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열차
안골은빛수필문학회 김창영
대한민국 최초의 철도는 고종황제 때인 1899년에 개통된 경인선(京仁線)이었다. 이후 일제침탈로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6년간 일제의 정치적목적에 의해 생겨났다. 주권을 찾은 뒤에도 극빈한 후진국이어서 미국 등에서 차관을 들여와 일부 간선을 건설하고 철도차량을 수입했다.
전라선은 익산에서 여수까지의 구간이나, 전북철도주식회사에 의해 1914년11월17일 익산-전주 구간이 최초로 개통되었다. 1927년10월 총독부에서 매수하여 1931년 10월 1일 전주-남원 구간이 개통되고 순차적으로 곡성, 구례구, 순천, 여수까지 완공하여 1936년에 개통되었다. 1989년 복선화공사를 착공하고 단계적으로 완공하여 2011년 10월 5일에 KTX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면 차동장차에 의해 바깥 바퀴가 많이 돌도록 되어 있지만 기차는 차동장치가 없고 바퀴에 의해서 차동장치 역할을 한다. 기차바퀴는 한 축에 두 개의 바퀴가 달려있고 안쪽에는 턱이 있어 턱 쪽 바퀴는 크고, 바같 쪽으로 갈수록 작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하나의 바퀴가 큰 바퀴가 되었다 작은 바퀴가 되었다 한다. 커브길에서 바퀴는 항상 똑바로 가려고 하기 때문에 턱에 걸리면 큰 바퀴의 역할을 하고 안쪽 바퀴는 턱 바같 쪽에 걸리므로 작은 바퀴의 역할을 한다. 커브길에서는 바같 바퀴는 커지고, 안쪽바퀴는 작아져 회전이 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커브길의 노면은 바같 쪽이 높고 안쪽이 낮게 설계되어 있으므로 구심력이 생겨 탈선을 예방할 수 있다.
옛날 단선 구간에 신호체제는 아나로그 방식이어서 신호등은 없고 신호기를 역무원이 수동으로 조작했다.
기관사는 문어주머니 같이 생긴 가죽주머니속에 든 통표를 지참해야 출발할 수 있다. 이 통표는 도착역에 전달하고 역장으로부터 새로운 통표를 받아야 한다. 이 통표는 구간의 선로가 폐쇄되어있음을 증명하는 통관 증이다.
영동선은 영주에서 강릉까지의 구간이다. 동백산역과 도계역 사이는 337.6m의 표고차가 있어 흥전역과 나한정역 사이 구간은 스위치백 구간이 있어 열차가 지그재그로 운행된다. 도계 쪽에서 오는 열차는 나한정역에서 후진하여 흥전역까지 가고, 흥전역에사 방향을 바꾸어 심포리로 가며, 심포리에서 오는 열차는 흥전역에서 후진하여 나한정역으로 간다. 이 구간은 상행선이나 하행선 모두 후진하여 운행한다. 후진할 때는 승무원이 기관사의 눈이 되어 무전으로 연락하여 운행된다. 2012년 6월 27일 솔한터널의 개통으로 스위백 구간은 폐지되고 추추파크에서 인수하여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솔한터널은 일명 똬리굴로 길이가 무려 16.24km이므로 터널속에 교행역인 솔한역이 있다. 솔한역에는 지상으로 연결되는 235m인 통로가 있어 통 풍 겸 유사시 탈출구로 이용된다고 한다.
지난 6월 22일 정동진에서 새벽 5시 1분에 떠오르는 해돋이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구름 힌 점 없는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는 만물에 생명력을 주는 해임을 실감케 했다. 정동진역 앞에 있는 모래시계공원에서 모래시계의 유래를 감상한 뒤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정선 5일장을 구경하러 갔다. 정선은 강원도의 내륙지방이라 첩첩산중으로 알고 갔는데 5일장을 보니 도시의 장터처럼 느껴졌다. 읍내의 모습도 신시가지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하천이 넓어 평야지방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정선에서 출발하여 스위치백 구간인 관광열차를 체험하러 갔다. 강원도 도로사정이 좋아 추추파크에 11시반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1시에 관광열차에 몸을 싫었다. 관광열차 요금은 노인 우대 없이 1인당 1만원이었다. 객차가 3량이고 기관차는 옛날 증기기관차의 모습이나 석탄을 땐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젤기관차도 아니었다. 6km구간을 시속 20km로 왕복하는데 70분이 소요되었다. 터널을 통과할 때는 터널 벽쪽에 영상으로 반짝이는 별을 보여주어 인상적이었다. 흥전역에 도착하면 포인트를 조작하여 나한정역까지는 열차가 거꾸로 간다. 거꾸로 갈 때 후면에서 보면 흥미롭다. 철로는 잡초가 우거지고 옆 나무가 차창을 스칠 때는 으스스하다. 바로 6년 전 까지만 해도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되었다 하니 믿어 지지 않는다. 이 구간의 철도 역사를 알아보면 일제 강점기에 도계지방에서 생산되는 시멘트나 광물을 내륙지방으로 운송하기 위해 통리역과 심포리역 사이 1.1km 구간에 강삭철도를 설치하여 차량을 분리하여 하나씩 로프로 끌어 올리고 끌어 내리는 방식이었다. 여객은 통리역에서 심포리역까지 구간을 걸어서 이동했다고 한다. 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8.5km의 우회로를 설치하고 1963년 5월 10일 강삭철도는 폐지되었다. 동백산역과 도계역 구간은 솔한터널의 개통으로 16개의 터널이 하나로 되고 거리는 1.8km, 시간은 15분 단축되었다고 한다. 이 구간을 무궁화호 열차가 씽씽 달리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기술의 발달에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
(20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