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해운대 LCT RESIDENCE 에서 2박3일의추억
지난해 여름, 만딕이 형제모임을 해운대 LCT RESIDECE에서 모임을 가지려고 했지만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통에 취소하게 되어 다들 너무 아쉬워했었다. 호텔을 일반인들도 예약하기가 그리 쉽지 않는데다 하루 숙박비도 만만치 않다. 호텔의92층 중 62층에서 바라보는 해운대 전경을 영상으로 봤지만 아름답기 가히 그지없다. 이것으로 만족하야 하나 싶은 마음은 형제들 모두가 같다. 그래서 좀 더 기다려 코로나가 완화 되면 언젠가 다시 시도해 보리라 한결같은 마음들이었다.
백신접종을 3차까지 완료하고 나니 모임의 숫자가 4명에서 6명으로 호전 되어 이때를 놓칠세라 예약을 서둘렀다. 매번 만딕이 회장님께서 어려운 예약을 해주셔서 2월17일-19일까지 2박3일로 설날을 지나고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어 모두들 기대가 부풀었다.
서울, 대구, 부산에 거주하는 형제들이 만나는 것도 그리 쉽지가 않지만 연로하신 회장님과 건강이 좋지 않은 형제를 만나야 한다는 그리움들로 마음들이 바빴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소꼬리 곰탕으로 일단 충전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 중동역에서 회장님 내외분과 합류해서 택시로 호텔 앞에 도착했더니 먼저 와서 우리를 맞이하시는 처형과 오랜만의 해후다. 반가움에 서로 껴안고 눈물을 쏟는 모습이 마치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면 보다 더 찐했다.
형제들을 만나기 위해 불편하신데도 몸단장을 하시고 미리 숙소에 도착해서 우리를 반겨 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오후3시 다들 모여 일단 호텔에 가서 짐을 풀기로 하고 엘리베이트를 탔다. 62층3호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넓은 응접실에서 확 트인 해운대 해수욕장의 백사장과 잔잔히 밀려오는 하얀 파도 그리고 동백섬과 어울린 웨스턴 조선 비치 호텔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폭의 경이로운 그림 그대로였다. 이틀 동안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멋진 숙소에서 형제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꿈만 같다.
오늘 밤 더 경이로운 야경을 감상하는 두근대는 마음을 잠시 진정하고, 저녁 식사를 하러 숙소에서 나와 택시 2대를 나눠 타고 소문난 일광 대복 집으로 갔다. 소문대로 살아 있는 복어를 보여주고 요리를 한다는 것이 사실임이 입증 되었다. 기대되는 순간 먼저 복어 탕수육이 나왔다. 야들한 복어 탕수육을 한입 넣는 순간 오감이 흔들리듯 사르르 녹는 것이 과연 일품이었다. 이후 지글지글 끓는 복 지리 탕이 나왔다. 해맑은 육수에서 느껴지는 싱싱하고 개운한 복어의 향에 입안이 즐거웠다. 서울에서 복어가 생각나면 마포 복어집이나 동대문 동래복어 집에 가서 먹어보지만 먹고 나면 항상 후회가 되곤 했었다. 그 생각을 하면 가격불문하고 먹었다.
이렇게 생 복어 요리를 한 턱 내신 큰 처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서 땅거미가 찾아드는 시간, 해 저무는 해운대의 아름다운 석양을 즐길 수 있었다.
해안가 빌딩에서 불이 하나 둘 켜지면서 서서히 아름다운 야경의 모습으로 변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연신 담기가 바빴다. 62층에서 주시하고 있는 순간 삽시간에 완연한 해운대의 야경이 시작되자 모두들 와! 환호성이 터졌다. 이 아름다운 야경을 서울에 있는 조카에게 보냈더니 당장 내일 부산으로 오려고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몇 시간을 응접실에서도 침실에서도 호텔 내 어느 곳에서도 해운대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어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함 마저 갖게 되어 지면을 통해 회장님께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오랜 만에 분위기 있는 넓은 거실에서 밤이 익도록 얘기꽃을 피웠다. 어느 침실에서나 침대에 누웠어도 커 텐 만 열면 이 아름다운 광경을 한눈으로 감상하다 늦게 잠이 들곤 했었다.
2일차 점심식사는 회장님이 턱을 내셨다. 수영 지하철 역5번 출구 부근의 자갈치 횟집에 모듬회와 초밥으로 오랜 만에 회로 유명한 부산의 명물을 즐겼다.
밤11시경에 조카 선이가 숙소에 도착해서 이 아름다움에 감탄을 했다. 선이가 합류해서 한바탕 즐거운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3일차다. 이렇게 오랜만에 홀 가벼운 마음과 사랑으로 가득한 나눔을 등 뒤로 해야 할 작별의 시간이 그저 아쉽기만 하다.
오전 11시 호텔을 나와 몸이 불편하신 처형을 집으로 모셔다 드리기 위해 민락 동 집 근처에 있는 회집에서 아나고(장어) 와 밀치(숭어종류) 그리고 해삼과 멍게로 맛있게 점심을 하고 처형 집으로 갔다. 현관을 들어서자 냉기가 온 집안에 가득했다. 이런 곳에서 몸을 지탱하시고 계시는 처형을 생각하니 와락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1시간여 머물다 작별할 시간이 되자 처형의 표정이 너무 애처롭다.
현관을 나오니 거동이 불편하신 처형이 창문을 열고 내다보며 손을 흔들며 애써 웃음을 보이시지만 형제들이 떠나는 것이 너무 슬프신 것 같아 보였다.
불편 하신 몸으로 2박3일 같이 해주신 처형께서 얼른 몸이 회복되셔서 함께 하시도록 간절한 마음이다. 제주도에 함께 여행 하실 때는 건강하셨는데 불과 2년여 만에 왼쪽 팔을 사용할 수 없어 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목 디스크가 심해서 수술도 불가한 상태고, 그로 인해 모든 활동이 도움 없이는 불가한 상태로 투병 중이신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지난해 남편을 먼저 보내시고 아직도 마음이 회복되지 않은 채, 낮에는 홀로 통증을 견디어야하는 외로운 삶이다. 싸늘한 집안에서 시간과 싸워야하는 처형을 생각하니 안타깝기 이루 말 할 수 없다.
형제들이 떠나고 나면 그 허전함이 이루 말 할 수 없을 텐데 이일을 어쩔 고.....
열차를 타고 오는 내내 건강하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2박3일 해운대 LCT RESIDENCE 호텔에서의 즐거웠던 기분도 잠시 우울한 마음이 되었다.
이번 만딕이 모임에 찬조한 조카 선이, 윤정아! 고맙데이......
2022년 2월21일 충무공의 후예 씀.
첫댓글 2박 3일 잘 지내다 갔다니 참 고맙구나! LCT에서 내려다보는 해운대 백사장과 동백섬, 광안대교를 거쳐 용호동 이기대와 오륙도에 이르는 해안 절경의 '화룡점정'은 과연 동백섬이 아니던가!^^ 세계 3대 미항의 나폴리가 부럽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