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제등'' 38화를 다 봤다.
진비우와 디리러바 주연으로 크랭크인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방영을 기다리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진비우의 스캔들 때문에 진비우에게 실망해서 배우로 봐야되나 아니면 오랫만에 보는 좋아하는 sci-fi 드라마로 봐야
되나 했는데 스캔들은 스캔들이고 배우들의 연기로 보자 했다.
중국 드라마는 '모' 아니면 '도' 다.
큰 땅덩어리와 거대한 자본만큼 한 해 제작되는 드라마 수가 만만치 않다.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 한 작품이든 드라마나 웹툰 작가가 쓴 작품이든 하루에도 수십편의 드라마가 우후죽순처럼 올라오는데
그 많은 수의 작품들을 다 볼 순 없으니 이름을 알아보는 배우나,소설로 보았던 작품, 감독의 이름을 우선 순위에 두고 그 중 마
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본다.
중국 드라마는 보통 40화 분량으로 제작된다. 몇 년 전 정부규제로 한 작품당 40부 이상을 제작할 수 없게 되어서 그렇다.
정부의 편수 규제 전에는 한 드라마당 최고 80편이 넘는 회수로 우리나라 '전원일기' 급의 분량이었다.
드라마당 40편 내외에 한 편 방영시간은 40~45분 정도니 산으로 안 가고 늘어지거나 이건 뭐지 싶은 생뚱한 설정들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짧아진 분량만큼 어쩡쩡한 결말을 보이며 종영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한 작품을 1,2부로 나누어 제작을 하는데 만약 드라마의 결말 부분이 애매하거나 흐지부지 끝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2부가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메가히트를 친 작품이라도 제작환경에 따라 아예 찍지 않을 수도 있고,찍었다 해도 정부
규제 방침을 위반하면 방영이 보류되거나 아예 방영 자체가 안 될수도 있기 때문에 애청자 입장으로서는 별일없이 무사히
방영되기만 바랄뿐인데 "헌어" 이후 어째 활동소식이 없다 했는데 주연배우 진비우가 스캔들을 일으켰고 그 스캔들로 인해
드라마 방영이 무산될 수 있겠구나 했다.
다행히 진비우의 백그라운드(? ) - 진비우의 집안은 중국 연예계에서 알아주는 연예계 명문이다 - 덕분에 무사히 방영이 될 수
있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백일제등"은 태어날 때부터 오감을 느끼지 못하는 400살의 유령영주가 우연히 인간세상의 청년 장군을 만나 그에게서 빌린
오감으로 세상을 느끼게 돼고, 유한의 삶을 사는 인간과 무한의 삶을 사는 유령영주의 사랑이 시작된다는 줄거리에 흥미를
느꼈다.
여자주인공 '하사모' 역을 맡은 디리러바는 여러 작품에서 봤었는데 회족 출신인 그녀의 외모때문에 드라마에 몰입을 할 수가
없어서 이번에도 별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이번 하사모 역할이 그녀에게 잘 어울렸다.
'단서 / 단순식' 역의 진비우가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려는 장군역이라 전투씬과 전쟁씬이 많아서 무협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기도
한데 젊은 배우들이 자기 역할을 잘해 주어서 어색하거나 버벅거려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400백 년 동안 22명의 인간 연인이 있었던 하사모가 23번째 인간 연인이 되는 단서를 잃게 되는 것이 두려워 그를 부러 멀리하
는데 젊고 무모한 단서는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가고 끝내는 오감을 빌려주는 행위로 인해 명이 단축돼어 결혼식 날 밤 죽음을
맞게 된다.자신의 모든 감각을 하사모에게 선물로 주고 자신을 잊지말라고 했던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을 잊으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는 단서의 모습과 죽은 단서를 자신의 무릎에 눕히고 하염없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하사모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
평소에는 잘 울지도 않고 눈물이 없는 편인데 모든 주인공이 한 명씩 죽어가던 "일념관산" 이후 "백일제등"을 보면서 두번째로
울었다. 자신없이 홀로 끝이 없이 이어지는 긴 생을 살아야 하는 하사모가 아픈 추억과 슬픈 기억으로 죽은 자신을 기억하는 것이
싫었던 단서가 보여주는 말과 표정이 안쓰럽고 슬퍼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혼자만 남은 세상에서 외롭게 긴 생을
살아가는 하사모의 모습이 애절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 봤다.
다행히 슬픈 엔딩이 아니어서 드라마 속 이야기일 뿐인데도 현실인 것 처럼 좋았다.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좋아하지 않지만 한번쯤 보기를 권하고 싶어지는 드라마다.
sci - fi 계열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라도 보는 동안 '왜 이걸 보기로 했나'하는 후회는 안 할 거라고 장담한다.
첫댓글 중화TV 채널에서 23화 방송 중. 9시 현재 시청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