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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지 : 2018년 3월 25일(일) / 수락산역 3번출구 (10시 30분)
▣ 산행코스 : 수락산역-천상병산길-당고개공원갈림길-학림사갈림길-용굴암갈림길-도솔봉-<원대복귀>
<※ 종화, 황표 산우는 치마바위-철모바위까지 갔다가 새광장-백운교-시립수락양로원(수락골)길로 하산>
▣ 참석자 : 9명 (종화, 창수, 경식, 재웅, 동준, 해황, 양기, 천옥, 황표)
▣ 동반시 : "구름에 깃들여" / 천양희
▣ 뒤풀이 : 민물매운탕에 소·맥주 / "조장군 매운탕"< 노원구 상계동, (02) 930-8970 >
3월의 마지막 일요일 봄날에 따사로운 봄 햇살에 미세먼지가 먼 시야를 가리지만 만물이 삶을 즐기는 참 좋은 날이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春分이 지난 수요일(3월21일)날 지나갔다. 5분 늦게 수락산역3번출구에 도착하니 8명의 산우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황표 친구가 지하철 입구에서 사서 따뜻한 노랑 옥수수와 박카스를 나누어 주어서 받아들고 오늘의 등산 대장인 재웅 산우를 따라서 수락산 제4등산로 출발하였다.
천상병 공원으로 가는 길가의 가로수엔 '수락산의 남은 노을'(김시습), '산중에서'(사명대사), '빛'(천상병)이란 詩 등이 새겨져 있다. 수락산 등산로 입구의 정자에서 산행채비를 하면서 옥수수로 에너지를 보충하였다. '만남의 공원'에 들어서자 '소풍 천상병 산길' 길가의 목판에 천상병 시인의 詩들이 목판에 새겨져 있다.
심온(深溫) 천상병(千祥炳, 1930~1993)은 일본의 효고현(兵庫縣) 히메지시(姬路市) 출신으로 1945년 8·15 해방과 더불어 귀국하여 마산에서 성장하였다. 1955년 마산 중학교를 거쳐 서울 대학교 상과대학에 입학하였고, 1964년 부산시장 공보비서로 근무하였으며, 1967년 박정희 정권이 조작한 동베를린(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심하게 겪었었다. 그때 겪은 모진 고문으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정신은 피폐해졌다.
박정희 정권이 저지른 추악한 일이다. 결국 그런 것들이 업보가 되어 박정희는 젊은 여자들 앞에서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게 된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6년 1월 26일에 당시 정부가 단순 대북접촉과 동조행위를 국가보안법과 형법상의 간첩죄를 무리하게 적용하여 사건의 외연과 범죄사실을 확대·과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건조사 과정에서의 불법 연행과 가혹행위 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이런 것을 포함하여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인간의 심성은 본래 선한가, 악한가를 돌아보게 된다. 일찍이 공자도 "성(性)은 상근(相近)하고 습(習)은 상원(相遠)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본래의 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후천적으로 주어지는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본래의 성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맹자는 성선설을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하였지만, 송대에 완성된 성리학에서는 특히 맹자의 성을 본연지성(本然之性), 순자의 성을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 파악해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통합하였다.
그러나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를 보면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품성을 가지고 태어나 나와 남을 구별함으로써 이기적 본성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려고 했다. 불가에서는 수행을 통하여 이타적인 품성과 지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해탈열반으로 이르는 길이다.
천상병 시인이 시의 소재로 가장 많이 썼던 것들이 가난이다. 모진 고문의 후유증으로 무능력자가 되어 일정한 직업 없이 떠돌던 그에게 가난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고,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 들여졌을지 모른다. 오죽하면 "가난은 내 직업"이라고까지 노래하였을까?
천상병 시인의 시는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서정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순수성을 되비쳐 보여준다. 동심에 가까운 이러한 순진성은 가난과 죽음, 고독 등 세상사 온갖 번거로움을 걸러내고 있으며 일상적인 쉬운 말로 군더더기 없이 간단명료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친근감을 느끼게 해 준다.
수락산(水落山)이란 물이 폭포를 이루어 떨어진다고 하여 산 이름을 그렇게 지었던 모양인데, 노원계곡을 따라서 걷다보니 정상으로 올라가는 두 갈래 등산로가 나온다. 수락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비탈진 능선을 따라 올라갔다.
