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떠났다. 새해 벽두부터 그냥 걸으며 지난해 털어버릴건 털고 새해계획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물론 제주에서 콜링하는 선배가 있어서기도 하고 제주행 항공료가 19,900원(유류할증료)이라는 말에 연초부터 4일의 휴가를 써버렸다. 그러고보니 제주로 가는 비행기가 2대 항공사 말로도 저가항공만 5개(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 티웨이, 부산에어)나 되어서 가격 비교만 잘하면 정말 싸게 갈수 있다. 이렇게 저가항공이 많이 생긴것에 제주올레가 상당히 기여를 한게 아닌가 싶다. 나부터도 올레가 생기기전에는 제주에 더 이상 볼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올레가 제주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올레의 매력에 빠져 매달 한코스는 가보겠다고 했는데 정작 4개코스밖에 걷질 못했는데 이번에 3번째 올레만을 위한 제주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여직 걸었던 올레는 착한학생처럼 1코스부터 4코스까지 차례로 걸었는데 이번엔 여러 여건상 맨마지막 코스인 18코스와 17코스를 걷게 되었다.어차피 전부 걸어볼 코스이므로 이곳저곳 걷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제주시 인근 코스기에 제주시의 맛집들을 순방할수도 있었고 말이다. 특히 동문시장의 은갈치를 만나서 집으로 택배로 보낸건 아주 잘한일이었던거 같다.
그럼 제주시를 관통하는 17코스를 걸었던 사진들인데 아무래도 사진이 많아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수도 있다.
17코스 소개
17코스는 광령1리 사무소에서 출발하여 제주시내 동문로터리 산지천마당까지 이르는 18.4km코스로 난이도는 중이다.
원래 광령1리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숙소가 이호테우 해변이어서 이곳부터 그냥 출발하기로 한다.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이로테우 해변이다. 내가 본 제주 해수욕장중 가장 백사장이 넓은곳이 아닌가 싶다. 여름이면 정말 인산인해를 이룰곳이다.
이호테우 해변길을 따라 걷는데 이 우측편엔 향후 1조원의 중국자본을 들여 대규모 위락단지를 만든다고 한다. 이번에 느낀거지만 제주가 이제 중국사람들이 먹여살리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중국사람들이 많았다.
해변길을 벗어나 해변마을에 접어들었는데 아침일찍 보는 올레 표시가 얼마나 반가운지.. 오늘은 날씨가 어제에 비하면 완전 봄날같은 느낌이다.
건다보니 도두추억愛거리가 나온다. 해변가에 아이들이 노는모습을 인형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색다른 볼거리다.
막뚝박기..참 재미있게 하던 놀이인데..특히 여자아이들과 함께 하면 진짜 재미있었다는..ㅎㅎ
도두항에 도두 구름다리를 건너 도두봉으로 향한다. 아침 일찍이라 항구조차 한가하다. 그러고 보니 제주 이동네가 북큐슈 모지항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깔끔한것이 바다짠내도 없고..
17코스에 유일하게 있는 오름인 도두봉이다. 높은 곳이 많이 없어 난 좋다. 등산은 너무 싫어..ㅋ
나즈막한 도두봉에 올라도 좌측으론 도두항의 멋진 풍광이 남쪽으론 제주공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비행기의 이착륙 모습을 이렇게 가까히 찍고 해도 군사보안상 괜잖은건지 모르겠다. 여기는 딱 방공포 기지가 있어야되는 위치인데..누가 공군출신 아니랄까봐 ㅎㅎ
여기서 비행기의 착륙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 있는지 실감할수 있었다. 거의 2~3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내려온다. 부딪히지도 않고 말이다. 아마 이스타로 추정되는..(항공기 식별엔 일가견이..)
겨울인데도 파릇파릇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잡초인가?
이제 여기서부터 용두암까지는 좌측에 바다를 끼고 있는 도로를 계속 걷게 된다. 바닷구경 실컷 하게 된다.
도두동 삼거리에 아직 오픈전인 게스트하우스에 화장실 이용하러 들렸는데 주인장도 친절하시고 시설도 손보고 계시니 나중에 꼭 이용해 봐야겠다. 그리고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게 있는데 동행하신분이 화장실이 급해 이곳 오기전 한 횟집에 들려 화장실좀 이용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수리중이라신다. 참나..멀쩡히 장사를 하면서 그럼 손님들은 어떻게 받고 본인들은 어떻게 하는건지..그런 야박한 인심을 만나면 정말 화가 난다. (00 횟집..절대 가시지 마시길..)
엉물이라고 하여 바위 밑에서 용천수가 나오는곳이다. 여탕이라고 쓰여진 곳도 있는걸 보니 다른 계절엔 목욕을 하는거 같다.
