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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린수필문학상
 
 
 
카페 게시글
회원 작품 방 조성순- 연필을 깎다가
조성순 추천 0 조회 36 23.11.30 10:5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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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3.11.30 15:04

    첫댓글 매끄럽게 잘 깎이고 몸체도 윤이 나는가 하면, 어떤 것은 몸에 옹이가 박혀 칼끝이 덜컥 멈춰버린다. 그 순간, 나는 할머니의 정짓간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지지부진한 아궁이 속에서 이리저리 불길을 더듬어 타오르게 하는 나무막대기는 고구마를 굽다가, 국수 꼬랑이를 뒤집다가, 찬물에 풍덩 뛰어들어 ‘칙’하고 몸을 식힌다. 불속에서 달구어져 끝이 뾰족하게 된 부분은 흑연이 된다. 부엌바닥에 뭔가 긁적거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할머니의 부엌은 슬프고 따뜻했다. 그 아스라한 시간이 연필을 깎는 동안 나타났다 사라진다.(부분 발췌)

    슬프고 따뜻했던 시간의 흔적을 더듬는 일, 연필을 깎다가 시공간을 거슬러 할머니의 정짓간에 웅크리고 앉은 6살 아이가 되는 일.그 아스라한 기억을 보듬는 일... 아름다운 추억이네요. 따뜻한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조성순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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