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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편지글은 '제 3회 실버 편지쓰기 응모' 작품 내용입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가족사랑, 효를 주제로 하는데
심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열 아들 안 부럽다는 장모님께
장모님!
올해 11월 21일이면 장모님을 모신지 38년,
세월은 쏴 논 화살처럼 빨라 장모님을 모신 세월 앞에
제 나이도 노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1976년 초가을, 결혼을 앞둔 어느 날 혼수함을 들고 처가에 갔을 때
장모님께서는 고운 한복을 차려 입으시고
거실의 커다란 전축 위의 바다색 꽃병에는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한 다발 꽂아 놓으시고 저를 반갑게 맞아 주셨잖아요.
그날 저에게 차려 주셨던 점심 밥상,
손수 요리 하셔서 내놓은 진수성찬의 정갈한 음식 중 쇠고기 장조림은
지금도 기억할 만큼 너무 맛났고 요리솜씨가 뛰어나셔서
오늘도 제 입 맛에 딱 맞는 밥상의 호강, 장모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결혼과 함께 호칭을 ‘어머님’으로 바꿔 모신 세월은 그렇게 흘러
어머님께서는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건강한 삶을 살아가시니 더더욱 고맙습니다.
지난 현충일에 어머님께서 처음으로 저에게
장인어른의 20대 사진과 장인어른께서 철원전투에서 전사하기 바로 직전에 보내온
빛바랜 편지를 보여 주셨잖아요.
60여년을 고이 장농 속 깊숙이 보관하고 계셨던 그 사연을 떨리는 손으로 저에게 주시며
"손 서방, 한 번 읽어 봐! " 하시던 모습에
너무도 갑작스런 일이라 당황했고
그 사연을 읽어 내려 가며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 져
서제에서 오열하며 흐느끼고 말았습니다.
포성이 울려 퍼지는 전선의 달밤에 쓰셨다는 사연은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그 중 두고 온 어린 딸이 마치도록 보고 싶어
가슴 져미며 눈물을 흘렸다."는 ......
기름 먹인 빛바렌 누런 편지를 가슴에 품고
엉엉 소리내어 통곡한것을 어머님은 모르시죠.
상주 갑부 집안의 교사였던 장인어른과 결혼,
행복한 시간도 잠시뿐 6.25 사변으로
장인어른은 강원도 철원 전투에서 청춘을 조국을 위해 불사르시다 전사하셨고
그렇게 어머님은 오직 딸 하나만 바라 보시며
청춘을 바치셨으니 미망인으로서 삶은 얼마나 힘드셨으며
그 인고의 세월을 잘도 참아 오신 어머니!
세상이 감동하고도 남을 일이잖아요.
영천 국립묘지에 고이 잠들어 계신 장인어른께서도
우리 가정의 행복한 모습과 어머님 노후의 안락한 삶을
늘 흐뭇하게 지켜보고 계실겁니다.
결혼과 함께 어머님을 38년째 모신다고 하면
주위 분들은 놀라는 표정으로 정말 대단한 효성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불편함 없이 언제나 화목하게 살아 왔고
지금도 행복하게 모시는 것은
제가 모신다기 보다는 어머님께서 두 손자를 지극 정성으로 길러 주셨고
늘 저희 가정을 잘 보살펴 주신 감사함입니다.
어머님을 모신 세월을 뒤 돌아 보면
효도로 극진히 모셨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단 한 번도 맘 상하게 한 적 없으며
노후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 세심한 관심과 배려,
그러니 가정이 얼마나 평화롭고 행복속의 세월이었습니다.
평생을 홀로 사신 그 한 많은 세월!
그래서 저는 더 애틋한 정이 솟고
사위가 아닌 아들로서 변함없이 효행을 실천하고
효자 집안에 효자 난다고 두 아들의 가정교육을 위해서도
어머님을 극진히 모실려고 노력을 했는데
만에 하나라도 섭섭한 일이 있었다면
어머니께서 널리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위 분들에게 늘 사위 자랑으로 열 아들 부럽지 않다고
과찬의 말씀하시는 어머님!
두 외손주 며느리에게 ‘이쁜이’, ‘곱분이’ 로 애칭을 부르며
두 증손주를 얻으셔서 요사이는 더 신이 나신 어머님의 모습에서
저는 무한한 행복감을 느낍니다.
큰 손주 지형이
온갖 맛난 반찬에 참기름, 들기름, 마늘, 고추 양념까지 손수 장만하시고
두 증손주의 간식으로 단호박을 넣은 떡가래를 말려서 티밥을 보내시는 정성!
손주, 증손주 사랑에 모든 걸 최우선으로 챙기시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제 입장에서도 너무 흐뭇하고 보기 좋습니다.
