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1)
12. "비구들이여, 무엇이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여(Paṭisaṅkhā)(*2)
눈의 감각기능[眼根]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3)
비구들이여, 눈의 감각기능의 단속을 잘 단속하지 못하면서 머무는 자에게는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눈의 감각기능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무는 자에게는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4)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여 귀의 감각기능[耳根]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 …
… 지혜롭게 숙고하여 코의 감각기능[鼻根]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 …
… 지혜롭게 숙고하여 혀의 감각기능[舌根]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 …
… 지혜롭게 숙고하여 몸의 감각기능[身根]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 …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여 마노의 감각기능[意根]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
비구들이여, 마노의 감각기능의 단속을 잘 단속하지 못 하면서 머무는 자에게는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마노의 감각기능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무는 자에게는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라 한다."
(*1) “‘봄[見, dassana]과 수행(bhāvanā), 이 두 가지로 없애지 못할 번뇌가 없는데,
무슨 이유로 단속(saṃvara) 등으로 없애야 할 것을 보이셨는가?
단속 등으로 미리 제지된 번뇌들이 네 가지 도를 통해 뿌리 뽑힌다.
그러므로 그 도의 이전 단계에서 이 다섯 가지 측면을 통해 억압하여 버림을 보이기 위해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āsavā saṃvarā pahātabba)’등으로 설하셨다.”(MA.ⅰ.74~75)
(*2) ‘숙고’는 paṭisaṅkha를 옮긴 것인데, 명사 saṅkhā에 접두어 paṭi가 붙은 것이다.
주석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saṅkhā는 일반적으로 지혜(ñāṇa), 몫(koṭṭhāsa), 명칭(개념, paññatti), 헤아림(숫자, gaṇanā) 등의 뜻을 나타낸다.
“숙고한 뒤에 어떤 것은 수용한다.”(A.ⅳ.354) 등에서는 지혜를 나타내고,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등에서는 헤아림을 나타낸다. 그러나 여기서는 지혜를 말한다.
숙고하다(paṭisaṅkhāti)는 알다(ñnati), 반조하다(paccavekkhati)의 뜻이다.”(MA.ⅰ.75)
(*3) “‘눈의 감각기능[眼根]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
(cakkhundriya-saṃvara- saṃvuto viharati).’라고 하셨다.
여기서 눈이 바로 ‘눈의 감각기능(cakkhundriya)’이다.
단속함(saṃvarana)이 있기 때문에 ‘단속(saṃvara)’이라 하는데, 닫음(pidahana), 덮음(thakana)을 뜻한다.
이것은 마음챙김[念, sati]을 두고 한 말이다.
사실상 눈의 감각기능 자체를 가지고 단속이나 단속하지 않음을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눈의 감성(cakkhu-pasāda)을 의지하여 마음챙김이나
혹은 마음챙김을 놓아버림(muṭṭha-sacca)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상인 형색이 눈의 영역에 나타날 때 잠재의식(bhavaṅga)이 두 번 일어난 뒤 멈추고
다음에 전향, 안식, 받아들임, 조사, 결정, 속행이 인식과정에서 차례로 일어난다.
이 단속이나 단속하지 않음은 이런 잠재의식의 순간이나 결정의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속행(javana)의 순간에 만약 나쁜 계행(dussīlya)이나 잊어버림(muṭṭhasavva)이나
알지 못함(aññāṇa)이나 참을성 없음(akkhanti)이나 게으름(kasajja)이 일어나면 단속하지 않은 것이 된다.
이럴 때 눈의 감각기능을 단속하지 않은 것이라 한다.
왜냐하면 속행에서 나쁜 계행 등이 일어날 때 그것이 단속되지 않으면
문(dvāra)도 보호되지 않고(agutta), 잠재의식이나 전향 등의 인식과정도 보호되지 않지만,
속행에서 계 등이 일어나면 문도 보호되고, 잠재의식과 전향 등의 인식과정들도 보호되기 때문이다.”(MA.ⅰ.75~76)
(*4) 이러한 감각기능의 단속은 니까야의 다른 곳에서는
“그는 눈으로 형색을 봄에 그 표상[全體相]을 취하지 않으며, 또 그 세세한 부분상[細相]을 취하지도 않습니다. …
그는 이러한 성스러운 감각기능의 단속을 구족하여 안으로 더렵혀지지 않는 행복을 경험합니다.”라는
감각대문을 잘 지키는 정형구‘로 나타나고 있다.
이 정형구는 『맛지마니까야』 의 15단계 계·정·혜 정형구 가운데 다섯 번째에 속하고
『디가니까야』 의 23단계 계·정·혜 정형구 가운데 여덟 번째에 속하는데, 니까야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3)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
13. "비구들이여, 무엇이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5)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옷을 수용하나니
오직 추위를 물리치고, 더위를 물리치고, 날파리 · 모기 · 바람 · 뙤약볕 ·
파충류에 닿음을 물리치고,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기 위해서이다."
14. "그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음식을 수용하나니 즐기기 위해서도 아니고,
취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치장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장식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단지 이 몸을 지탱하고 유지하고 잔인함을 쉬고 청정범행을 잘 지키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나는 오래된 느낌을 물리치고 새로운 느낌을 일어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잘 부양될 것이고 비난받을 일이 없고 안온하게 머물 것이다'라고."
15. "그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거처를 수용하나니 추위를 물리치고, 더위를 물리치고,
날파리 · 모기 · 바람 · 뙤약볕 · 파충류에 닿음을 물리치고,
오직 기후의 변화에서 생기는 위험을 없애고, 한거(閑居)를 편안히 하기 위해서이다."
16. "그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병구완을 위한 약품을 수용하나니
오직 일어난 고통스러운 느낌을 물리치고, 병 없음을 최상으로 하기 위해서이다."
17. "비구들이여, 그것을 수용하지 않으면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수용하면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라 한다."
(*5) 이하 본경의 §§13~16까지에 나타나는 네 가지 필수품의 수용(catu-paccaya-paribhoga)에 관한
정형구는 『청정도론』Ⅰ.85~97에서 ‘필수품에 관한 계’를 설명하는 경전적 근거로 인용되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