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상급자에게 순종하라는 질서를 명합니다. 그런데 그런 권위자들에게 순종하는 것의 궁극적 목적은 그 권위를 세우신 최고 권위자이신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며, 성도의 궁극적 순종의 의무는 순전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경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칼빈의 십계명 강해의 설명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권위자들에게 요구되는 순종
만약 우리가 하나님이 우리 위에 세우신 자들의 지시를 따르면서 순종의 태도를 보였다면, 이제 또한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되 그분이 우리에게서 영광을 받으시는 방식으로 그렇게 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그분에게 합당한 경배를 드려야 하는데, 단순히 의식적인 방법으로만이 아니라 참되고 순전한 마음으로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그분의 명예를 드높여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시민적 질서는 하나님의 보좌가 가장 높은 하늘보다 더 높이 있어야 한다는 당위를 드러내야 합니다. 비록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하고, 백성이 행정관들에게 순종하고, 모든 가정이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질서를 유지하고 있을지라도, 여전히 우리는 그 이상의 것에 유념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최고의 주권을 지니신 하나님이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과 우리 모두의 삶 전체를 주관하시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바치는 모든 순종이 바로 그 목표, 즉 하나님이 순전하게 영광을 얻으시는 것을 향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어째서 우리가 사악한 교황제도를 증오해야 하는지를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교황제도 안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 한껏 자신을 드러내고 부풀리려는 인간의 교만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교만의 목적은 하나님에게서 그분의 보좌와 영광을 빼앗으려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이겠습니까? 교황은 우리 모두가 상관에게 복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그 자신은 누구에게 복종하고 있습니까? 그가 하나님의 질서나 자연의 질서를 따르고 있습니까?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을 의도적으로 조롱하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명하신 모든 질서와 시민정부를 뒤집어엎고 있습니다. 그는 이른바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그리스도를 그분의 보좌에서 내쫓음으로써 그분이 더 이상 그분의 교회의 머리가 되시지 못하게 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마귀가 이 세상에 세워놓은 모든 것을 혐오해야 합니다. 그리고, 종종 우리가 세상의 일들이 그것에 마땅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권세 있는 자들이 그들의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목격할지라도, 우리는 결코 그런 일들이 하나님이 이 세상의 나라들과 제국들 그리고 의의 언약들과 관련해 정해 놓으신 일들을 가로막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모든 일들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들은 그 토대를 하나님 안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사악한 교황제도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하나님이 이 세상에 왕들과 고관들과 재판관들을 두고자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이 이 세상에서 존속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힘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을 그칠 때, 그리고 아비들이 자녀들에게 폭군처럼 행동할 때, 우리는 그런 일이 우리의 죄의 결과라는 것을 깨닫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자신이 정하신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모든 것이 엉망이 되도록 내버려 두실 때, 우리는 그분이 그런 상황을 제거해 주시도록 그분에게 달려가 간구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그분에 의해 다스림을 받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것이 그분께서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칼빈, 『칼빈의 십계명 강해』, pp.206~208.
첫댓글 칼빈과 루터 등 종교개혁자들은 합법적인 권력의 통치에 대해서는 복종하기를 권면했지만 로마 카톨릭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저항하기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기본 인식에서 위 짧은 글을 읽어야 합니다.
네, 이해하고 공감했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힘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을 그칠 때, 그리고 아비들이 자녀들에게 폭군처럼 행동할 때, 우리는 그런 일이 우리의 죄의 결과라는 것을 깨닫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자신이 정하신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모든 것이 엉망이 되도록 내버려 두실 때, 우리는 그분이 그런 상황을 제거해 주시도록 그분에게 달려가 간구해야 합니다." -->
이러한 상황 인식과 처방은 칼빈이 살던 시대와 오늘날과 사뭇 달랐기 때문에 하는 말 같습니다. 현대 한국 사회에는 *역기능 가정과 *악한 부모들도 아주 많습니다. 부모에 대한 절대 복종의 논리는 그것을 허용할 경우 오히려 더 큰 악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예: 가족내 폭력, 근친상간, 정신질환 등)
네, 사회가 변화하고 불효자식의 부모 거역 못지 않게 패륜 부모의 자녀에 대한 악행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노베 공감합니다.
이 카페 안에 다른 회원이 올렸던 글에 인용된 칼빈 연구자 이오갑 교수는 칼빈이 중세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칼빈이 넘사벽의 종교개혁자이지만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와 합리주의 시각으로 보면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편, 칼빈의 신학을 계승했지만 더욱 발전시킨 청교도 운동은 권위자에 대한 시각과 저항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왕권신수설에 함몰되지 않고 불법한 권력행사를 한 국왕을 영국 사회에 대한 범죄자로 규정하고 처형하는 정도로까지 갔으니까요.
* 결론: 기독교인의 순종은 중간 권위자를 넘어서 최고 권위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경외와 경배로 이어져야 합니다.
네, 본문과 위 댓글의 결론에 공감하고요. 청교도 혁명의 정신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권위자에 대한 순종은 상호간 양방향으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구를 들자면
"엡6:1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 엡6:4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1절과 4절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요. 핵심은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가 되어야 합니다.
네, 십계명을 포함하여 더 신약교회적으로 진보한 말씀이 에베소서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칼빈이 생각하였던 시대적 한계를 느끼게 하지만 아울러 로마 카톨릭에 대한 권위의 부정도 느끼게 해주는 좋은 포스팅입니다.
칼빈이 질서에 대해 정확하게 가르쳐주고 있군요.
인간은 최고의 주권자이신 하나님께서 모든 피조물과 우리의 삶 전체를 주관하실 수 있도록 순종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세상의 왕들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질서를 위해서 세우신 자들이므로 그들에게 순종해야 하지만, 교황은 하나님의 영광을 탈취한 마귀의 세력이기 때문에 그것을 거부하고 증오하는 것이다라는 것인데요.
가정과 사회 질서를 존중하고 순종하는 것은 당연한데, 범죄 문제가 생겼을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성경에서도 일반적인 범주에서 순종하라는 것이고, 범죄에 대해서까지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고까지는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좋은 포스팅입니다.
네, 공감합니다.
공감합니다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