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는 차로 10분만 달려가면 바닷가이다. 물때를 잘보고 바닷가에 가면 다양한 해조류를 채취할 수 있다. 물때를 맞추어서 4월18일(7물)~4월22일(11물) 싱싱한 해조류를 채취하여 한번 드셔보세요.
/유창우 기자
나물이라고 하면 흔히 봄에 난다고 알지만, 겨울이 제철인 것들도 있다. ‘바다의 나물’ 해조류(海藻類)다. 김, 미역, 다시마 등을 나물로 여기는 이들은 드물지만, 한식전문가인 전남과학대 김정숙 교수는 자신의 책 ‘나물수첩’에 해조류를 포함시켰다.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무의 싹과 잎을 조리한 찬을 ‘나물’이라고 하는데, 해조류는 바닷가에서 자생하거나 재배해 먹는 풀이니 당연히 나물이죠.”
해조류는 비타민C가 풍부해 ‘뭍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 영양의 구멍을 메워준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건강 식품으로도 각광받는다. 김 교수는 “해조류는 단백질과 칼슘, 요오드 등도 듬뿍 함유한다”면서 “특히 요오드는 심장, 혈관활동, 체온 조절 등 신진대사를 증진시키는 티록신 형성에 꼭 필요한 성분”이라고 말했다. “해조류로 국을 끓이거나 초고추장에 무치는 것 말고는 요리법을 잘 몰라 더 즐기지 못해 아쉬워요. 하지만 전이나 김치, 냉채, 영양밥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요.” 영양과 먹는 법, 특징을 해조류별로 정리했다.
김
한국에서 김 양식법을 만든 이는 17세기 김여익으로 알려졌다. 해변에 떠내려온 나무에 김이 붙어 자라는 것에서 착안해 지금은 뭍이 된 전남 광양 태인도에서 양식을 시작했다. ‘김가(金家)가 기른 것’이라고 해서 김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단백질, 비타민, 철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단백질이 유난히 많은데, 100당 단백질 함량이 30~40으로 콩보다 높다. 김 1장에 들어있는 비타민A는 달걀 2개와 맞먹고, 비타민B2는 우유보다 많고, 비타민C는 사과의 10배나 된다. 겨울에 채취한 햇김이 가장 맛나다.
▨김쪽파무침 김 4장, 쪽파 5줄기, 소금 약간 양념장: 고춧가루·참치액·다진 마늘 각 1작은술, 간장·참기름·참깨 각 1큰술, 물 2큰술 1. 김을 바삭하게 구워 잘게 부순다. 2. 쪽파를 다듬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 다음 2㎝ 길이로 썬다. 3. 양념장 재료를 고루 섞는다. 4. 김과 쪽파, 양념장을 한데 담아 살살 섞듯 버무린다.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 맞춘다. Tip: 김을 센불에 구우면 타기 쉽다. 구운 김을 오래 보관하면 특유의 맛이 덜하니 먹을 만큼씩 그때그때 구워 먹는다.
미역
옛부터 미역국을 산모에게 먹인 건 미역이 다량 함유한 요오드·인·칼슘 등 미네랄 성분이 자궁 수축을 돕고 피를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콩과 궁합이 특히 좋으니 두부와 같이 먹으면 좋다. 요오드가 과다 축적되면 갑상선 기능이 저하될 수 있는데, 콩의 사포닌이 이를 막아준다. 하지만 파와는 함께 먹지 않는 게 낫다. 파에 들어있는 인과 유황 성분이 미역의 칼슘 흡수를 방해할뿐 아니라, 파의 강한 향이 미역의 풍미를 가리기 때문이다. 마른 김은 장기보관이 가능하지만, 너무 오래두면 주변 수분을 빨아들여 맛이 떨어질 수 있다.
