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부대(Le Grand Jeu, 1933 / 프랑스)
작성자: kimbh3515
* 감 독 - 작 페데 (Jacques Feyder)
* 각 본 - 샤를르 스파크, 작 페데
* 촬 영 - 해리 스트래들링
* 미 술 - 라자르 메르송
* 음 악 - 한스 아이슬러
* 출 연 - 마리 벨, 피엘 리샤 위름, 프랑소와즈 로제, 샤를르 바넬, 죠르주 피토에프, 네스톨 알리아느, 피엘 랄케, 카뮤 벨, 리느 크레벨
* 줄 거 리
인생의 낙오자, 실패자들이 모여드는 아프리카의 외인부대. 피엘(피엘 리샤)도 역시 그런 인간군상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파리에서 플로렌스(마리 벨)라는 여자에게 매혹되어 그녀와 사귀는 동안 많은 빚을 진 끝에 그녀에게 배신을 당한다. 그는 절망을 털어버리기 위해 아프리카에 왔다가 외인부대에 흘러 들어간 것이다. 외인부대 병사들의 유일한 위안장소는 거리에 있는 술집. 여주인 블랑슈(프랑소와즈 로제)는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본 중년여인으로 카드놀이로 병사들의 운수를 점쳐주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피엘은 러시아에서 망명한 후에 흘러 들어온 전우 니콜라이 이바노프(죠르주 피토에프)와 한 숙소에서 지내게 된다. 하루는 둘이서 그 술집에 갔을 때 실연당한 플로렌스와 꼭 닮은 이르마(마리 벨의 1인 2역)를 만나자 옛 사랑을 되찾은 듯이 열을 올린다. 교양은 없으나 순진한 이르마는 피엘의 열정적인 사랑을 받아준다.
피엘은 블랑슈 부인에게 부탁해서 이르마를 술집에 취직시킨다. 그런데 블랑슈의 남편 크레망이 이르마에게 욕정을 품고 달려든 것을 본 피엘이 크레망을 2층에서 떠밀어서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침착한 블랑슈 부인이 단순한 추락사로 처리하여 피엘은 위기를 넘긴다.
부대가 전선으로 출동하는 날 블랑슈 부인이 카드 패로 가까이 지내던 니콜라이의 재수를 점쳤을 때 불길한 패가 나오자 얼굴이 창백해진다. 부대가 귀대했을 때 불길한 예감대로 니콜라이는 그날 전사한 사실이 알려지고 블랑슈 부인은 홀로 비탄에 빠진다.
어느덧 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피엘은 제대하게 될 때 숙부의 사망으로 많은 유산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받는다. 피엘은 이르마와 함께 파리로 돌아가서 새 출발을 할 계획으로 카사블랑카 항으로 간다.
그곳에서 뜻밖에 옛 애인 플로렌스를 만나게 된다. 피엘은 플로렌스에 대한 사랑이 다시 불타오르지만 플로렌스가 냉정한 태도로 대하자 또다시 실연의 아픔을 겪는다. 그렇다고 이르마에게 다시 마음을 돌릴 수도 없는 심정이 된다. 피엘은 모든 돈을 이르마에게 주고 먼저 파리로 가도록 하고 자신은 발길을 돌려서 다시 외인부대로 들어간다.
피엘이 전선으로 출동하는 날 블랑슈 부인이 카드 패로 피엘의 운수를 점쳐본다. 점괘는 불길한 ‘스페이드 A’. 블랑슈 부인는 평상시처럼 무표정한 낯으로 카드를 마구 섞으면서 별 것 아닌 척한다. 피엘이 속해 있는 부대는 전선을 향해 떠난다.
* 해설
이 영화는 작 페데의 ‘토키’ 첫 작품. 아프리카 사막지대를 배경으로 뜨거운 열기와 모래바람이 부는 삭막한 분위기. 인생의 낙오자들이 펼치는 드라마는 짙은 허무감을 자아낸다. 그런 분위기는 블랑슈 부인 역할의 프랑소와즈 로제(감독 페데의 부인)가 풍기는 암울한 여인상에 의해 생생하게 표현된다. 주인공은 피엘과 플로렌스이지만 블랑슈 부인이 작품 전체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30년에 발표된 조셉 스턴버그의 <모로코>와 비교될 때 똑같이 아프리카의 외인부대를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 <모로코>는 미국 스타일의 로맨티시즘의 색채가 주조(主調)를 이루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외인부대>는 서구적 허무주의의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인부대>와 이듬해에 발표한 <미모자 여인숙>, <여인도시>는 잭 페데의 대표작으로 세계영화사상 빛나는 명작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세 작품에 걸쳐 전혀 다른 캐릭터의 여인상을 인상 깊게 표현한 프랑소와즈 로제의 명연기도 높이 평가될 만하다.
외인부대(원제: Le Grand Jeu) 1934년 프랑스영화
떠난 사랑에 대한 집착
작성자 이규웅
감독 : 자크 페데
출연 : 마리 벨, 피에르 리샤르 빌름, 프랑소와즈 로제, 샤를르 바넬, 조르주 피토프
<외인부대>는 1930년대에 만들어진 프랑스의 추억의 고전영화입니다. 마리 벨과 피에르 리샤르 빌름, 프랑소아즈 로제 주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1954년 이탈리아의 육체파 여배우인 지나 롤로브리지다와 장 클로드 파스칼 주연을 리메이크 되었는데 두 영화 모두 국내에 개봉되었습니다.
