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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6년 11월 12일 (토)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신불재 - 건암사
o 산행거리: 9.4km
o 소요시간: 6시간 20분 (쉬엄쉬엄)
o 지역: 울산, 경남 언양
o 일행: 회사 동료
▼ 등산지도
[영남알프스]‘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m 이상의 9개의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m 이상의 9개의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며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울산은 울주군 상북면ㆍ삼남면에 밀양은 산내면ㆍ단장면에 양산은 하북면ㆍ원동면에 청도는 운문면에 경주는 산내면에 걸쳐 있다. 가지산(1,241m), 간월산(1,069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천황산(1,189m), 재약산(1,119m), 고헌산(1,034m)의 7개산을 지칭하나, 운문산(1,195m), 문복산(1,015m)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 중에서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천황산포함), 운문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00대 명산에 속한다. 영남알프스는 전체면적이 약255㎢이며, 가을이면 곳곳의 황금억새평원에 나부끼는 순백의 억새가 환상적이라 전국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불산과 취서산(영축산) 사이의 평원에 1,983,471㎡ (약 60여만 평),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의 간월재에 330,578㎡ (약 10만여 평), 고헌산 정상 부근에도 661,157㎡ (약 20여만 평)의 억새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특히 재약산과 천황산 동쪽의 사자평은 4,132,231㎡ (약 1백25만여 평)이라고 알려져 있다. 영남알프스에는 1979년 자연공원법에 의하여 가지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양산시 하북면 일대의 통도사 지구(28.31㎢)와 내원사 지구(44.69㎢) 및 울주군 상북면 일원의 석남사지구(30.07㎢)등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으며, 경관이 수려하고 유서 깊은 이 3개 지구를 하나의 권역으로 하여 국민휴양 및 정서함양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되었다. 영남알프스에는 통도사, 운문사, 석남사, 표충사 등의 문화 유적지 또한 즐비하고, 절경과 전설들이 도사리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기암절벽들은 옛날에 화산활동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지산에는 현재 7백60여 종의 식물과 우리나라 전체 조류 4백50여 종 가운데 1백여 종의 새가 살고 있어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동ㆍ식물원이라 불리고 있다. (영남알프스 홈페이지)
어제 회사의 'Leaership 함양 세미나'에 이어 오늘은 체력단련 신불산 산행이다. 배내고개에서 시작하여 신불재에서 하산할 계획이며, 금년도에는 이렇게 영남알프스 억새꽃 산행 기회가 주어졌다. 어제 저녁의 음주가무(?) 후유증은 없어야 할텐데.....
▼ 언양에서 바라본 신불산(중간 우측)과 영축산(왼쪽)
이른 아침 배내고개에는 찬기운이 감돌고 있다. 배내고개에서 바로 오르막길이다. 잠깐의 깔딱고개지만 간밤의 후유증 때문인지 모두의 발걸음이 힘겨워 보인다. 뒤에서 보자니 등산객의 가벼운 발걸음이 아니라 패잔병의 흔들리는 갈지(之)자 걸음걸이 모습이다.
▼ 배내고개 (들머리)
▼ 배내봉 방향 등산로
[배내고개 우도메기] 일명 '장구만디'라 불리는 배내고개는 기러기처럼 떠도는 장꾼들이 모이던 고개였다. 장꾼들은 천황산 사자평을 지나 밀양 단장면으로 가거나, 능동산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빙곡을 가로질러 얼음골로 갔다. 얼음골을 질러가는 빙곡은 층층 절벽을 타는 험로로, 맹수의 밥이 되기도 하였다. '오두메기'는 상북 거리오담(감창, 거리 하동, 지곡, 대문동, 방갓)에서 오두산 기슭을 감고 돌아 배내고개를 잇는 우마고도이다. 밀양과 원동에서 물목을 거두어들인 장꾼과 보부상, 소떼를 모는 소장수들이 큰 장이 서는 언양으로 가던 통로였다. 배내봉은 기상 높은 영남알프스 지붕이다. 오뉴월 엿가락처럼 휘어진 긴등(長登)은 언양 부로산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 이어진 아찔한 능선벼랑길은 간월산으로 연결된다. 밝얼산 아래에는 못다한 사람을 그리다가 바위가 된 '정아정도령바위'가 있다. (안내판)
배내고개를 올라서니 맞은편으로 천황산과 재약산 그리고 멀리 가지산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중부지방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다는데 이곳은 맑고 청명한 가을날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시원한 조망을 구경하며 능선을 걷다보면 곧바로 배내봉에 도착한다.
