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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덕변호사칼럼 스크랩 함부로 자영업에 뛰어들지 마라
김주덕변호사 추천 0 조회 106 14.02.28 17:2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함부로 자영업에 뛰어들지 마라

 

가을사랑

 

현재의 경제상황은 매우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취업도 되지 않고,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하는 수 없이 개인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아직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모르고 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그 보다 실패한 사람이 얼마나 더 많은지 모른다.

 

또한 일단 사업을 벌려놓으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것,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곳은 더 이상 없나는 것, 그러니까 장사가 될 만한 곳에는 이미 수 없이 많은 선배들이 다 거쳐갔고, 자리를 잡고 진입장벽을 쳐놓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노후대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60세 이상 고령층의 자영업 참여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기대하며 자발적 실업상태에 있던 29세 이하 청년층도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자영업 선호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둔화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되고, 자영업 증가가 저부가가치 업종에 몰리고 있다. 이는 자영업 퇴출 증가 및 자영업 부채의 부실 증대로 이어진다. 특히 자영업 대출이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에 집중되어 있고 상환능력도 임금근로자에 비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영세성이 커서 수익성이 크게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 전쟁 후 급격한 출산 붐이 일었던 1955년부터 산아제한 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약 712만 명(전체인구의 14.6%)에 달하는 연령층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길어진 수명과 늘어난 자녀 부양부담, 부족한 노후 준비 등으로 퇴직한 후에도 재취업을 원하고 있다. 고령자의 재취업 여건이 여의치 못해 임금근로로 흡수되지 못한 인력들이 자영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계적으로 제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우리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제조업 부문에서 고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영업자 증가는 1인당 부가가치가 낮고 진입장벽이 낮아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산업에서 자영업자수는 늘어났지만 1인당 명목 부가가치(=명목GDP/취업자 수)가 여전히 낮다.

 

하반기에도 내수경기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재정위기 불확실성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우며 유럽의 마이너스 성장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도 경제의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수요는 위축되는데 자영업 진출은 늘어나면서 하반기 중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간 경쟁 심화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버티지 못하는 자영업체의 퇴출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대규모 폐업에 따른 사회불안, 그리고 자영업 대출의 부실화 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2012년 5월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은 164.8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간 대비 6.3조원 증가한 수치다. 창업을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난데다 가계 빚 억제 대책으로 은행들이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경쟁을 벌인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가계부채 중에서도 상당 부분이 사실상 자영업 대출인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자영업자 상당수가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인데, 은행권의 가계 대출 억제로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에서 자영업자의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급여소득자처럼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자영업자는 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 둔화가 지속될 경우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자영업자 40%가 5년 안에 폐업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월 소득 절반 이상(57.6%)이 월 평균소득 백만 원 이하이고, 적자 영업(20.6%)도 상당수다.

 

우리나라 자영업 비중은 30%가 넘는데 선진국 수준의 2~4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IMF 때는 대기업 정규직들이 퇴직금을 들고 나와 일시적으로 벤처나 자영업으로 옮겨갔다면 이번에는 남은 자산을 들고 마지막 수단으로 장사를 시작한 거라 탈락할 경우 갈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앞으로 5년간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창업 시장에 가세한다고 예상된다.

자영업을 시작하는 것은 빈곤의 불구덩이로 뛰어들어가는 것과 같다. 자영업이 급증하면서 과다 경쟁으로 인해 10명 중 8명이 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영업자는 지난 5월 기준 585만명. 무급 가족종사자와 영세 중소기업인까지 포함하면 실제 자영업자는 8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나도 가게나 해볼까`하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전력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에서 회사 생활보다도 더욱 힘든 일이다. 경험과 노하우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

 

실력은 없고 의지만 있는 퇴직자들이 제대로 된 실상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사회적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보니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장밋빛 전망에만 의존한 채 자영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대규모 퇴직→생계형 창업→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폐업→빈곤층 전락>

 

가족형 자영업의 폐업과 가장의 파산은 가족 해체를 가져온다. 가족이 붕괴되면서 동반자살이 늘어나고, 사회적인 극빈층이 증가한다. 빈곤으로 인한 생계범죄가 늘어나고 사회불안은 가중된다. 사회공동체가 병이 들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며,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동시에 국가의 안정성과 성장잠재력은 크게 훼손된다. 남미의 여러 나라가 이런 식으로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5월 말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총 3만6,8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2,760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개인파산의 신청건수는 지난해 5월 2만9,388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만6,788건으로 소폭 줄었다. 법원의 개인파산 심사가 엄격해졌기 때문에 상적으로 덜 까다로운 개인회생에 몰리는 것일 뿐 개인의 도산은 계속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거 몰락으로 빚어질 한국 사회의 남미화는 포퓰리즘 정책을 더욱 부채질해 정작 빈곤층을 구휼하지도 못한 채 성장동력만 갉아먹고 재정위기를 부를 공산이 크다.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경제구조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이라는 인구구조로 자영업 증가에 대한 단기적인 해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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