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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되는 제사 제도(1-3)
정성이 담긴 귀한 제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합니다. 우리는 예배와 헌물 뿐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물로 드리기 위해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향기로운 제사를 드리기 위해 제물을 정성껏 준비했듯, 우리 역시 삶 자체를 예배로 바치기 위해 매 순간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향기로운 예배입니다.
1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는 내가 주어 살게 할 땅에 들어가서 3여호와께 화제나 번제나 서원을 갚는 제사나 낙헌제나 정한 절기제에 소나 양을 여호와께 향기롭게 드릴 때에(1-3)
민수기 14장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심판받는 장면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본문은 갑자기 가나안 땅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때의 상황을 전제로 제사 제도에 대한 추가 규례를 줍니다. 하나님께서 주실 땅임을 본문이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절의 “내가 주어 살게 할 땅”이라는 표현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너희가 살 곳, 즉 내가 너희에게 줄 땅’입니다. 문맥으로 볼 때, 본문은 14장에서 있었던 가데스 바네아에서의 반역에도 불구하고 언약을 신실하게 이행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강조합니다.
추가 규례는 백성들이 여호와께 화제로 제물을 드릴 때 어떻게 곡물 헌물을 추가할 것인지를 규정해줍니다. 이때 포함되는 제사는 번제와 화목제 등입니다. 서원을 갚는 제사, 낙헌제, 절기제 등에 드리는 번제나 화목제는 모두 자원하여 드리는 자원제입니다. 레위기 1-2장에서는 번제와 희생제사를 드릴 때 소제나 전제를 함께 드리지 않습니다. 보통은 초실절이나 초막절에 제물을 드릴 때 소제와 전제를 함께 드리는데, 민수기 본문에서 그 규정을 추가하여 확대하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희생제물에 따라 추가되는 헌물(4-12)
하나님께서는 성도의 환경과 상황에 맞는 것을 요구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 거제를 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는 이스라엘이 광야의 상황이지만, 장차 가나안 땅에 확실히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또한 풍성한 수확 역시 바라보게 합니다. 그 땅의 소산을 처음 거두었을 때, 그 곡식 가루로 떡을 만들어 하나님께 바치라는 규례였습니다.
4그러한 헌물을 드리는 자는 고운 가루 십분의 일에 기름 사분의 일 힌을 섞어 여호와께 소제로 드릴 것이며 5번제나 다른 제사로 드리는 제물이 어린 양이면 전제로 포도주 사분의 일 힌을 준비할 것이요 6숫양이면 소제로 고운 가루 십분의 이에 기름 삼분의 일 힌을 섞어 준비하고 7전제로 포도주 삼분의 일 힌을 드려 여호와 앞에 향기롭게 할 것이요 8번제로나 서원을 갚는 제사로나 화목제로 수송아지를 예비하여 여호와께 드릴 때에는 9소제로 고운 가루 십분의 삼 에바에 기름 반 힌을 섞어 그 수송아지와 함께 드리고 10전제로 포도주 반 힌을 드려 여호와 앞에 향기로운 화제를 삼을지니라 11수송아지나 숫양이나 어린 숫양이나 어린 염소에는 그 마리 수마다 위와 같이 행하되 12너희가 준비하는 수효를 따라 각기 수효에 맞게 하라(4-12)
희생제물에 따라 추가되는 소제와 전제의 추가 규례입니다. 이러한 헌물은 제사자가 어떤 제물을 드리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드리는 제물은 보통 소, 양, 염소로 나뉩니다. 드리는 제물이 크고 강할수록 드리는 소제와 전제물의 양도 많아집니다. 정리된 내용은 다음 도표에서 볼 수 있습니다.
희생물 | 밀가루 | 기름 | 전제(포도주) | |||
양/염소 | 1/10에바 | 2.2리터 | 1/4힌 | 0.9리터 | 1/4힌 | 0.9리터 |
숫양 | 2/10에바 | 4.4리터 | 1/3힌 | 1.2리터 | 1/3힌 | 1.2리터 |
소 | 3/10에바 | 6.6리터 | 1/2힌 | 1.8리터 | 1/2힌 | 1.8리터 |
바카르 = 대형 가축(cattle) | ||
소 일반 | 쇼르 ox, bull | |
큰 소 | 수소 | 파르(bull) |
암소 | 파라(cow) | |
어린 소 | 어린 수소 | 에겔(calf) |
어린 암소 | 에글라(heifer) |
하나님께 짐승을 제물로 바칠 때, 기름에 섞은 고운가루와 포도주를 함께 드리라는 규정은 레위기 율법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문의 규례는 레위기의 제사법을 보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포도주를 어디에 붓는지에 대한 성경의 지침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포도주를 제물 위에 약 1리터 정도씩 붓는다고 가정하면 화제물의 불이 꺼질 수 있기 때문에, 아마도 포도주는 제단 주위 혹은 아래에 뿌렸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집회서 50.15에서는 포도주를 제단 아래에 뿌렸다고 언급합니다. 마치 제단 아래에 피를 뿌리는 것처럼 포도주를 뿌렸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한글개역개정에서는 4절의 구문이 3절과 연결되었는지 5절과 연결되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원문은 4절이 5절에 언급된 어린 양으로 제물을 드릴 때의 규례라고 알려줍니다. 어린 양을 제물로 드릴 때 고운가루 1/10에바와 기름 1/4힌, 그리고 포도주 1/4을 함께 드려야 합니다. 숫양과 수소 제물은 그 크기에따라 함께 드리는 전제와 포도주의 양도 달라집니다. 숫양을 위해서 고운 가루 2/10에바, 기름 1/3인, 그리고 포도주 1/3을 드리고, 수소를 위해서 고운 가루 3/10에바, 기름과 포도주를 각각 1/2힌을 드리도록 규정합니다. 이 규정에 따라 제물을 드리되 만일 준비하는 제물이 한 마리가 넘을 경우는 그 준비하는 소제물과 전제도 제물의 수에 따라 변화합니다.