▨미역새알심국 마른 미역 20g, 다진 쇠고기 150g,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간장 각 1/2큰술, 참쌀가루 1/2컵, 물 6컵, 참기름 2큰술, 국간장 1 1/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1. 마른 미역을 물에 불려 바락바락 주물러 씻어 물기를 뺀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다진 쇠고기, 다진 마늘, 간장, 참기름, 후춧가루를 간이 고루 배도록 무친다. 3. 찹쌀가루에 소금과 뜨거운 물을 붓고 반죽해 동그란 새알심을 만든다. 4.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2를 볶는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1을 넣고 함께 볶는다. 5. 물을 붓고 끓이다가 맛이 우러나고 미역이 부드러워지면 다진 마늘을 넣는다. 6. 새알심을 넣고 떠오르면 국간장과 후춧가루로 간 한다. Tip: 마른 미역은 약 14배까지 불어난다.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주물러 씻어나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파래
산뜻한 초록빛을 띤 가느다란 잎이 엉켜있는 모양이다. 철분과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하다. 성질이 차가와 아토피성·과민성 피부염 진정 효과도 있다고 알려졌다. 파래에 메틸메티오닌 성분은 담배의 니코틴 해독 능력도 탁월하다고 한다. 생 파래에 무채를 더해 무치거나, 오이와 무를 채 썰어 넣고 만든 냉채, 굴과 바지락과 함께 부친 파래전, 파래김치 등 다양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소금을 넣고 주물러 씻어서 미끈거림과 잡내를 제거한 다음 요리한다.
▨파래전 파래 50g, 부추 20g, 구운 김 3장, 밀가루 150g, 전분 30g, 소금 1작은술, 물 3/4컵, 식용유 적당량 1. 파래는 옅은 소금물에 씻어 잡티를 제거한 다음 찬물에 2~3번 헹군다. 2. 부추는 깨끗이 씻어 송송 썰고, 김은 앞뒤로 살짝 구워 잘게 부순다. 3. 밀가루, 전분, 물, 소금을 고루 섞어 부침반죽을 만든다. 1과 2를 넣고 잘 섞는다. 4. 프라이팬을 달구고 식용유를 두른 뒤 3을 한 숟가락씩 떠 앞뒤로 노릇하게 부친다. Tip: 파래는 체에 담은 채 흐르는 물에 담가 흔들어 씻는 게 좋다.
매생이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순우리말 이름이다. 그만큼 깨끗한 바다에서 난다. 파래보다 더 가늘고 부드럽고 짙은 녹색을 띤다. 전남 바닷가 지역에서 주로 먹다가, 최근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칼슘, 철분, 엽산 등 무기질과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매생이와 굴, 다진 마늘, 간장, 참기름을 넣고 끓인 매생잇국은 ‘미운사위국’이라고도 불린다. 매생이는 아무리 뜨거워도 김이 나지 않아서 잘 모르고 먹다간 입안이나 혀를 데기 십상이라 붙여진 별칭이다.
▨매생잇국 매생이 200g, 굴 50g, 소금 1작은술, 다진 마늘 1/2큰술, 참기름 1큰술, 간장 1작은술 1. 매생이를 고운 체에 받쳐 흐르는 물에 씻는다. 2.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른 뒤 굴과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 굴이 익기 시작하면 불을 끈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매생이와 굴을 넣고 끓인다.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Tip: 매생이 사이사이에 있는 모래를 제거하려면 소금을 넣고 바락바락 씻는다. 매생이는 센불에서 오래 끓이면 풀어져 향이 사라지고 색깔도 누렇게 변하니, 한 번 끓어오르면 불에서 내린다.
톳
제주도 서남해안에서 나는 바닷말 중 하나이다. 짙은 갈색에 솔잎처럼 생긴 짧은 잎이 긴 줄기에 여럿 달려있다. ‘바다에서 건진 칼슘약’이라고 부를 정도로 칼슘 함량이 높다. 식이섬유는 시금치의 3~4배에 달한다.여성의 질염을 예방·치료 효과도 있다.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다. 끓는 물에 데쳐 떫은맛을 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요리한다. 줄기 끝은 억세니 잘라내고 중간 부분과 잎만 먹는다.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무치거나, 소금을 약간 넣고 톳나물밥을 지어도 맛있다.
