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한 것[化]과 같다’ 했는데,
열네 가지로 변화하는 마음이 있다.
곧 초선(初禪)에서는 욕계(欲界)와 초선천의 둘이며,
2선에서는 욕계와 초선천과 2선천의 셋이요,
3선에서는 욕계와 초선천과 2선천과 3선천의 넷이요,
4선에서는 욕계와 초선천과 2선천과 3선천과 4선천의 다섯이다.
이 14종의 변화심으로 여덟 가지 변화를 일으키니,
첫째는 작아져서 먼지같이 되는 것이요,
둘째는 커져서 허공에 가득해지는 것이요,
셋째는 가벼워져서 기러기 털같이 되는 것이요,
넷째는 자재롭게 큰 것을 작게 하고 긴 것을 작게 만드는 하는 등의 것이요,
다섯째는 주인의 힘[큰 힘이 있어서 아무도 그를 이길 이가 없으므로
주인의 힘이 있다고 한다.]이 있게 되는 것이요,
여섯째는 능히 멀리 이르는 것이요,
일곱째는 능히 땅을 움직이는 것이다.
여덟째는 뜻하는 대로 능히 모두 이루니,
한 몸이 여러 몸이 되기도 하고, 여러 몸이 한 몸이 되기도 하며,
석벽(石壁)을 모두 통과하고, 물을 밟고 허공을 디디고 해와 달을 만지며,
4대를 바꾸어 땅을 물로 만들고 물을 땅으로 만들며, 불을 바람으로 만들고
바람을 불로 만들며, 돌을 금으로 만들고 금을 돌로 만든다.
이러한 변화에 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욕계의 약초와 보물을 환술로 능히 여러 가지 물건으로 변화시키며,
신통을 얻은 사람들의 신통력으로 여러 가지 물건을 변화시키며,
하늘/용/귀신들이 태어나면서 얻은 과보의 힘으로 모든 물건으로 변화시키며,
색계에 태어나면서 얻은 과보로 선정의 힘을 닦는 까닭에 모든 물건을 변화시킨다.
변화한 사람에게 생/노/병/사가 없으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어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공하여 진실이 없다.
일체법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두 생/주/멸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법이 변화한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변화로 생긴 물건은 일정한 것이 없이
다만 마음이 생겨남으로써 만들어진 것으로 모두 진실함이 없다.
사람의 몸도 그와 같아서 본래 원인이 없고, 다만 전생의 마음을 좇아
금생의 몸이 생겨난 것으로 모두 진실함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법이 변화한 것과 같다’고 말한다.
변화된 마음이 사라지면 곧 변화도 사라진다.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인연이 사라지면 결과도 사라져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변화된 일이 비록 실제로는 공하나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근심/괴로움/성냄/기쁨/즐거움/어리석음/미혹 등을 일으키게 한다.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비록 공하여 진실 되지 않으나,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기쁨/성냄/근심/두려움 등을 일으키게 한다.
그러므로 ‘모든 법이 변화한 것과 같다’고 말한다.
또한 변화하여 생겨난 법이 처음도 없고 중간도 없고 뒤도 없듯이 모든 법도 그와 같다.
변화된 것이 생길 때에는 온 곳이 없고 사라질 때도 가는 곳이 없듯이 모든 법도 그와 같은 것이다.
또한 변화된 것은 형상이 청정하기가 마치 허공과 같아서 물들지 않으며
죄와 복에 더럽혀지지도 않는다.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법성(法性)이 여여(如如)한 것과 같고,
진리[眞諦]가 자연히 청정한 것과 같다.
비유하건대 염부제의 네 개의 큰 강은 각각 5백 갈래의 작은 강이 속해 있는데,
이 물들이 갖가지로 오염되어 있어도 대해로 들어가면 모두 맑아지는 것과 같다.
- 대지도론/용수보살 지음/구마라집 한역/김성구 번역/동국역경원
대지도론 76. 모든 것은 신통변화(초능력)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