본토인과 타국인에게 적용되는 제사 제도(13-16)
이스라엘 백성에게 해마다 곡식을 처음 수확했을 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소제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이는 비를 내리소, 햇빛을 비추시며, 기름진 대지를 공급하신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모든 자연을 섭리하고 주관하신 분이 이방 신이 아닌 하나님이심을 잊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이방의 우상 숭배 문화로부터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만이 아닌 모든 민족의 하나님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13누구든지 본토 소생이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를 드릴 때에는 이 법대로 할 것이요 14너희 중에 거류하는 타국인이나 너희 중에 대대로 있는 자나 누구든지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를 드릴 때에는 너희가 하는 대로 그도 그리할 것이라 15회중 곧 너희에게나 거류하는 타국인에게나 같은 율례이니 너희의 대대로 영원한 율례라 너희가 어떠한 대로 타국인도 여호와 앞에 그러하리라 16너희에게나 너희 중에 거류하는 타국인에게나 같은 법도, 같은 규례이니라(13-16)
이제 위의 제사 제도를 누구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지정합니다. 본문의 규정은 이스라엘 본토 사람과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타국인, 방문한 사람들이 모두 지켜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여전히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 생활을 하고 있지만, 본문은 땅을 차지하게 될 미래를 내다보며 이들을 ‘본토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표현은 유업을 받은 사람을 뜻합니다. 본문은 타국인조차 동일하게 하나님께 제물을 드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타국인은 본토인 즉 이스라엘 자손에는 속하지 않지만,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들어와서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시민은 아니지만, 마치 시민처럼 오랫동안 거주하는 영주권자인 셈입니다. 또 너희 중에 거류하는 자로 표현된 대상은 잠시 이스라엘 땅을 방문한 외국인입니다. 이들은 신분에 있어서 차이가 있어도, 하나님께 제물을 드릴 때는 모두 동일한 규정을 따릅니다. 안식일 규례, 절기를 지키는 규정 등도 신분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주어집니다. 본문에서는 이들을 회중이라고 표현하는데, 외국인과 거류민 모두를 포함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회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을 포함시키지 않습니다(수 8:35). 이것들은 모두 영원히 지켜야 할 율례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하나의 법도’ 또는 ‘같은 규례’입니다.
첫 곡식 가루 봉헌(17-21)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예배당에서 모여서 모든 성도라면 당연히 드려야 합니다. 그 하나님께선 예배당에 머문 분이 아니라 성도의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오시길 원하십니다. 우리는 삶의 자리 어디서든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우리의 삶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시기에,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구체적인 뜻을 구하고 그분을 섬겨야 합니다. 제사 구례는 이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때닫게 합니다.
17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8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내가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19그 땅의 양식을 먹을 때에 여호와께 거제를 드리되 20너희의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을 거제로 타작 마당의 거제 같이 들어 드리라 21너희의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을 대대에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지니라(17-21)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에서 처음 익은 곡식 가루떡을 거제로 드려야 합니다. 거제는 하나님께 들어 올려 드리는 제물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일반적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선물을 지칭한다고 보면 됩니다. 소제가 단순히 곡식을 드리는 것인 반면, 거제는 떡을 드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둘은 서로 구별됩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하는 규례도 역시 하나님이 허락하신 땅에 들어갔을 때의 규례입니다. 본문 2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땅이라고 소개했는데, 본문에서는 약간 다른 표현으로 “내가 인도하는 땅”이라고 소개합니다. 하나님께서 적극적으로 이끌어가실 것임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첫 수확에 대한 규정은 레위기 23장에 나옵니다. 첫 수확물이 있으면 감사의 소재로 바치라고 언급하는데, 민수기 본문에서는 첫 수화물을 떡으로 만들어 봉헌하도록 합니다. 첫 수확물에 대해서도 레위기 법을 보완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처음 익은 곡식 가루를 거제로 드리라고 하는데, 처음 익은 곡식 가루는 고운 가루와는 다르게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익은 곡식의 가루”는 곡식을 수학하자마자 즉시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가루로 만듭니다. 처음으로 가공한 밀가루 반죽으로 하나님께 떡을 드리도록 하는 것은 사람이 만든 모든 생산물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왔음을 고백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가공된 밀가루 반죽을 하나님께 드리도록 하는 것은 사람이 만든 모든 생산물 역시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수확한 즉시 하나님께 드림으로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하나님께 바쳐야 할 첫 수확물은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고 수확하는 첫 번째 것과 함께 실제로는 장자와 가축에 이르기까지 처음 것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것입니다. 처음 익은 것을 하나님께 구별하여 드린다는 말은 남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믿음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사도 바울은 첫 열매인 유대인의 회심이 곧 이방인의 회심으로 이어지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활이 믿는 신자의 부활을 보증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롬 11:6, 26).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한 땅을 주시고 새로운 세대를 일으키십니다. 불신앙의 세대는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선택된 자들은 생명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특히 광야에서는 얻을 수 없는 농산물을 소제에 포함시킴으로써 하나님의 약속을 확증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이 이 백성과 신뢰 속에 교제하기를 원하시는 기대가 담긴 명령입니다. 비록 우리의 현재 형편이 부족하더라도, 하나님의 언약은 신실하며 우리는 이미 하늘에 속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면서도 천국에 속한 삶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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