작은 손주 주형이(지형이와 사촌)
저의 정년 퇴임식장에서 어머님을 소개할 때
"언제나 온화한 모습으로 깔끔하시며, 우리 가정을 위해서 헌신 하셨고,
누구에게나 사위 자랑으로 열 아들 부럽지 않다고 과 찬의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했던
저의 말이 생각나실 겁니다.
정말 저에겐 친어머니 이상으로 정이 들었습니다.
대구의 모 여성 단체에서 주관한 '장한 사위상' 선발이 있었을 때
신문을 보신 어머님께서 적극 추천하셔서
모신 사례들을 한 권의 책으로 효행 실천 사례집을 만들어 응모를 했던 것 기억하시죠?
진정 작은 효행들이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기 위함이었는데
며칠 후 여성단체에서 남성 화장품 한 세트와 편지 한 통이 동봉된 내용인 즉
'당연히 선발해야 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장모를 모시는
대상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해서 미안하게 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로
너무도 크게 화를 내셨던 어머님!
저의 작은 효행을 기쁨으로 느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 했고 감사 했습니다.
지난 5월, 둘째 아들 가족과 함께 4박5일간 제주도 여행을 하고 돌아 왔을 때
소녀처럼 행복하고 즐거워 하셨던 어머님!
케나다의 여동생을 만나시러 혼자서 여행을 하고 오셨으면서도
해외여행을 권유하면 서울 큰 손주 집 마련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절약하자며 걱정하시는데
이젠 저희 부부와 함께 자주 여행을 떠나셔야죠.
외출하는 환갑 지난 딸의 머리 손질부터 코디까지 조언 하시며
구두까지 닦아 놓으시는 부지런함,
오늘도 장모님과 아내는 모녀 지간이라기보다는 친 자매처럼
고스톱에 맛있는 요리에서부터 계절별 패션 구입까지 함께하며
행복에 취하여 하하 호호하시는 모습이
저는 너무 보기 좋고 엔돌핀이 팍팍 솟습니다.
어머님!
효경(孝經)에
'부모를 사랑하는 자는 감히 남에게 악하지 않고,
자기 부모를 공경하는 자는 감히 남에게 오만하지 않는다.'고 하여
효도가 인간관계의 기본이며,
모든 덕과 행실의 기본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두 손주에게 누누히 강조 하셨던 것 기억합니다.
성경에
'부모를 공경하며 그 뜻을 좇아서 하는 이가 이 땅에서 복을 받는다.'고
두 외손자 내외에게 강조 하시며 눈물로 새벽마다 기도하시는 것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머님!
아파트 노인정에서 친구 분들과 매 주 회식으로 맛 집도 찾으시고
치매 예방의 고스톱을 치시며
요가 열심히 하시고 노인복지회관에서 노래 공부 열심히 하셔서
증손주 주형이 돌잔치 때는 축가도 부르시고요.
만수무강을 기원 드립니다.
장모님 사랑하는 아들 드림
2010년 11월 26일의 일기
큰아들 결혼이 늦어져 가정에 불화가 날뻔했던 4년여가 지난 이야기입니다.
장모님이 식음을 전페했던.....
지금은 결혼을 하여 우리 큰손주 지형이가 두 돌이됩니다.
뒤돌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 ㅎㅎㅎ.
장모님! 손자 며느리 못 보신다고 식음을 전폐하시면? 직장 관계로 주중에는 수련원에서 머물고 주말에 집으로 향하는 난 33년을 모시는 여든이 넘으신 장모님이 계셔서 빈손으로 가기는 죄송스럽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블로거 친구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구입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처럼 소비자인 우리집은 양질의 먹거리를 장만해서 좋고 난 사랑 받는 남편, 사위로 좋으며 블로거 친구들은 판매해서 좋으니 서로의 인간관계도 형성되는 일거 삼,사득이 아닌가? 구입한 품목들이 스타님의 제주도 킹 흑돼지 갈비 들꽃님의 단호박, 보은 탄부리의 고구마와 생대추 체루빔님의 단호박 ,햇살 초원님의 간절곶 초원란 황금사과님의 부사 등 먹어 본 분들만이 아는 독특한 맛과 신선미! 모두가 내 통장에서 빠져 나가는 서비스 품목들이지만...... 지난 주에는 스타님의 블로그에서 본 담양의 모시 송편이 그렇게 먹음직스러워 구매하여 보내 드렸더니 잡수시지도 않고 그대로 있었다. 집에 들어 서기 무섭게 "부모가 자식이 결혼을 안하고 있으면 전화라도 자주해서 상황 파악을 해야지. 도대체가 뭘 하고 있는지......" 하시며 또 눈물을 흐리시는데 곁 눈질로 보니 지난 주 보다 훨씬 초췌해 보이셨다. "사귀는 여자 친구와 잘 지내고 있는지, 언제 결혼날짜를 잡을 것인지 빨리 알아보면 좋겠다."는 말씀을 남기고 장모님은 방으로 휑하니 들어 가셨다. 요 며칠 사이에 장모님은 식사도 잘 하시지 않고 오직 손자의 결혼 문제로 답답해 하셨다는 아내의 전갈이였다. 