▨톳고추장무침 톳 150g, 양파 1/4개, 풋고추·홍고추 각 1개 양념: 고추장 1큰술, 유자청·식초 각 1/2큰술, 설탕·다진 마늘·참기름 각 1/2작은술, 소금 약간 1. 톳을 잘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군다. 2. 양념 재료를 잘 섞는다. 3. 양파는 채 썰고, 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채 썬다. 4. 1·2·3의 재료를 고루 버무린다. Tip: 톳은 기름에 볶거나 튀기면 영양소 흡수율이 높아진다. 두부, 된장 등 콩제품과 잘 어울린다.
다시마
지구상 최초의 풀이라고 해서 ‘초초’라 불리기도 한다. 일본 고사서 ‘서기’에는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초로 기록됐다. 요오드가 해조류 중에서도 유독 많다.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서 천연 조미료로 일본에서 특히 사랑 받는다. 국물을 낼 때 가장자리에 칼집을 내야 맛과 영양이 잘 우러난다. 해조류 중 드물게 초여름인 5~8월 채취한다. 요즘 시중에 나온 다시마는 말리거나 소금에 절인 것들로, 요리 전 물에 담가 불리거나 소금을 빼 사용한다.
▨다시마쌈밥 생다시마 1장(10㎝x20㎝), 밥 4공기, 달걀 노른자 3개분, 미나리 20줄기, 게맛살 4줄, 소금 약간 양념장: 고추장 2큰술, 식초·사이다·다진 파 각 1큰술, 다진 마늘·설탕·참깨·참기름 각 1작은술 1. 다시마를 찬물에 담가 짠맛을 빼고 물기를 꼭 짠 다음 폭 5㎝, 길이 7~8㎝로 자른다. 2. 달걀 노른자는 소금을 넣고 지단을 얇게 부쳐 1.5㎝ 두께로 썬다. 3. 게맛살은 길이 7~8㎝ 정도로 잘라 잘게 찢는다. 4. 미나리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물기를 짠다. 5. 밥을 한입 크기로 뭉쳐 게맛살을 올리고 미나리로 감싼다. 달걀 노른자와 미나리로 묶는다. 6. 양념장 재료를 고루 섞어 다시마쌈밥과 함께 낸다. Tip: 마른 다시마는 작게 잘라 유리병에 담아두면 양을 가늠하기도 쉽고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감태
‘단맛(甘)이 나는 이끼(苔)’라는 이름처럼 다른 해조류보다 단맛이 조금 더 난다. 젖어 있을 때는 매생이와 비슷하지만 더 밝은 초록빛이며 거칠고 올이 굵다. 뼈와 치아를 강하게 하며,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과민성 피부염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비타민A가 풍부해 시력을 강화시키고 야맹증에 효과가 있다. 생 감태는 무채와 함께 무쳐 먹고, 마른 감태는 튀기거나 갈아서 과자에 넣는다. 주산지인 완도에선 감태김치는 물론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세발나물
갯벌에서 자라 ‘갯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원기둥 모양 줄기에 솔잎처럼 가늘고 끝이 뾰족한 잎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갯벌의 염분 때문에 찝찔한 맛을 품고 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다. 나물을 무칠 때에도 소금이나 간장을 넣을 필요 없이 고추장과 식초, 참깨, 다진 파만 넣어 무치면 된다. 섬유질과 엽록소가 풍부해 변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콜린, 베타카로틴, 비테인 등 기능성 성분도 다양하다. 주로 전남 해안지역에서 먹다가 최근 대도시에서도 인기다.
/1월30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의 원본입니다. 해조류를 ‘바다의 나물’이라고 표현한 건 김 교수님 책에서 처음 봤는데, 신선하더라구요. 거기서 이 기사가 시작됐네요. 김 교수님, 감사합니다. 구름에
첫댓글 유익한 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