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설된 프로그램이 있다. 두경부에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운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건 예상되거나 예상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제대로 된 이름 조차 가지지 못한, 그저 두경부 프로그램이지만 (일명 CEO 프로그램,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벌써 그 효과를 경험한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50대 여자, 이전부터 고혈압으로 진단되어 약을 복용하였지만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는 않았다. 올해 초 측정한 혈압이 180/110 mmHg, 보통 이정도의 혈압은 2차적인 원인(신장, 호르몬, 동맥경화 등) 에 대해 검사해 보아야 하고 약물도 최소 3제 이상 쓰라고 권장할 정도로 높은 수치이다. 역시 이 분도 혈압을 낮추기 위한 약과 혈액순환 개선제를 4가지 복용하고 계셨다. (인데놀 40, 텔란정, 세비듀오정 5/40, 카베디아정) 그래도 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 (150/100 mmHg)
수련을 계속 하고 계신 상태였는데, 뜻하지 않게 갑자기 신설된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되셨다. (우리 수련원에서는 신설된 프로그램이 생겨날 때에는 한시적으로 무료 체험의 기회가 있다 ㅎㅎ )
선생님께서는 그냥 (?, 특별히 이유를 알기가 어렵다.-.-;) 경동맥에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 주셨다. (2015년 4월 16일) 그리고 갑자기 혈압이 정상화 되었다. (내가 직접 진료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셨다라는 토를 일일이 달아야 하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토요일 아침에는 먹던 약을 그대로 복용하셨다. (위의 열거한 4가지 약) 그리고 혈압이 심하게 떨어졌고 (87/53mmHg) 어지러움을 느껴 수련원에도 오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저녁밥을 지을 체력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집에서 유산슬을 사 드셨으며, 다음날 아침 (2015년 4월 19일) 에 얼굴이 심하게 부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기도가 막히는 증상이나 가려움증, 피부 발진은 없었다.
(2015년 4월 20일) 오후 늦게 (선생님과 나의 설득으로) 간신히 3차병원 응급실을 찾으셨고, (나의 예상대로) 유산슬에 의한 음식물 알레르기 의증으로 진단받고 수액을 맞았다. 다행히 수액을 맞은 후로 부종이 호전되어 경구 항히스타민과 스테로이드를 받아 퇴원하였다. 응급실에서의 혈압은 140/81 mmHG 이었고 혈압약은 더이상 복용하지 마시도록 당부를 받았다.
알레르기에 관심이 무척 많은 내과 의사로서 여러가지 의구심이 일었다.
진단에 대한 의문
- 얼굴부종이 혈관부종이나 아나필락시스라면 왜 유산슬을 먹은 이후에 바로 생기지 않고 다음날 아침에 부었을까?
- 그저 알레르기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면 가려움증이나 피부발진이 없는데 유산슬에 의한 음식물 알레르기라고 할 수 있을까?
- 토요일 혈압이 87/53 mmHg 으로 낮은 것은 평상시 혈압이 150-180mmHg 정도 였던 사람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일종의 shock)를 주었을텐데, 이와 관련된 것은 아닐까?
치료에 대한 의문
- 얼굴부종에 항히스타민이나 스테로이드제가 효과가 있을까?
- 수액을 맞고 호전되었다는 것은 몸 안에 있는 알레르기 관련 사이토 카인이 희석되어서일까? 몸 속에 있던 혈압약의 배출이 빨라져서일까? 아니면 혈압약에 의해 떨어져 있던 혈압이 수액을 통해 회복되어서였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연결고리
- CCB (세바듀오정에 포함된 amlodipine 5mg) 에 의한 부종이 얼굴에만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면 혈압약이 과용되어 일어난 이상반응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 수련을 하고 나서 세포가 재생(?, 정확한 표현을 찾지 못함) 되면 이전에 듣지 않는 약이 듣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예, 아토피 환자의 태선화 된 피부가 분홍색을 띄는 정상 피부로 돌아오고 듣지 않던 국소스테로이드제가 듣게 됨), 경동맥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경동맥에 위치한 baroreceptor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 의 예민도와 혈관의 세포들이 재생되어서 이런 현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모든 게 물음표 뿐이다.
나로서는 이 모든 의문을 해소시켜줄 실험도구도 능력도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옆에서 지켜본 임상의사로서 이 (오묘한) 현상을 목격하고 그저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당연히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따라서 나는 이 사례로 case report 도 작성하지 못할 것을 안다.
후에 누군가는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고, 또는 이런 사례를 읽어보고 도움받는 사람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록을 남겨 본다.
첫댓글 고혈압에서 벗어나면서 컨디션이 빠른속도로 좋아지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에선 병원한번 다녀오면 몇일씩 누워지내며 아무일도 못했었는데 좋아지는 속도가 엄청 빠르고 아이들 학교보내고 난 이후에도 계속 집안일을 했다며 혹시라도 또 안좋아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고 그랬다는...
햐튼 지금은 컨디션 양호. 혈압은 정상.
부정맥증상도 양호.
오늘의 보고입니다.
넷!!!!!!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