노후에 건강하시고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최근에 와서는 손주의 결혼 문제로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것 같다. 시간만 나면 서울의 큰 아들에게 "결혼하는데 무슨 애로 사항이 있느냐? 고민이 있으면 아버지께 말씀 드려라. 결혼자금은 부모가 담당하는데 왜 결혼을 미루느냐. 돈이 부족하면 당장 통장으로 보내 주마" 이런 통화 내용이었다는 아내의 귓뜸! 장모님의 손자 사랑은 지극하셨다 . 키워 오신 그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손자의 변도 예뻐 보였다는 할머니! 군경 유가족으로 청춘에 홀로 되신 장모님의 손자들! 상상만 해도 그 사랑은 짐작이 간다. 그러니 결혼 적령기를 넘겼는데 애타는 마음은 당연하지 않는가?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올해 하겠다든 결혼 날짜를 미루고 있으니 우리 부부만 늘 장모님께 빗진 채권자에게 시달림을 받듯 독촉의 연속이다. 작년 늦 가을 아들의 여자 친구가 근무하는 학교로 택배를 보낸 적이 있다. 결혼을 좀 더 빨리 진행시켜 보려는 나의 속셈에서...... 보은의 특산물인 대추와 수련원 모과 단지에서 딴 모과와 밤. 손수 썰어서 말린 모과랑 그리고 내 싸이월드의 홈페이지를 적어서...... 그땐 블로그를 하지 않던 때였으니까, 그 홈페이지 안에는 아들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의 일들이 사진과 설명으로 편집되어 있어 쉽게 알아 볼수 있는 내용이다. 아마 며느리감은 아들에 대한 호감이 배가 되었을거란 예감(?) 올 봄 아들은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결혼 준비의 전초전이었다. 아이들에게 결혼과 함께 아파트를 구입해 줘야 한다고 늘 노래처럼 말씀하신 장모님! 그러나 지금도 결혼 이야긴 무소식이니 답답하실 수 밖에..... 지금은 나도 아내도 아들과 냉전 상태로 지쳐있다. 결혼 이야기만 하면 알아서 하겠다며 결혼 이야기 꺼내길 싫어하는 눈친데 아무리 부자지간, 모자지간 이라도 부모도 자존심이 있지 않는가?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라는데 뭐라고 통화를 할까? 결혼을 독촉하면 또 짜증섞인 음성을 들어? 필요한 말은 주로 문자로 한다. 뭐가 부족한게 있다고, 왜 그렇게 결단력이 없느냐고...... 그래서 아들에 대한 불만과 속으론 부화가 치밀어 오른다. 주위의 많은 분들은 아들의 결혼을 왜? 무얼 그리 눈높게 고르느냐고? 오늘 오후 집으로 향하지만 무거운 발걸음은 천근 만근이다. 장모님은 아들의 결혼 진행 상황을 또 닥달할것이고 '난 뭐라고 말씀드릴까? 며느리 맞이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그러나 장모님! 잡수실 건 잡수시고 욱이의 결혼 소식을 기다리셔야지요. 건강 해치시면 안 됩니다! 욱이 엄마랑 더 서둘러 보겠습니다.
첫댓글 늘 푸른 솔(손진규)님! 손진규 교장 선생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장모님께"의 좋은 글! 독자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는 글을 읽고, '효도'를 실행 하시는 손 교장 선생님께 머리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사회의 금권주의, 퇴폐주의, 망국주의가 판을 치는데 오직 효행을 실행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미안하고 죄송스러울 따릅입니다.
장인, 장모님 모두 돌아가셨지만 제대로 효도 한번 받지 못하고 하늘 나라로 가셨습니다.
손 교장 선생님께 큰 박수를 보내며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손진규 교장 선생님 홧팅!
교육장님
과찬의 말씀을 하십니다.
그냥 편지글 응모가 있어 한 번 썼던 글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시간이 나실 때 제 블로그 http://blog.daum.net/sonjinkyu에 오시면
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 푸른 솔(손진규)님!
블로그에 자주들려 좋은 글 읽어 보겠습니다.
좋은 인연 감사합니다
늘 푸른 솔님예! 항상 얼굴에서 온화함을 늘 느꼈었는데 그렇게 훌륭한 삶을 사시네요. 장모님을 모시고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그러니깐 사모님께서 잘 해 줄 수 밖에 없겠군요.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입상하셨다는 좋은 소식 있길 기원해드릴께요.
과찬이세요
그냥 주어진 삶에 충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