17코스 중간 스템프 확인받는곳이다. 나무로 만든 예쁜 간새 머리안에 스탬프가 있다. 그리고 이곳 앞쪽엔 닐리리동동이라는 카페가 있었는데 꽤 유명한 곳이니 가볍게 커피한잔 하고 가는것도 좋을거 같다. 우린 패스~
파란 바다와 검은 바위들은 어느곳이나 멋진 경치를 만들어 준다.
여기도 용천수가 나오는 여탕..ㅎㅎ
사수동에서 용두암까지 해안도로가에는 유명하고 큰 식당들이 많았는데 그중 길가에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드셔본 지인께서 맛있다고 하는 오로섬이다. 갈치조림이 맛있다고 하니 점심시간 무렵 지나실거면 이곳을 추천한다.
지나가다 눈에 띤 7900원 렌트카..이게 가능한일인가? 너무 싸다..우린 제주에서 택시타고 다녔는데 택시 한번타는 요금밖에 안된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니 맞는이야기인거 같은데 암튼 담엔 요놈으로 빌려타봐야겠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을런지..
제주에서 빼놓을수 없는 유명관광지 용두암이다. 우리 부모세대 신혼여행 왔을때 첫번째로 들르는 필수코스였는데 이젠 외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가 된 느낌이다. 용두암이 그냥 바위지..뭐.. 다른 멋진 풍광들에 비하면 이젠 별로..
용두암에서 조금 걸어 가다보면 용연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렇게 멋진 협곡이 있었다는걸 이번에 알았다. 이런게 걷는 여행, 올레의 진정한 매력이다.
용의 해! 2012년 용판을 밟고 행운을 얻어가는건 어떨런지..
용연에서 나와 걷다보니 무인찻집이 보이길래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놀멍 쉬멍 걷는게 올레 아닌가.. 그러고보니 제주엔 무인카페가 많이 생긴거 같다.
가격도 아주 착하다. 커피 2,000원 국산차 3,000원이다.
커피 종류도 3가지 국산차도 여러가지 준비되어 있다. 난 오가피를 먹는다. 몸에 좋은놈으로..ㅎㅎ
창가에 앉아 차 한잔과 함께 망중한을 즐긴다. 어제 18킬로에 이어 오늘도 15킬로 정도를 걸으니 다리가 뻐근하다.
나갈때보니 현금뿐만 아니라 카드로도 셀프로 계산할수가 있었다. 참 좋은 발상이다.
이제 17코스의 막바지 제주시내로 접어든다.
여기서 방향이 없어 헷갈리기 쉬운데 제주목관아지를 바라보고 우회전을 해야한다. 그리곤 목관아지 앞을 지나 걸으면 안되고 신호등을 건너야 한다. 유의하시길..
이 바닥에 있는 표시는 잘 못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언제나 반가운 올레 화살표..
제주 시내를 관통하여 막바지로 향하는데 예쁜 여행자 카페 소설을 만날수 있었다. 알고보니 네이버 파워블로거가 하시는 카페인데 여기서 라면도 먹고 커피도 먹고 17코스를 마무리한다.
일단 카페지기께서 강추하시는 해물라면을 맛본다. 닭새우와 오징어가 들어간 내가 좋아하는 너구리 해물라면..뭐 말이 필요없다. 그러고 보니 사실 맛집 어쩌구 해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라면이다. 몸에 않좋다고 하니 잘 안먹지만 말이다. 아침엔 너구리, 점심엔 짜파게티, 저녁엔 신라면 먹을수 있다. 꼬꼬면은 간식으로~ ㅎㅎ
직접 내려주시는 핸드드립 커피까지..아~ 커피향 정말 즉음이다. 커피에 대해선 잘 몰라도 커피의 세계도 참으로 무궁한 이야기거리가 있다. 주간 카페지기께서는 서울분으로 이곳 카페의 단골손님이셨다고 제주가 너무 좋아 이번에 제주로 홀로 이사오신 분이셨다. 여행의 매력, 제주의 매력은 중년남들에게 정말 특별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커피한잔과 모르는 이들과의 만남, 그리고 대화로 제주 17코스를 마무리한다.
17코스는 제주 사람들이 과거에 살아온 모습과 지금 살아가는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걸을수 있는 길이었다. 또한 제주시의 많은 맛집들과 시장을 만날수 있어서 먹는 즐거움 또한 최고인 코스였다.
17코스와 제주시에서 만난 맛집들은 다음주 소개하기로 한다.
제주올레
https://www.jejuolle.org/course/view.do?cs_no=21
첫댓글 17이라는 숫자를 정말 사랑하네^^^^^^^^
죄다,,눌렀어요,ㅎㅎ
제가 1코스~4코스까지 못가봐서리 ^^ 덕분에 귀경 잘 했습니다 미누님,명절 잘 보내셔요
이래서 제가 미누미누님을 좋아한다니까요...난 라면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요..알랙님이 끓여주는 라면 먹고 싶어요..
참 좋네요... 자세한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