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무한궤도
정윤서
나는 당신을 심미적 대상으로 호명합니다.
욕망의 목적을 비워낸 자리에서조차
아직 지워지지 않는
무목적성과 합목적성*은 어떻게 합니까.
그 둘은 내게 형식의 질서로 다가오면서도
실은 무용한 비밀처럼 나를 붙듭니다.
나는 이제껏 당신이 존재하는 곳에서
그러한 감각과 사유의 진동을 느껴왔습니다.
사랑이라 부르기엔 나의 언어가 관념적인가요.
철학이라 부르기엔 나의 행동이 육체적인가요.
당신의 걸음걸이, 눈빛, 언표 하나하나를
나는 기호처럼 해독하다가
결국 “나몰라, 아몰라”의 파편적 주체로 흩어집니다.
나는 이 불가능의 형식을 미워하고 말겠습니다.
그러나 그 미움조차
당신을 감각하는 아름다움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칸트의 미학 개념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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