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바이오·의약분과 · 강정부
소의 해면상뇌증 즉 BSE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흔히들 질병은 바이러스나, 세균, 진균 등과 원인체가 주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독감(influenza) 등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도, 대부분의 경우 2주 정도면, 완전히 회복해 바이러스도 몸에서 배제되는 <급성 감염>이 보통이나, 水痘 바이러스/실제는 herpes 바이러스의 일종인 varicella-zoster virus는 어릴 적에 감염되어 수두를 일으켜 1주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없어져 회복하나, 이 바이러스의 일부는 신경세포 다발 속에 잠복해 쭉 생존해 지내다가 사람의 면역상태가 좋지 않으면 50-60대 이후 재발해 지각신경을 따라 특유의 증상을 가진 <잠복감염>의 원인 바이러스도 있다.
또한 사람의 AIDS(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와 같이, 걸려도 수개월에서 수년(국내에서는 대개 10년으로 보고 있음)에 걸친 긴 잠복기의 이후에 발병하는 이른바 도 있어, 면양에서 발생하는 scrapie(스크래피)도 이 범주에 속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각하였다.
공식적인 slow virus(지발성 바이러스) 감염병의 제창은 1954년 Iceland 대학의 실험병리학 연구소장인 Margrét Guðnadóttir박사에 의해 처음 제기된 것으로, 일반적인 바이러스 감염(증)과는 달리, 기이하게도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질환은 <지발성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판단하여 스크래피가 포함되었으나, 에이즈는 HIV인 retrovirus과의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로, 엄연한 바이러스성 질환이나, 면양이나 산양의 스크래피는 바이러스와는 전혀 관련성이 없는 단백질 자체에 의한 prion(프리온)병이기에 병원성이 전혀 달라, 현재로선 어이없는 일이나, 당시로서는 병원성이 전혀 없는 단백질 자체의 문제 가능성은 전혀 꿈도 꾸지 못한 상태이었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로 생각된다.
스크래피 발생은 영국의 양에서의 공식적인 확인(1732년)을 계기로 많은 사례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는, 동물에서는 제일 숫자가 많은 프리온병 종(種)이기도 하다.
양에서는 스크래피 못지않게 축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는 세균성 질병인 listeriosis(리스테리아증 일명 선회병) 피해도 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방백신을 만들어 양에 접종한 결과, 애초의 예상과는 전혀 달리, 접종을 한 양에서 2년 후에는 1,500두 이상의 양이 스크래피에 걸리는 결과가 나와, 원인을 추적한 결과, 백신 재료로 스크래피에 걸렸던 뇌 조직/유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공교롭게도 스크래피의 전달실험을 성공리에 미리 한 셈이 되었다.
당시의 백신 제조공법은 formalin(포르말린)에 3시간 처리로 바이러스를 완전히 불활화한 후 사용하였으나, 스크래피 뇌 조직 유제는 포르말린에도, 끓는 물에 30분 이상 두어도, 자외선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뿐더러 항체 생성도 되지 않아, 당시의 의학, 미생물학 상식을 벗어났던 스크래피는 이후 BSE/ 속칭 mad cow disease로 연결된다.
필자소개
일본 도쿄대학 교수대우 초빙연구원
일본 문부과학성(현 문부과학성)해외석학
대한 수의학회 회장
경상대학교 명예교수(수의학)
한국 과학창의재단 홍보대사