계단길과 돌밭, 바윗길을 숨이 가쁘게 몰아쉬며 올라가다 보니 소나무 아래 치마처럼 생긴암반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자고 한다. 한 회장은 사과와 감을 해황 산우는 방울토마토를 내어 놓는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비타민C를 보충하며 시원한 바람에 땀을 훔친 후 올라가니 의정부 쪽이 보이는 전망대가 있고, '당고개공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부터는 경사가 완만하여 걷기가 한결 쉬웠다.
조금더 오르니 '수락산 초록숲길'의 시초인 '학림사 갈림길'의 이정표가 있었다. '수락산 초록숲길'은 '학림사 갈림길' 부터 도솔봉, 수락산(정상), 깔닥고개, 새광장 까지의 3km를 말하며, 수락산 등산로 3코스와 4코스를 연결한 숲길을 말한다. 초록숲길은 수락산의 경관, 생태 및 문화를 체험할 수가 있다고 한다. '학림사 갈림길'을 지난 후 도솔봉(탱크바위) 까지는 제법 경사도가 높고 바윗길이라 위험하여 오름을 포기하고 13시가 넘어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도솔봉(540m, 탱크바위) 옆엔 벌써 밥 먹기에 좋은 곳은 선점을 하였기에 괜찮다 싶은 곳에 자리를 정하니 벌써 13시가 지났다. 매트를 깔고 준비하여 가지고 온 음식들은 막걸리를 못 먹게 한다 해서인지 모두 막걸리 안주는 생략을 하고, 산우들은 유부초밥, 김밥, 빵, 약과, 다시마, 과일 등과 한 회장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진도 홍주, 종화가 광양 백운산, 쫓비산 및 청매실농원 산행 후에 먹었던 매실동동주와 매실을 맛보이기 위해 끄집어 낸다.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동반시('구름에 길들여'/천양희)를 기자로 명을 받은 내가 낭송하였다.
"구름에 깃들여" / 천양희
누가 내 발에 구름을 달아놓았다
그 위를 두 발이 떠다닌다
발, 어딘가, 구름에 걸려 넘어진다
생(生)이 뜬구름같이 피어오른다 붕붕거린다
이건 터무니없는 낭설이다
나는 놀라서 머뭇거린다
하늘에서 하는 일을 나는 많이 놓쳤다
놓치다니! 이젠 구름 잡는 일이 시들해졌다
이 구름,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구름기둥에 기대 다짐하는 나여
이게 오늘 나의 맹세이니
구름은 얼마나 많은 비를
버려서 가벼운가
나는 얼마나 많은 나를
감추고 있어서 무거운가
구름에 깃들여
허공 한 채 업고 다닌 것이
한 세기가 되었다
위 시에서 '구름은 얼마나 많은 비를 버려서 가벼운가'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는다. 마음을 비우면 비울수록 삶이 맑아지고 행복해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먹거리를 맛있게 먹고, 이것저것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오신 산우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매년 외국여행(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협의가 있었는데, 황표, 경식, 해황 산우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었다. 외국여행의 건은 좋은 안이 있으시면 카톡에다 의견을 올려 많은 회원들이 함께 가는 것도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세한 내용을 정리하여 다음 기회에 협의하기로 하였고, 오후 2시30분경에 황표 친구가 수락산 정상에 꼭 가고 싶다고 하며, 종화 산우와 함께 도솔봉 기점을 따라 수락산 정상으로 출발을 하였다.
두 산우를 뺀 나머지는 하산길이다. 계곡길을 택하여 내려오면서 친구들이 재웅이를 붕 띄워준다. 최고가의 외제 브랜드의 등산복이며 인간성을 높이 평가를 해 주자 이어서 예쁜 며느리가 기다리던 손자를 쌍둥이로 잉태를 하고 효자인 아들이 사업도 잘 된다고 자랑을 한다. 수락산(정상)에 올라 간 산우들과는 뒤풀이 때에 만나야 하기에 시간 여유가 있어 천천히 하산 하기로 하였다.
뒤풀이는 노원골디자인 서울거리 "천상병산길" 입구의 '조장군 매운탕' 식당에서 하였는데, 매기와 쏘가리 매운탕을 맛있게 먹던 중 화장실 입구 가림막이 넘어져 경식이의 머리를 강타하자 육두문자가 나오니 해남 출신 꽁지머리 사장님이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덤으로 매운탕을 추가 해 주시어 포식을 하였다. 꽃피는 4월, 봄철 산행때에 또 만나길 희망하면서 산행기를 맺는다.
2018년 4월 11일 나창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