▼ 배내봉 부근에서 바라본 천황산(중간 좌측)과 재약산(좌측)
▼ 배내봉 부근에서 바라본 가지산(중간)과 운문산(좌측 뒤)
▼ 배내봉 (배내고개에서 1.6km)
[배내봉] 해발 966m에 위치한 배내봉은 영남알프스 심장부라 불린다. 1,000m가 넘는 가지산가 신불산, 간월산 등 영남알프스 명산들을 연결하는 고리로, 옛사람들은 이곳을 오르는 길을 '하늘길'이라 부르기도 했다. 배내봉 정상부에서 내려가는 계곡(등산로)은 ㅏㄱ천정의 원류를 이루는 곳으로 이 계곡은 한번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은 살아서 내려온 사람이 없다 할 정도로 위험한 골짜리라 해서 '저승골' 이라는 별칭도 갖고 잇다. 상북면 길천리(순정마을)에서 밝얼산 도는 석남사 방향에서 오두산으로 올라 배내봉으로 오르는 코스 등은 아직까지 등산객 발길이 뜸한 곳으로 자연림 그래로의 산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정상석)
배내봉에서 바라보는 울산방향은 가깝고 멀리, 크고 작은 산그리메가 역광에 반사되어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재작년 이곳에서 일출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내 홈페이지(카페)의 배경사진이기도 하다.
▼ 배내봉에서 바라본 울산 방향
배내봉에서 간월산 방향의 등산로를 따라 철쭉과 진달래 나무가 많이 보인다. 가을의 은빛 향연에 못지 않게 봄에는 지천으로 피어날 분홍의 진달래와 철쭉이 이곳 능선을 물들일 것 같다.
▼ 간월산 방향 등산로
진행방향으로 보이는 간월산은 힘찬 골격미를 자랑하고, 멀리 신불산은 넉넉한 가슴을 열어놓고 있다. 간월산까지는 크지 않은 업다운을 넘어야 하지만 간월산을 올라서면 사방팔방의 조망이 지나온 오르막의 고단함을 잊게 해준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간월산(중간)과 신불산(좌)
▼ 간월산 방향 등산로
▼ 뒤돌아본 배내봉(중간좌측)과 가지산(좌측 뒤)
▼ 간월산 (배내봉에서 2.4km)
[간월산] 해발 1,069m 높이인 간월산(肝月山)은 1540여년 전 있던 '간월사'라는 사찰 이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看月山(간월산)으로 표기돼 있으나, 사찰 이름은 澗月寺(간월사)로 표기되는 등 간월산의 표기가 다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등억리에 간월사지와 보물 제370호인 간월사지석조여래좌상이 있다. 산 정상에서 간월산장까지 뻗은 간월공룡능선이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간월재의 가을은 20만m2가 넘는 억새의 은빛 군무로 빛난다. 해마다 가을이면 간월재에서 '억새대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자연과 사람이 하나 돼 어우러지고 있다. 역사적 아픈 사연도 간직하고 있다. 간월재 서쪽 왕방골에 천연동굴인 죽림굴이 있는데, 이곳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믿음을 이어가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상석)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간월재(중간 하단)와 신불산(상단)
간월산을 통과하면 간월재까지는 내리막이다. 이곳에서 부터 은빛 억새의 향연이 시작된다. 이곳이 처음인 일행들은 저마다 탄성을 쏟아낸다. 청명한 날씨와 맑고 파란 하늘이 간월재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다.
