습니다. 그 목자들을 기념하는 교회가 1954년에 건축되었습니다. 성지순례 도중에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개신교회 건축물입니다. 할렐루야!
출입구 바로 위에는 천사 가브리엘의 조형물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성지 순례 때는 이 교회가 개신교측에서 세운 교회인 줄도 몰랐습니다. 정신없었으니까요!
목자들의 들판교회 내부 돔 천정입니다. 별빛을 형상화 했다고 합니다.
목동과 양떼 미니어처가 있었습니다.
교회 옆에는 당시에 목동들이 밤에 잠을 잤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이 있습니다. 들어가봅니다.
가이드 하신 목사님께서 동굴 속의 '등경'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불을 켜서 말(됫박) 아래 두지 않고 등경 위에 둔다.'고 하셨던 그 등경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동굴 벽에 호롱불(?)을 올려 놓을 수 있도록 적당히 파 낸 곳을 '등경'이라고 한답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알 수도 있을것 같아요! 거친 벽에 조그만 물체를 올려놓을 수 있도록 파낸 곳이 보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안방과 부억을 나누는 벽에 구멍을 뚫고, 부억 쪽에는 창호지를 바르고 거기에 호롱불을 올려놓았습니다. 안방은 밝지만, 부엌은 창호지를 통과한 빛으로 밝혔던 지혜가 생각납니다.
바로 그 옆에는 예수님의 탄생 장식을 해 놓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이지요? 성탄절이 되면 교회마다 이런 유의 장식을 합니다. 어디가 원조인가 했더니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고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다투어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예수님 탄생의 기쁨은 피부 색에 관계 없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베들레헴에서 관광버스 운전기사, 아랍인 '아브라함'기사님이 강추하신 기념품점에서 기념품을 샀습니다. 베들레헴 특산품은 나전제품으로 빚어내는 성지 순례 기념품, 그리고 올리브나무로 깎아만드는 조형물이랍니다. 그래서 저도 예수님 얼굴을 올리브 나무에 새긴 기념품을 하나 샀습니다. 나중에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리운 고향 한국으로 갑니다.
이 포스팅의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베들레헴이 맨 나중 순서인데, 내일모레가 성탄절이다보니 이렇게 했습니다.
포스팅을 위해 인터넷에서 자료를 뒤지다보니 우리의 성지 순례 경로와 대단히 흡사한 한 관광회사의 지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립니다.
우리가 다닌 경로와 거의 흡사합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창가에 앉았습니다.
현지 시간 밤 열한시쯤, 이륙할 때 텔아비브 시가지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운 2015년,
기쁜 성탄절을 맞이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