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4월 29일(금)*
▲가는 4월, 오는 5월 ▲지는 꽃 속의 야상곡
◀야상곡(夜想曲)
◾김윤아 ◾최백호 ◾하윤주 ◾서도 밴드
◾박지윤 ◾김윤아
◉밤새 내린 귀한 비가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꽃비는 수시로 내리는 4월의 막바지입니다.
며칠 전 포도송이 꽃을 잔뜩 매달았던 귀룽나무가 이내 꽃비를 내립니다.
작은 하얀 꽃잎이 물 위에, 바위 위에, 길 위에 내려앉아 4월이 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과수나무의 화려한 꽃들도 거의 모두 졌습니다.
꽃이 지면서 그들은 열매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꽃이 폈을 때 벌과 나비가 다녀간 덕분입니다.
◉끝없이 피고 지는 봄꽃들입니다.
꽃이 져도 나름의 순서를 차질없이 밟아가고 있는 초목들입니다.
지는 꽃을 바라보며 마음이 휑하니 비어가고 애를 태우는 것은 사람이 더한 것 같습니다.
비우면 차는 것을 수없이 겪고 봐왔지만 비울 때마다 허전해지는 게 사람인 모양입니다.
내일 4월을 비우고 나면 모레부터 5월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꽃잎이 떨어지는 4월 막바지가 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꽃잎이 떨어지는 어느 봄날 오지 않을 님을 기다리는 애틋한 감정을 담은 김윤아의 야상곡(夜想曲)입니다.
많은 가수나 뮤지션이 나름의 감성으로 커버하면서 봄을 타는 노래가 돼 버렸습니다.
꽃 지는 4월의 마지막 날에 듣기에는 제격입니다.
◉녹턴(Nocturne)이라 부르는 야상곡입니다.
원래 조용한 밤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서정적안 피아노 소곡을 일컫던 말이었습니다.
쇼팽의 녹턴, 존 밀러의 녹턴이 그런 음악입니다.
주로 차분하고 꿈꾸듯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연주곡입니다.
김윤아는 ‘야상곡’이란 제목을 달아 차분하고 몽환적인 노래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김윤아는 자신이 작사 작곡한 이 노래를 2004년 2집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담았습니다.
편곡과 프로듀싱에 이름있는 아르헨티나 작곡가도 참여시켜 공을 들였습니다.
◉야상곡의 분위기에 맞게 피아노 연주에 맞춘 김윤아의 노래부터 들어봅니다.
https://youtu.be/seLrKdA_TqY
◉일흔을 넘긴 최백호가 부르는 야상곡입니다.
최백호는 김윤아의 야상 곡의 노랫말은 인생을 많이 살아본 80대 노인이 쓸만한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윤아가 대단하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최백호가 지난해 여름 열린음악회에서 마무리 곡으로 부른 김윤아의 ‘야상곡’입니다.
삶의 연륜과 애환이 묻어나는 최백호의 감성에 빠져 봅니다.
https://youtu.be/9RuldPcbQgk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는 국악의 새 가능성을 열고 있는 국악인입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우리 정통성악인 정가(正歌)의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전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평소 김윤아의 음악 선율과 은유적 가사를 좋아했다는 그녀는 ‘ 자신의 목소리에 잘 담을 수 있는
‘야상곡’을 골라 무대에 섰습니다.
국악의 느낌이 나는 그녀의 야상곡에서는 정갈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아한 한복차림 용모에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애잔한 해금의 연주로 더욱 빛이 납니다.
봄의 은근한 꽃향기가 전해지는 듯한 ‘야상곡’입니다.
https://youtu.be/EfokLPooBP8
◉김윤아의 ‘야상곡’은 국악인들에게 매력 있는 노래인 모양입니다.
‘소리꾼들의 전쟁-풍류 대장’에서 우승한 서도 밴드도 자주 이 야상곡을 커버합니다.
독특한 색깔을 가진 서도의 목소리에 실린 ‘야상곡’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JfOV8Vo3N4w
◉인기 만화를 바탕으로 200년에 만들어진 영화 ‘비천무’(飛天舞)는2008년에 다시 드라마로제작됩니다.
영화나 드라마 모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ost는 좋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영화ost 이승철의 ‘말리꽃’과 드라마 ost 박지윤의 ‘야상곡’이 바로 그 노래입니다.
비극적으로 끝나는 사랑 얘기에 어울리는 ost 였습니다.
드라마의 ost ‘야상곡’은 여주인공 셜리로 출연했던 박지윤이 불렀습니다.
많은 사람이 박지윤이 부른 노래로 알고 있는 ‘야상곡’은 김윤아의 노래를 그대로 가져간 것입니다.
드라마 장면과 함께 하는 박지윤이 부른 ‘야상곡’도 순정 사극과 어울립니다.
https://youtu.be/fE2rUDrXR8o
◉김윤아의 야상곡은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한 차례 더 등장합니다.
이병헌 김태리가 출연한 구한말 배경의 시대극입니다.
이 드라마는 일본에 맞서 싸우며‘ 나라를 지킨 의병들의 이야기입니다.
떨어지는 꽃잎처럼 져버려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 노래를 듣습니다.
https://youtu.be/kWFLjnPAhcM
◉기타반주에 맞춰 부르는 ‘야상곡’은 색다른 맛이 있습니다.
자우림의 기타리스트 이선규의 기타반주에 맞춰 흐르는 김윤아의 ‘야상곡’를 마지막으로 듣습니다.
멀리 포르투갈에서 띄우는 거리 버스킹입니다.
https://youtu.be/jnhPtt7Bgy8
◉핀 꽃은 지게 마련이어서 벌써 떠나가는 꽃도 있지만 새로 인사하는 꽃들도 계속 이어집니다.
4월이 다 가기 전인 이번 주에 만난 친구만 해도 여럿입니다.
가락지나물, 뱀딸기, 벼룩이자리.참별꽃, 장구채, 미나리 아재비,병꽃나무꽃, 산철쭉, 참별꽃,
애기똥풀 등이 그들입니다.
◉이제 5월 시작과 함께 차례로 만나게 될 꽃 친구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숲속에 촘촘히 대가 올라 온 은방울이 곧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찔레꽃, 초롱꽃, 엉겅퀴, 지칭개, 꿀풀, 범부채, 석잠풀, 떼죽나무꽃, 층층나무꽃,
고광나무꽃 등도 5월에 숲에서 만나자고들 합니다.
수국과 작약, 불두화, 백합, 봉선화, 금계국, 등은 정원에서 인사를 나눌 친구들입니다.
감자꽃과 도라지꽃 등 밭에서 안부를 나눌 친구들도 있습니다.
보내고 만나는 동안 항상 그랬던 것처럼 봄날이 흘러갑니다.
그러니 굳이 애를 태우지 않아도 되는 일들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