부유한 가문의 피에르는 애인인 플로랑스와 방탕한 생활을 하는 한량 청년입니다. 재산을 낭비하던 그는 결국 그의 가문에서 못마땅하게 여기고 가문의 어른들은 파산지경에 이른 그를 외국으로 추방하는 조건으로 그가 저지른 사치스런 소비를 묵인하기로 합니다. 피에르는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플로랑스와 단 둘이서 행복한 여행을 떠나기를 희망하지만 사치스런 플로랑스는 냉담하게 거절합니다. 절망스런 마음으로 외인부대에 들어가 아프리카에서 생활하게 된 피에르, 플로랑스를 잊지 못하고 지내던 피에르는 그가 숙소로 머물던 호텔 여주인 블랑슈의 카드점에서 연인과 재회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희망을 갖습니다.
어느 날 술집에서 플로랑스와 빼닮은 이르마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피에르는 이르마를 호텔 숙소로 데려옵니다. 이르마를 통해서 플로랑스와 재회한 듯한 느낌을 받는 피에르, 하지만 플로랑스가 될 수 없는 이르마에게 쌀쌀맞게 대하기도 하며 피에르를 좋아하게 된 이르마는 그런 행동에 마음 아파합니다. 삼촌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피에르를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되고 이르마와 함께 떠나 새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길에서 우연히 꿈에 그리던 플로랑스를 만나게 됩니다.
플로랑스는 중동의 부호를 만나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피에르는 이르마에게 서류 준비 때문에 바로 못 떠난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이르마를 먼저 떠나보낸 후 플로랑스를 찾아가지만 이미 부유한 삶에 젖은 플로랑스는 이미 피에르에게 마음이 없었습니다. 실망한 피에르는 술에 취해서 다시 카드점을 치게 되고 신비하게 맞아들어갔던 블랑슈의 카드점은 피에르의 불길한 운명을 점치게 됩니다.
과거의 한 여인에 대한 집착이 그녀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여인을 만나게 되어 혼란을 겪는 이 소재는 후에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에서 유사한 소재가 활용되기도 합니다.
30년대 프랑스 걸작 고전인 <무도회의 수첩>을 통해서 국내 팬들에게 각인된 마리 벨은 <외인부대>에서 플로랑스 역과 이르마 역으로 1인 2역 연기를 합니다. 요부 같고 방탕해 보이는 금발의 플로랑스와 수수하고 온순해 보이는 흑발의 이르마의 캐릭터를 완전히 외모까지 다른 이미지로 표현하는 2색의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카드점을 쳐서 피에르의 불길한 미래를 예고한 호텔여주인 블랑슈 역의 프랑소와즈 조제는 술집마담 같은 분위기를 가진 여배우로 1950년 영화 <여수(September Affair)>에서 조셉 코튼과 조안 폰테인의 사이에 나타나 두 사람이 헤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했었는데 그녀가 영화에 등장하면 이렇게 주인공에게 좋지 않은 사건이 벌어지곤 합니다.
아무튼 <외인부대>는 떠나버린 사랑에 방황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사랑에 실패하고 군부대에 들어가 외국을 떠돌며 삶 아닌 삶을 살아가는 비련의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사랑했던 여자에게 배신당하여 상처 입은 주인공이 자신도 다른 여자를 배신하여 상처가 될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아이러니한 생각이 듭니다. ‘사랑 그게 뭐 별거 있냐’라는 말을 주인공에게 해주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운명의 장난으로 인하여 피치 못하게 헤어진 사랑이 아니라 부와 사치 때문에 자신을 버린 여자에 그렇게 집착하고 결국 '대체짝퉁'을 만나서 사랑하는 척 하다가 다시 버리는 주인공을 보며 불길한 카드점의 결과에도 별로 동정이 가지 않습니다.
다소 건조하게 진행되는 듯한 영화는 끝장면에서 마루바닥에 떨어진 카드를 주우며 슬프고 애처로운 표정을 짓는 블랑슈의 모습으로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국내에는 1948년에 개봉된 기록이 있는데 그 이전에 개봉된 적도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무도회의 수첩><망향><위대한 환상><게임의 규칙><안개낀 부두> <파리의 지붕 밑> 등 유명한 30년대 프랑스 고전들이 있지만 <외인부대>는 리메이크까지 되었던 추억의 고전으로 사랑을 다룬 통속극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 이야기 빼면 영화의 소재가 뭐가 남을까요?
ps1 : 국내 출시된 DVD의 번역이 매우 엉망이더군요. 끝나고 번역가 이름까지 뜨는데 돈 받고 파는 DVD에서 이런 수준의 번역을 하고 떡하니 이름을 띄우는 것은 뭘까요?
ps2 : 50년대 지나 롤로브리지다 주연의 외인부대도 출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50년대 리메이크작이 완성도측면에서 30년대 영화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첫댓글 사랑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남자! 여자와 사랑 ! 어리석지 않게 행동을 할려고 해도 결코 포기할수는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