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돌고래 상괭이가 2015년 5월 3일 다시 서울 한강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4월 15일에 이어 최근에만 두 번째에요. 상괭이는 원래 비교적 수심이 얕은 바다와 연안에 사는 돌고래인데, 특히 염도가 낮은 강에서도 살 수 있는 생태적 특성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양쯔강, 인더스강, 메콩강 등에도 상괭이와 비슷한 종류인 이라와디 돌고래들이 살고 있어요. 이들은 모두 머리가 둥글고 주둥이가 없으며 몸집이 작은 것이 특징이지요. 물론 엄밀한 생물학적 분류에 따르면 상괭이는 쇠돌고래과에 속하고, 이라와디 돌고래는 참돌고래과에 속하기 때문에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인간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온 덕에 여러 공통점도 많습니다.
상괭이가 한강에서 발견되는 이유로 서해안 생태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기존과 달리 서해안에서 상괭이들이 살아가기에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어서, 그중 여러 상괭이들이 한강으로 들어와 먹이활동을 하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추측해볼 수 있어요.
사실 한국은 한강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하구둑이라는 이름으로 댐을 건설해놓고 있어서, 기수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해양생물들의 통로가 차단되어 있지요. 바다에서만 사는 생물과 강에서만 사는 생물 그리고 바다와 강을 오가는 생물들이 조화를 이뤄야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는데, 하구둑이 생기면서 서식처가 단절되었습니다.
큰 강 가운데에는 유일하게 한강만 하구둑이 없어서 서해안의 상괭이들도 다른 강으로는 못들어가지만 한강으로는 더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어요. 그렇다고 현재 한강의 상태가 상괭이들이 살기에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김포대교 남단에 신곡수중보가 설치되어 있어서 상괭이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죠. 이것이 철거된다면 훨씬 자유롭게 상괭이들이 한강으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을 거에요. 물론 상괭이의 먹이가 한강에 풍부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상괭이는 주로 참조기, 멸치, 흰베도라치 등의 어류와 자주새우, 민새우, 갯가재 등의 갑각류, 낙지, 주꾸미 등 두족류를 먹는다고 합니다. 이 먹이들 말고도 한강에는 상괭이가 좋아하는 숭어들도 있어요. 최근에 한강에서 상괭이 사체 두 마리가 발견되었는데, 발견된 사체가 두 마리라면 이미 더 많은 상괭이들이 한강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서해안의 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요인이 상괭이들을 원래 서식처가 아닌 한강으로 내모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서해안에 널려 있는 수많은 그물들도 상괭이에겐 커다란 위협요인이죠. 매년 1천 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 죽습니다. 한강 유역에는 비무장지대로서 어업행위가 제한되기에 이런 그물들이 많이 없어서 상괭이가 좀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한강은 상괭이의 원래 서식처가 아니고, 주서식처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한강에서 상괭이를 항상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고래 혼획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장애물이 되는 보를 철거하고, 고래고기의 시중 유통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멸종위기 돌고래 상괭이에 대한 여러 보호대책이 마련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자주 한강에서 상괭이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관련 언론기사 첨부합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3/03/0200000000AKR20110303204900057.HTML
상괭이 서해 연간 어획량 18.7% 먹어 치워
울산 고래연구소, 혼획 상괭이 109마리 조사
2011/03/03 18:32 송고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서해에 서식하는 돌고래의 일종인 상괭이(쇠돌고래)가 한 해 일반해면 어업 어획량의 18.7%를 먹어 치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2010년에 서해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혼획) 상괭이 109마리의 위 내용물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3일 밝혔다.
이 내용은 '상괭이의 먹이습성 연구 결과'란 제목으로 수산과학회지 2월호 논문으로 발표됐다.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서해에서 혼획된 상괭이 한 마리가 약 3.3kg의 먹이를 매일 먹는 것으로 추정(일일 에너지요구량은 4천318 kcal/day)됐다.
이를 서해 전체 상괭이 수(약 3만7천마리)로 계산하면 연간 2만5천454t에 이른다.
이는 경기도와 인천시, 충청남도, 전라북도 등 서해 주요 시ㆍ도에서 지난 5년간 일반 해면어업 어획량 연간 평균인 13만5천913t의 약 18.7%에 이르는 양이라고 고래연구소는 설명했다.
고래연구소는 특히 상괭이는 대부분 인간에게 유용한 것을 먹고 있으며, 참조기, 멸치, 청멸, 흰 베도라치 등의 어류와 자주새우, 민새우, 갯가재 등의 갑각류, 낙지, 주꾸미 등 두족류가 주요 먹잇감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 상괭이의 먹이는 어류 11종, 갑각류 8종, 두족류 4종이었다.
상괭이는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군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I 에 등재되어 보호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원이 풍부해 서해에서만 3만7천마리가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남해안에도 상당수가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래연구소는 상괭이는 연안 및 내만에 서식하며 다양한 먹이를 먹는 습성 때문에 어구에 의한 혼획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혼획으로 보고되는 상괭이의 수는 2008년에 365마리, 2009년에 219마리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고래연구소 최석관 박사는 "상괭이는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돌고래 중의 하나로 돌고래 가운데 크기가 작은 편에 속해 최대 약 210㎝까지 성장한다"며 "상괭이는 우리 연안의 어족자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혼획된 고래는 즉각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