▼ 간월재 방향 등산로
▼ 전망대
▼ 간월산 공룡능선
▼ 간월산 규화목 지점
▼ 간월재 방향 등산로
▼ 간월재
[간월재] 신불산과 간월산 두 형제봉 사이에 갈마처럼 잘록한 간월잿마루는 영남알프스의 관문이다. 이 왕고개를 일러 선인들은 '왕방재' 또는 '왕뱅이 억새만디'라 불렀다. 밥물처럼 일렁이는 5만평의 억새밭은 백악기시대 공룡들의 놀이터이자 호랑이 표범과 같은 맹수들의 천국이었다. 간월산 표범은 촛대바위에 숨어 지나가는 길손을 노렸고, 간월산을 지키던 소나무는 목재화석이 되었다. 간월재 서쪽 아래에 있는 왕방골은 우리 민족사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골짜기이다.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인 원시림 협곡이라 박해 받던 천주교들의 은신처였고, 한때는 빨치산 아지트(사령관 남도부)가 되기도 하였다. 지금도 왕방골에는 생쌀을 씹으며 천주의 믿음을 죽음으로 지킨 죽림굴과 숯쟁이가 기거하던 숫막이 남아있다. 왕방골 산발치에 있는 파래소폭포는 소원 한가지를 들어준다고 하여 '바래소'로 불린다. 간월재는 삶의 길이기도 했다. 배내골 주민, 울산 소금장수, 언양 소장수, 장꾼들이 줄을 지어 넘었다. 주민들은 시월이면 간월재에 올라 억새를 베 날랐다. 벤 억새는 다발로 묶어 소 질매에 지우고, 사람들은 지게에 한 점씩 지고 내려와 억새지붕을 이었다. (안내판)
주최측에서 준비한 새참(?)이 환상적이다. 산에서 맛보는 생선회는 그야 말로 꿀맛이다. 산의 푸르름과 바다의 싱그러움이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이룬다. 사진을 한장 찍어두었어야 하는데.... 간월재에서 신불산까지는 다시 오르막이다. 오늘 산행코스에서 마지막 고비(?)라고 할 수 있다.
▼ 신불산 방향 등산로
▼ 뒤돌아본 간월재
오르막 중간의 전망대에서는 영남알프스의 전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진행방향으로는 신불산, 뒤돌아 보니 가까이는 간월산 멀리는 가지산과 운문산, 건너편에는 천황산과 재약산이.... 명불허전이다....
▼ 뒤돌아본 간월재, 천황산(좌), 운문산(중간 뒤), 가지산(우측 뒤)
▼ 신불산 방향 등산로
신불산에는 오늘도 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새파란 하늘이 검푸른 바다를 닮았다. 바다를 헤엄치듯 우리는 물결치는 은빛호수에서 한마리 물고기가 된다. 그런데 신불평원의 억새밭이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은빛의 억새꽃은 이미 떨어지고 없고, 메마른 억새는 거친 줄기만 바람에 일렁이고 있다. 훼손이 심해 식재사업을 하고 있는 곳도 많이 보인다.
▼ 신불산 (간월재에서 1.6km)
신불산 공룡능선을 오르고 내리는 산객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여건이 되면 나도 신불산 공룡능선을 타고 싶은데, 단체 행동에서 빠질수 없음이 아쉽기만 하다.
▼ 신불산 공룡능선
▼ 신불재 방향 등산로 (중간이 영축산)
▼ 신불재 (신불산에서 0.7km)
▼ 신불재에서 바라본 신불산 방향
▼ 신불산 자연휴양림 방향 등산로
신불재에서 2.2km의 거리에 있는 영축산을 뒤로 하고 하산해야 하는 마음이 안타깝다. 신불재에서 가천저수지 방향의 하산길은 제법 내리막길이며 등산로에 돌도 많아 자꾸 발걸음이 지체된다. 계곡 주변에는 몇몇 단풍나무가 저물고 있는 가을을 붙들고 있다.
▼ 가천저수지 방향 등산로
▼ 올려다 본 신불산 공룡능선
▼ 가천저수지 방향 등산로
▼ 건암사 (신불재에서 약 3.1km?)
▼ 건암사 입구 주차장 (날머리)
산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쉬엄쉬엄 즐긴 산행이라 예정했던 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다. 3년째 연속해서 가을에 찾아온 영남알프스, 다음 번에는 봄과 겨울의 영남알프스를 찾아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